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는 중국의 최대 규모 지하교회 네트워크 중 하나를 이끌어온 베이징 시온교회(Zion Church)의 지도자 진 에즈라(Ezra Jin) 목사가 최근 당국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14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번 구금은 중국 전역에서 비등록 교회(하우스처치)를 단속하려는 것의 일환으로, 종교 자유 단체들은 이를 ‘전례 없는 수준의 박해’라고 규정했다.
미국 폭스뉴스디지털(Fox News Digital)에 따르면 진 목사의 딸 그레이스 진(Grace Jin)은 지난 10일 중국 공안이 부친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날 이후 베이징을 포함해 상하이, 황다오, 자싱 등 주요 도시에서 자이온교회 소속 목회자와 교회 직원 약 30명이 구금되거나 행방이 묘연한 상태”라고 전했다.
AP통신은 확인되지 않은 보고를 인용해, 이번 체포가 최소 5개 성(省)의 교회 지도자들에게까지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그레이스 진은 “한 명씩 차례로 구금됐다. 집 밖에 경찰이 서 있다가 문을 두드리고 데려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CT는 중국 당국은 구금된 이들을 ‘불법 종교 자료 온라인 배포’ 혐의로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가족들은 아직까지 공식 문서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레이스 진은 폭스뉴스에 “시온 교회는 한때 매주 1,500명 이상이 예배하던 교회였으나, 2018년 정부 등록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폐쇄됐다”며 “이후 교회는 정부의 감시를 받으면서도 온라인 예배와 소규모 기도 모임을 통해 신앙 활동을 이어왔다”고 전했다.
CT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시온 교회가 중국 내 몇 안 되는 온라인 예배 공동체로 자리 잡으며 전국 각지의 신자들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진 목사는 온라인 예배 기술과 자료를 다른 목회자들과 공유하며 신앙 공동체의 연대를 강화해왔다.
2018년 이후 진 목사는 출국이 금지돼 미국 시민권자인 자녀들과 재회하지 못하고 있다. 가족에 따르면 그는 6년 넘게 자녀들을 만나지 못했다. 이번 압수수색 과정에서 재정 관련 서류가 함께 압수됐으며, 그레이스 진은 당국이 다른 기독교 지도자들처럼 부친에게 ‘사기 혐의’를 씌울 가능성을 우려했다.
미국에 본부를 둔 중국 기독교 인권단체 ‘차이나에이드(China Aid)’는 이번 체포를 “독립 교회에 대한 전례 없는 압박”이라고 규정했다. 차이나에이드 설립자 밥 푸(Bob Fu) 박사는 폭스뉴스에 “시진핑은 하나님의 교회와 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그 싸움에서 결코 승리할 수 없을 것”이라며 “중국 내 종교 자유 탄압은 지난 40년 중 최악의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믿음은 죄가 아니다. 예배는 죄가 아니다. 기도는 죄가 아니다”라며 “중국의 도시 교회 지도자들과 신자들의 용기는 역사의 증언으로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CT는 진 목사의 가족은 미국 국무부에 그의 ‘즉각적이고 조건 없는 석방’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밥 푸 박사 또한 미국 정부가 이번 교회 탄압을 공개적으로 규탄할 것을 촉구했다.
미국 국무장관 마르코 루비오(Marco Rubio)는 공식 성명을 내고 “중국 공산당이 비등록 하우스처치 지도자들을 구금한 것은 종교 자유에 대한 명백한 적대 행위”라며 “중국 정부는 즉시 구금된 지도자들을 석방하고, 모든 신앙인이 보복의 두려움 없이 예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공산당은 신앙의 자유를 거부하고, 당의 통제를 따르지 않는 기독교인들을 체계적으로 억압하고 있다”며 “이번 사건은 중국 내 종교 박해의 현실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