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카두나주서 가톨릭 사제 납치… 기독교 공동체 또다시 공격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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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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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세력의 연이은 납치·살해로 기독교인 불안 고조…국제 종교자유 논쟁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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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나이지리아 카두나주에서 가톨릭 사제가 무장 괴한에게 납치되고 또 다른 교회 지도자의 형제가 공격 과정에서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1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국제사회는 나아지리아 지역 기독교 공동체를 겨냥한 폭력이 이어지면서 이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가톨릭 구호단체 ‘에이드 투 더 처치 인 니드(Aid to the Church in Need·ACN)’는 보보 파스칼 신부가 카가르코 지방정부 지역 내 성 스티븐 교구 사제로 사택에서 무장 괴한의 습격을 받고 여러 주민들과 함께 납치됐다고 밝혔다. ACN은 성명에서 “앤서니 예로 신부의 형제가 공격 과정에서 숨졌다”며 교회가 즉각적인 기도와 안전한 석방을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카두나대교구의 크리스천 오케우 에마누엘 사무총장도 현지 언론 ‘피플스 가제트’를 통해 사건 발생 사실을 확인했다. 나이지리아 북부 지역은 오랜 기간 극단주의 무장단체의 활동과 무장 유목민들의 공격이 이어지며 치안 불안이 심각한 상태다. 특히 중부 벨트 지역의 기독교 농촌 마을들을 중심으로 수천 명이 반복적으로 희생돼 왔다.

CP는 나이지리아에서 최근 몇 년간 몸값을 노린 납치가 급증하며 교회 지도자와 신학교, 기독교 학교가 주요 표적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나이지리아 전역에서 대규모 납치가 정기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이와 별개로, 북서부 케비주에서도 학교가 무장 집단의 공격을 받아 최소 25명의 여학생이 실종되고 부교장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현지 경찰은 “합동 수색팀이 탈출 경로와 인근 숲을 중심으로 수색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AP통신에 전했다.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 오픈도어즈(Open Doors)는 2025년 조사에서 나이지리아에서만 최소 2,830명의 기독교인이 납치됐다고 보고했다. 조직의 연구부서인 월드 와치 리서치(World Watch Research)는 “북부와 중북부 기독교 공동체를 경제적으로 파탄 내기 위한 계획적 행위”라는 현지 교회 지도자들의 증언을 전하며, 가족과 교회가 납치된 목회자를 구하기 위해 땅과 자산을 팔아야 하는 ‘세대 간 빈곤’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 교회 지도자는 “납치는 북부에서 서구식 교육을 무너뜨리고, 기독교 마을 전체를 붕괴시키는 효과를 낸다. 이는 보코하람의 목표와도 일치한다”고 말했다.

오픈도어즈는 최근 몇 년간 세계에서 기독교인이 신앙 때문에 살해되는 사례의 대부분이 나이지리아에서 발생한다고 보고해 왔다. 2025년 조사 기간에도 3,1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집계했다.

한편, 미국에서는 나이지리아의 종교 자유 침해를 다시 국제적 제재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논의가 재점화됐다. 지난 10월 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이지리아를 ‘특별우려국(Country of Particular Concern·CPC)’으로 재지정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며, 공화당 릴리 무어 하원의원 등은 나이지리아의 기독교 박해를 규탄하는 결의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해당 결의안은 “너무 오랫동안 세계는 무고한 기독교인들의 고통을 외면해왔다”며 “지금 이 고통을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나이지리아 정부는 수년간 이어진 폭력이 종교적 동기에 의한 것이 아니라 오랜 농경·유목 갈등의 연장선이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비판 여론은 정부가 극단주의와 폭력을 막고 시민을 보호하는 데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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