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영광이 이스라엘에서 떠났다”(사무엘상 4장 22절) — 이 비극적인 선언은 세대를 넘어 울려 퍼지는 예언적 경고로 들린다. 하나님의 임재를 상징하는 언약궤가 블레셋 사람들에게 빼앗긴 사건은 단순한 군사적 패배가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이 영적으로 타락했음을 보여주는 표지였다. 그때 태어난 아이의 이름 ‘이가봇’(Ichabod)은 곧 “하나님의 영광이 떠났다”는 신적 심판의 상징이었다.
미국의 조셉 마테라(Dr. Joseph Mattera) 박사는 최근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게재한 칼럼에서 “성경은 왜 하나님의 영광이 떠나는가에 대한 명확한 답을 제시하고 있으며, 이는 오늘날 교회가 귀 기울여야 할 경고”라고 지적했다. 그는 “하나님의 백성이 선택받았다고 해서 영광이 자동으로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영적 타락과 무관심은 결국 하나님의 임재를 잃게 만든다”고 경고했다.
마테라 박사는 국제적으로 유명한 작가이자 컨설턴트, 신학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미국 사도 지도자 연합(The U.S. Coalition of Apostolic Leaders), 그리스도 언약 연합(Christ Covenant Coalition) 등 여러 단체를 이끌고 있다.
마테라 박사는 구약과 신약의 본문을 인용하며, 하나님의 영광이 떠나는 10가지 이유를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1. 지도자의 도덕적 타락
사무엘상 2~3장에서 엘리의 아들 홉니와 비느하스는 제사장의 직분을 맡고 있으면서도 성적으로 부패하고 제물을 도둑질했다. 그러나 엘리는 이를 단호히 꾸짖지 않았다. 마테라 박사는 “거룩함을 본으로 보여야 할 지도자들이 죄를 방치하면 성령을 근심하게 하며, 영광은 떠난다”고 말했다.
2. 세속 문화에 동화될 때
예레미야 7장에서 이스라엘은 성전에서는 예배하면서도 삶에서는 우상숭배와 불의를 행했다. 하나님은 “내가 너희를 내 앞에서 쫓아내리라”고 경고하셨다. 마테라 박사는 “교회가 세상을 변화시키지 못하고 오히려 세상에 적응할 때, 거룩의 힘을 잃고 영광이 떠난다”고 강조했다.
3. 성경적 질서보다 인맥과 혈연을 우선할 때
엘리가 아들들의 죄를 감싸며 하나님의 법보다 가족을 우선한 것은 ‘영적 연줄주의’의 전형이었다. 마테라 박사는 “교회가 성경보다 인간관계를 우선하면 하나님의 권위를 잃는다”고 경고했다.
4. 지도자들의 숨은 우상숭배
예레미야 8장에서 하나님은 “그들이 가증한 일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고 탄식하셨다. 그는 “겉으로는 평화를 외치지만 속으로는 죄를 숨기는 이중적 지도자가 있을 때, 하나님의 영광은 머물 수 없다”고 말했다.
5. 죄에 대한 슬픔을 잃을 때
에스겔 9장에서 하나님은 백성의 죄악을 슬퍼하지 않는 자들을 심판하셨다. 마테라 박사는 “죄가 문제라기보다 죄에 무감각해지는 것이 더 큰 비극”이라고 말했다.
6. 하나님의 임재를 환영하지 않을 때
누가복음 19장에서 예수께서는 예루살렘이 ‘방문하신 때를 알지 못했다’며 눈물 흘리셨다. 마테라 박사는 “오늘날 교회도 예배 프로그램과 행정에 집중하느라 정작 하나님을 놓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7. 첫사랑을 잃을 때
요한계시록 2장에서 에베소 교회는 교리적으로는 바르지만 ‘첫사랑’을 잃었다. 마테라 박사는 “예수님께서 등불을 옮기신다는 경고는 곧 하나님의 임재가 떠남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8. 거짓 교리를 용납할 때
요한계시록 2장에 등장하는 버가모 교회는 발람의 가르침과 니골라당의 사상을 용납했다. 그는 “진리가 왜곡될 때 영광은 머물지 않는다”며 “이단과 혼합주의는 성령의 임재를 차단한다”고 경고했다.
9. 거짓 예언자를 허용할 때
요한계시록 2장의 두아디라 교회는 거짓 선지자 이세벨을 용납했다. 마테라 박사는 “교회가 인격보다 카리스마를 중시하고, 검증되지 않은 예언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할 때 성령은 근심한다”고 말했다.
10. 미지근한 신앙 상태에 빠질 때
라오디게아 교회는 ‘차지도 뜨겁지도 않은’ 상태였다. 하나님은 “내가 너를 내 입에서 뱉어버리리라”고 말씀하셨다. 마테라 박사는 “편안함과 타협에 안주하는 신앙은 결국 영광을 잃는다”고 덧붙였다.
마테라 박사는 결론에서 “영광은 자동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죄와 타협, 무관심이 지속될 때 하나님은 그분의 임재를 거두신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동시에 “회개와 겸손한 마음으로 돌아올 때 하나님은 다시 영광을 회복시키신다”고 강조했다.
그는 “요엘서 2장처럼 금식과 통회로 주께 돌아오면, 하나님은 잃어버린 영광을 회복시키신다”며 “‘이가봇’이 우리의 마지막 단어가 되지 않도록, 다시 하나님의 임재를 사모하는 세대가 되자”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