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파셔 대학살, 남수단 난민 위기 악화시켜… 국제사회 긴급 대응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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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기자
mklee@cdaily.co.kr
수단 기독교인(본 사진은 기사와 무관) ©오픈도어

수단 다르푸르 지역의 엘파셔(El Fasher)에서 발생한 대학살로 인해 남수단 난민 위기가 한층 심화되고 있다고 국제 구호단체 크리스천에이드(Christian Aid)가 밝혔다.

위성사진과 현지 보도에 따르면 수단의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이 10월 27일(이하 현지시간) 수단군으로부터 엘파셔를 장악한 뒤, 현지 병원에서 약 460명을 총격으로 살해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천 명이 목숨을 구하기 위해 마을을 탈출하며 이미 수백만 명이 넘은 난민 행렬에 합류했다.

크리스천에이드 남수단 지부장 제임스 와니(James Wani)는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와의 인터뷰에서 “충돌 이후 이미 100만 명이 넘는 난민과 귀환민이 남수단으로 유입됐다”며 “엘파셔 함락 이후 사흘 만에 국경 지역 난민 유입이 급증했다”고 말했다.

그는 “북부 바르엘가잘 지역은 가장 가까운 입국 지점으로, 앞으로 더 많은 피난민이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곳에서 들려오는 참혹한 이야기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2023년 시작된 수단 내전으로 1,100만 명 이상이 집을 잃었으며, 이 중 약 860만 명은 국내 실향민, 300만 명은 인접국으로 피신한 난민으로 추정된다. 유엔은 현재 수단을 “세계 최대 규모의 인도적 위기 지역”으로 규정했다.

와니 지부장은 “렌크(Renk)의 크리스천에이드 임시 수용소는 원래 4,000명을 수용할 수 있지만 현재 12,000명이 머물고 있다”며 “식량, 위생, 보호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어린 소녀들과 여성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이어 “남수단과 수단의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전 세계가 연대해야 한다”며 “기도와 더불어 식량, 주거, 물, 교통 지원 등 가능한 모든 도움을 요청한다”고 호소했다.

크리스천에이드는 현지 파트너 단체 ‘휴머니티 연합(Coalition for Humanity)’과 협력해 현금 지원과 성폭력 예방 캠페인을 펼치고 있으며, 여성과 아동 등 취약계층 보호에 주력하고 있다.

한편 유엔 인권최고대표 폴커 튀르크(Volker Türk)는 이번 학살을 “끔찍한 인권 유린”이라고 규정하며 RSF에 민간인 보호와 인도주의적 지원 통로 확보를 즉각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