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메니아 남부 시우닉(Syunik) 지역의 산악 마을 스바란츠(Svarants)에 난민 정착촌이 조성되어, 고향에서 강제 추방된 아르메니아인 여러 가족이 새로운 주택과 토지를 제공받았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투펜키안 재단(Tufenkian Foundation)과 협력 기관들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시범 난민 마을 완공을 기념해 리본 커팅식을 열고 20채 중 첫 10채의 주택을 공식 전달했다. 이 지역은 타테브(Tatev) 자치구 내 이란·아제르바이잔 접경부에 위치해 있다.
이 주택들은 2023년 아제르바이잔의 나고르노-카라바흐(아르차흐) 점령으로 추방된 난민들이 기존에 해오던 농업·축산업을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맞춤형으로 설계됐다. 각 가구는 주택과 함께 10,000제곱피트 규모의 토지와 가축 보관용 헛간을 제공받는다.
2023년 9월 아제르바이잔의 침공과 수개월간의 봉쇄 이후, 약 12만 명의 아르차흐 아르메니아인들이 난민이 되었지만, 전체적으로 적절한 사회 통합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아르차흐 정부 측은 아르메니아의 주거 지원 프로그램이 난민 공동체의 문화적 연대와 정체성 유지를 우선하지 않는다고 비판해왔다.
투펜키안 재단은 ‘스바란츠로 오라(Come to Svarants)’ 프로젝트를 통해 아르차흐 공동체를 한 지역에 집단 정착시키는 방식으로 문제 해결을 시도하고 있다. 이번 입주자들은 모두 아르차흐의 마르타케르트(Martakert) 지역 출신이다.
투펜키안 재단 이사 안트라니크 카스바리안은 “단지 집을 짓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주민 자립과 지역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며 “이곳이 난민 공동체의 새로운 거점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인구 약 250명의 스바란츠는 일자리 부족으로 수도 예레반으로 인구가 유출되며 쇠퇴를 겪고 있다. 사무엘 랄라얀 시장은 “이번 정착 사업과 향후 기반 시설 확충이 마을에 ‘부흥점’이 될 것”이라며 유치원과 어린이 놀이터 조성 계획도 공개했다.
지역 내 다수는 축산업에 종사하고 있어, 수백 헥타르의 방목지가 활용될 수 있다. 난민 가족들은 농기구, 가축, 종자 지원을 통해 빠르게 자립을 목표로 한다. 또한, 유엔 지원으로 태양열 난방 시스템 구축도 추진되고 있다.
난민들은 여전히 안정적인 고용 문제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한 아르차흐 출신 주민은 “일자리가 부족한 것이 걱정이지만, 우리는 떠나지 않겠다”며 “이곳에서 다시 시작할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카스바리안 재단 이사는 “고용 문제 논의를 구체화해 해결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으며, 랄라얀 시장은 “지역 활성화가 일자리와 인구 유입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