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회 학원선교 140주년…“다음세대 교육을 진리 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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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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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선교 140주년 기념 학원선교 컨퍼런스’ 열려
단체사진 촬영에 임하는 모습. ©노형구 기자

기독교대한감리회(감독회장 김정석 목사, 이하 기감)가 17일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에서 ‘선교 140주년 기념 학원선교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날 컨퍼런스는 감리교 선교사 아펜젤러의 배제학당 설립으로 시작된 감리교 학원선교 140주년을 기념하고 학령인구 감소·포스트모더니즘 등 각종 위기 속에서 기독교교육의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기념예배에서 ‘선을 위하여 지음 받은자’(에베소서 2장 10절)라는 제목으로 설교한 김정석 감독회장은 “기독교교육은 하나님나라의 통치함을 받는 신자가 하나님나라를 전파하는 사명을 감당하도록 교육하는 사명이 있다. 그러나 현시대는 절대선이 상실된 채 허무주의·물질주의·권력주의·성취주의·평가주의로 물든 카오스”라고 했다.

이어 “기독교교육이 어려움에 봉착한 이때 성경은 분명히 ‘선을 위해 창조된 구원받은 신자는 이 땅에 선한 영향력을 미칠 의무가 있다’고 선언한다”며 “이를 위해 우리 기독교교육은 학교 현장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기초로 다음세대를 가르쳐야 한다. 그곳에서 거룩으로 무장된 선한 기독교인이 나올 수 있다”고 했다.

김정석 감독회장 ©노형구 기자

이어진 격려사에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현재 사학법 개정안은 기독교교육의 자율성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 사학의 부정부패를 근절하고자 시행된 해당 개정안은 획일적 규제로 인해 청렴 경영을 기조로 운영됐던 일반 기독교사학까지 피해를 미치고 있다. 이에 정부에 적극 시정을 요구하고 있고 응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2부 순서로 마련된 학원선교 컨퍼런스에서 이덕주 명예교수(감리교신학대학교)와 김학철 교수(연세대)가 강의했다. 첫째 발제자로 이덕주 박사는 “고종황제는 1883년 민영익 등을 필두로 견미사절단을 파견했다. 이들은 미국 열차에서 가우처 감리교 목사를 우연히 마주했고 가우처의 조선 선교 열망과 민영익의 부국강병 의지가 맞물려 1884년 고종의 요청으로 아펜젤러·언더우드 선교사 등 서구 선교사 입국에 따라 학교와 병원 선교가 시작됐다”고 했다.

이어 “감리교 선교사 아펜젤러는 배재학당 설립을 통해 ‘크고자 하는 자는 남을 섬겨야 한다’는 예수의 리더십을 함양하려 했다. 이후 기독교학교의 부흥에 위기를 느낀 조선총독부는 105인 사건(1911)을 통해 기독교교육 민족운동가들을 탄압하기 시작했다”며 “기독사학들은 3.1운동을 통해 민족저항의식을 고취했고, 광성보통학교(1940) 등 감리교 계통의 학교들은 민족운동가들을 길러냈다”고 했다.

이덕주 교수.©노형구 기자

그러면서 “1900년대 사립학교가 최대 5천여 개까지 늘어나면서 이를 규제하고자 1908년 조선총독부가 시행한 ‘사립학교령’으로 1910년 7월까지 인가된 학교는 2,250개로 줄었다”며 “이로 인해 민족교육을 실시하던 사립학교는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조선총독부는 1915년 3월 ‘사립학교규칙’ 개정을 통해 사립학교에서의 종교교육과 종교의식 행함을 전면 금지했다. 이어진 제2차 조선교육령(1922년), 제3차·제4차 조선교육령(1938년)을 통해 식민지 조선인을 전시동원체제에 적합한 ‘황국신민’으로 교육하고자 했고, 조선인이 스스로 일본인으로 느끼게끔 일본 제국의 이데올로기를 주입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했다.

그는 “기독교 학원 선교 역사에 도전과 위기가 없었던 적은 존재하지 않았다. 일제강점기의 어두운 시절, 아펜젤러가 배제학당을 통해 함양하려 했던 섬김의 리더십은 작금의 위기에 처한 기독교교육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고 했다.

이어 기감 계통의 기독교학교인 강화덕신고등학교 소개시간이 있었다. 교목실장 김세환 목사는 “1969년 이독신 장로에 의해 기독교정신을 바탕으로 설립된 덕신고는 기감 계통의 종립학교로 정관을 명확히 했다”며 “현재 30여 명의 교직원과 230여 명의 학생들이 함께하는 강화덕신고등학교는 지역 목회자로 구성된 덕신학원선교회를 통해 연 4회 학급미션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덕신학원선교회 소속 지역 목회자가 담임선생님처럼 학급을 맡으며 지도하는 학급미션은 본교뿐만 아니라 강화지역 37개 초·중·고를 위해 기도하는 모임으로 확장됐다”며 “현재 덕신고의 학원선교는 ▲강화학부모기도연합회 창립을 통해 학교마다 학부모기도회 세우기 ▲학교별 학생 기도모임 지원 ▲학교마다 기독교사모임 진행을 지원하는 형태로 진행 중이다”라고 했다.

특히 “덕신고는 예비 목회자 양성 과정을 운영하며 목회자로서 갖춰야 할 성경적 인품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며 “성경적 인품 함양이 한국 교인들이 목회자에게 바라는 ‘첫째 요소’라는 최근 통계를 미뤄볼 때, 이것이 한국교회를 살리는 길”이라고 했다.

김학철 교수.©노형구 기자

이어 김학철 교수는 “학원선교는 말씀의 씨를 뿌리는 작업으로 학생들 마음이 돌밭이든 가시밭이든 계속해서 뿌려야 열매를 맺는다”며 “그러나 학원선교는 위기를 맞고 있다. 이제 기독교학교들은 교육부 방침에 따라 기독교교육이 아닌 종교교육을 이행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런 상황을 부정하기보다 비신자들이 기독교에 친밀감을 가지도록 돕는 기독교 문해력 교육을 해야 한다. 즉 직접적인 교리 교육보다 기독교의 인류사 공헌, 일반 인문학에 녹아든 기독교 개념 등을 교육해 일반 비신자들이 기독교 세계관을 간접적으로나마 가지도록 도와야 한다”고 했다.

비전선포식 모습. ©노형구 기자

이어서 김정석 감독회장이 기감 계통의 종립학교 이사장들에게 감사패를 전달하는 순서가 이어졌다. 또한 조보현 배재학당 이사장, 정창용 이화학원 이사장, 김성복 서울연회 감독, 조종철 중등교목회장, 김종필 중앙연회 감독 이사야 대학교목회장, 노남희 배화여고 교장, 박인호 충청연회 감독이 비전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우리는 시대의 도전 앞에서도 기독교학교의 정체성을 굳게 지켜왔다. 우리는 신앙과 사랑으로 다음세대를 책임 있게 세워가겠다”며 “140년 전 복음과 교육을 함께 심은 믿음의 선교사들을 기억하며 하나님을 경외함이 지식의 근본임을 믿고, 세상의 흐름이 아닌 진리의 말씀 위에 교육의 길을 바로 세우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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