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푸틴과의 회담은 시간 낭비”… 2일 내 우크라이나 전쟁 해법 발표 예고

백악관, 회담 추진 일시 보류… 러시아는 기존 입장 고수하며 평화협상 난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이 “시간 낭비가 될 수 있다”며, 2일 안에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새로운 구상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각) 이 같은 내용을 전하며,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와의 대화 재개에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나는 헛된 만남을 원하지 않는다. 시간 낭비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도 전쟁이 끝나길 원하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역시 그렇다”며 “전쟁이 종식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발언은 백악관이 트럼프-푸틴 정상회담 추진을 당분간 보류하겠다고 밝힌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헝가리 방문 당시 “푸틴과 곧 만날 것”이라고 언급했으나, 최근 국무부와 백악관의 입장은 보다 신중하게 선회했다.

한편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20일 통화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돈바스 지역 전체 통제권 이양’이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이 통화 이후 “푸틴과의 회담이 긍정적인 결과를 낳을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21일 기자회견에서 “미국 측이 러시아의 입장이 거의 변하지 않았다고 판단했으며, 우리는 여전히 초기의 요구 범위 안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단순한 휴전이 아닌 ‘포괄적 평화협정’을 원한다고 주장했지만, 서방 국가들은 이를 진정성 없는 제스처로 보고 전쟁 장기화 의도를 숨기지 않는 행보로 해석했다.

미국의 한 고위 당국자는 “라브로프의 발언은 러시아가 합의 의사가 없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시킨 것”이라며 “푸틴은 최근 트럼프와의 통화에서 입장 차이를 좁힐 사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언급했지만, 실제 진전은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말레이시아에서 이달 말 열리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루비오 장관과 라브로프 장관은 별도의 회담 일정을 잡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미·러 외교 접촉이 당분간 중단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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