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부 시안(Xi’an)시의 미등록 기독교 가정교회 지도자 3명이 최근 공산당 당국에 의해 사기 혐의로 체포·구금되면서 중국 내 종교 자유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최근 시안시 공안국 제1지국에 의해 체포된 이들은 풍성교회(Church of Abundance)의 리옌 쉬량(Lian Xuliang) 목사, 리옌 창니앤(Lian Changnian) 목사, 푸 주안(Fu Juan) 교인으로 확인됐다고 감시단체 ‘차이나에이드(ChinaAid)’가 전했다.
이번 체포는 이들 세 명이 2022년 8월 17일 유사한 사기 혐의로 구속된 지 약 3년 만에 다시 반복된 조치다. 세 사람은 약 2년 8개월간 구금된 뒤, 올해 4월 보석으로 풀려났었다.
이후 사건은 지난 7월 9일 재판에 회부됐으나, 아직까지 판결이 내려지지 않은 상태였다.
풍성교회는 성명을 통해 “재판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당국이 세 사람을 다시 구금했다”며 “이는 충격적인 일”이라고 비판했다.
71세의 리옌 창니앤 목사는 구금 전 건강 악화로 병원 치료를 받아오던 중 다시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풍성교회(일명 펑셩교회, Fengsheng Church)는 약 30년 전 설립된 미등록 교회로, 2022년 8월 시안 민정부에 의해 “불법 사회단체”로 지정돼 공식적으로 해산 명령을 받았다.
이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2021년 12월 발표한 ‘종교 단체에 대한 국가 통제 강화 지침’ 이후 본격화된 비등록 교회 단속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는 2022년 체포 당시 “이번 사건은 중국 전역의 미등록 교회들을 겨냥한 대대적 단속 캠페인의 일부”라고 밝히며, 중국 당국이 이들에게 “국가 안보 위협” 혐의까지 적용했다고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리옌 목사는 당시 6개월간의 주거 감시 기간 동안 고문을 당했으며, 2023년 3월 사기 혐의로 정식 기소돼 구치소로 이송됐다.
차이나에이드는 중국 당국이 교회 헌금이나 십일조 같은 일반적인 신앙 행위를 ‘사기’로 몰아가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에서도 검찰은 친 원(Qin Wen)이라는 인물을 피해자로 지목했으나, 그녀는 이후 언론을 통해 “피해를 입은 적이 없으며 강요에 의해 증언했다”고 밝혀 논란이 확산됐다. 친 원은 이후 피고인들의 결백을 밝히기 위해 변호인을 선임했다.
2022년 당시 현지 당국은 풍성교회를 “불법 모금 단체이자 이단(cult)”으로 규정했으며, 교인들이 경찰에게 폭행당했다는 증언도 제기됐다.
리옌 목사의 아내는 차이나에이드에 “남편이 체포될 때 맞아 눈이 충혈되고 눈가에 피가 말라붙은 상태였다”며 “팔과 손이 부어오르고 멍이 들어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최근 중국 전역에서 이어지는 지하교회 지도자 체포의 흐름과 맞물려 있다.
최근 미국 풀러신학교(Fuller Theological Seminary) 출신이자 자녀들이 미국 시민권자인 진 밍리(Jin Mingri) 목사가 광시성 베이하이시 자택에서 체포됐으며, 비슷한 시기에 30여 명의 시온교회(Zion Church) 지도자와 교인들이 여러 도시에서 구금되거나 실종됐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미국 국무장관 마르코 루비오(Marco Rubio)는 성명을 통해 강력히 비판했다.
그는 “이번 탄압은 공산당이 당의 간섭을 거부하고 미등록 교회에서 자유롭게 예배드리는 그리스도인들을 얼마나 적대적으로 대하는지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