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에서 최근 가톨릭 성당과 교회 운영 학교를 대상으로 한 잇단 폭발 사건이 발생하면서 현지 기독교인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가톨릭뉴스통신(CNA)에 따르면, 다카 경찰은 최근 발생한 성 메리 대성당(St. Mary’s Cathedral)과 성 요셉 학교(St. Joseph School) 폭발 사건과 관련해 28세 용의자를 체포했다.
첫 번째 폭발은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10시 30분경 다카의 성 메리 대성당 인근에서 발생했다. CNA에 따르면 사제 폭탄이 성당 부근에서 터졌으며, 현장 수색 과정에서 추가 폭발물이 발견됐으나 작동하지 않았다고 한다.
다음날에는 모하마드푸르(Mohammadpur)에 위치한 성 요셉 고등학교·대학교(Saint Joseph’s Higher Secondary School and College) 구내에서 또 다른 사제 폭탄이 터졌다. 해당 지역은 여러 수도자 공동체 거주지와 방글라데시 주교회의(CBCB) 본부가 있는 곳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두 사건 모두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가톨릭 헤럴드’는 폭발 다음 날 아침 6시 30분 성 메리 대성당 미사에 약 500명이 참석했다고 전했다.
CBCB 홍보국장 불불 레베이로(Bulbul Rebeiro) 신부는 “한 달 사이에 교회에 또다시 폭발물이 던져진 사건이 발생해 우리의 공동체가 큰 불안에 휩싸였다”고 말했다.
그는 “범행 동기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정부에 신속한 수사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레베이로 신부는 11월 8일 기자회견에서 정부에 기독교인들의 종교 활동 안전을 보장할 것을 촉구하며 “우리는 소수이고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최근의 사건들은 우리를 두렵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체포된 28세 용의자가 이번 사건 외 다른 폭력 사건에도 연관됐는지 조사 중이다. CNA는 용의자가 여당 아와미리그의 학생조직 ‘방글라데시 찌아트라 리그(BCL)’ 소속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BCL은 과거 폭력 사태 연루로 반테러법에 의해 금지된 단체다.
오픈도어(Open Doors)에 따르면, 방글라데시는 기독교인 박해 국가 순위(World Watch List) 24위로, 2024년 8월 대규모 시위 과정에서 혼란을 틈탄 급진 세력이 기독교인을 표적으로 삼는 공격이 잇따랐다. 특히 기독교로 개종한 이들은 폭행·고문, 여성의 경우 성폭력·강제결혼 등 다양한 위험에 노출돼 있다.
다카 경찰은 수도 내 교회와 종교 시설의 보안을 강화하는 한편, 신속대응부대(RAB)와 협력해 추가 용의자를 찾기 위한 전면 수색에 나섰다.
이번 사건은 지난달 8일, 방글라데시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인 성모호 Rosario 성당(Holy Rosary Catholic Church)에서 폭탄이 성당 정문에 투척돼 폭발한 사건 이후 한 달 만에 발생한 것이다. 현재까지 어떤 단체도 책임을 주장하고 있지 않으며, 방글라데시 기독교협회는 일련의 공격이 조직적 범행일 가능성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