시흥 새가나안교회(담임 윤미화 목사)는 지난 12월 14일 오후, 전 성도를 대상으로 중독 예방을 주제로 한 전문 강의를 진행했다. 주일 오후 2시 예배 시간에 열린 이번 특강은 단순한 계몽 차원을 넘어, 중독을 둘러싼 뇌과학적 원리와 정신건강, 사회 구조적 문제까지 폭넓게 조망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날 강의는 김지연 한국가족보건협회 대표가 맡아 진행했다. 김 대표는 ‘중독의 개념’에 대한 설명을 출발점으로 삼아, 중독과 뇌의 작동 방식, 우울증과의 밀접한 상관성, 음란물과 마약 문제의 현실, 그리고 예방과 회복을 위한 방향성까지 단계적으로 풀어냈다.
강의 초반 김 대표는 중독(addiction)과 단순한 일시적 취함이나 사용 상태를 의미하는 중독 상태(intoxication)를 구분했다. 그는 중독을 단순한 습관이나 의지력 부족으로 이해하는 시각의 한계를 짚으며, 중독은 ‘자기 통제권을 상실한 상태’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반복적인 특정 행동이나 물질 사용으로 인해 스스로 멈추고 조절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는 것이 중독의 핵심이라는 설명이었다.
이어 뇌과학적 관점에서 중독이 형성되는 과정을 설명했다. 김 대표는 뇌의 보상회로, 이른바 리워드 패스웨이(reward pathway)를 중심으로 도파민 시스템이 중독 행동을 어떻게 강화시키는지를 상세히 다뤘다. 음란물, 게임, 도박, SNS, 마약과 같은 자극은 모두 도파민 분비를 과도하게 유도하며, 이 과정이 반복될수록 뇌 구조와 기능 자체에 실제적인 변화를 일으킨다는 점을 강조했다.
강의에서는 특히 중독과 우울증이 서로를 강화하는 악순환 구조가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김 대표는 우울한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중독적 행동을 선택하지만, 그 결과가 오히려 우울을 심화시키는 부정적 피드백 고리로 작동한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게임, 음란물, 알코올, 니코틴, 마약 중독이 모두 우울 증상을 악화시키는 공통 경로를 가진다는 연구 결과도 함께 제시됐다.
음란물 중독과 관련해서는 청소년들의 성인물 이용 실태 조사 자료와 국내외 연구 결과, 실제 강력 범죄 사례 등이 언급됐다. 김 대표는 음란물에 반복적으로 노출될 경우 전전두엽 기능 저하로 인한 충동 조절 능력 약화, 왜곡된 성 인식 형성, 성폭력 위험 증가로 이어질 수 있음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이는 단순한 도덕적 문제를 넘어 뇌 발달과 사회 안전에 직결된 사안이라는 점이 강조됐다.
또한 뇌가소성(neuroplasticity)에 대한 설명을 통해 회복 가능성도 함께 제시됐다. 김 대표는 뇌가 환경과 경험에 따라 변화할 수 있는 만큼, 적절한 개입과 교육을 통해 중독에서 벗어나고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하며, 조기 예방 교육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마약 중독 영역에서는 펜타닐, 필로폰, 대마 성분인 THC 등 주요 마약류가 인체와 뇌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했다. 특히 해외 사례를 통해 마약 합법화 이후 사용 확산과 사회적 피해가 증가하는 구조적 문제를 짚으며, 단속과 처벌 중심의 접근만으로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가장 효과적인 대응책으로 예방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강의 말미에는 중독적인 삶과 중독적이지 않은 삶의 요소를 대비시키며, 신앙 생활을 비롯해 운동, 독서, 놀이, 감사 훈련, 건강한 관계 맺기와 같은 비중독적 활동을 어릴 때부터 충분히 경험하게 하는 것이 중독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메시지로 강의를 마무리했다.
새가나안교회 관계자는 이번 특강에 대해 중독 문제가 특정 개인이나 가정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다음 세대를 위협하는 구조적 문제라는 인식이 공유되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교회가 중독 예방 교육의 중요한 거점이 돼야 한다는 공감대 역시 자연스럽게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강의는 신앙적 관점과 과학적 근거를 함께 제시한 중독 예방 교육으로 평가받았다.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현실적이면서도 설득력이 있었다는 반응이 이어졌으며, 중독 문제를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