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킹스포인트에 위치한 미국 해양사관학교(USMMA)에 예수 그리스도를 묘사한 그림이 다시 걸리면서 트럼프 행정부와 세속주의 단체 간에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미 교통부는 29일(이하 현지시간), 약 80년 동안 윌리 홀(Wiley Hall)에 걸려 있던 'Christ on the Water' 작품이 지난해 홍수 위험을 이유로 지하 창고로 옮겨졌다가 이번에 원래 자리로 복원됐다고 발표했다.
이날 열린 공개 행사에서 션 더피(Sean Duffy) 교통부 장관은 “역사적인 그림을 지하에 묻어둔 것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이 아카데미와 나라를 세운 믿음과 봉사의 유산을 모욕한 행위였다”며 “예수 그림을 제자리로 돌려놓음으로써 기독교 신앙은 자랑할 가치가 있는 덕목이지 검열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토니 세라올로(Tony Ceraolo) 상선사관학교 직무대행 총장도 “이 그림은 폭풍우 속에서 선원들을 인도하는 예수를 묘사하며, 우리 아카데미의 문화적·역사적 유산을 기리는 상징”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 작품은 역사, 기억, 희망을 담고 있으며, 전시 경험을 가진 생도들의 이야기가 우리 공동체의 기억 속에 남도록 한다”고 강조했다.
더피 장관은 지난 4월 열린 연례 ‘배틀 스탠다드 디너(Battle Standard Dinner)’에서 작품 복원을 처음 요구한 바 있으며, 이번 행사로 공식 복원이 마무리됐다.
이번 결정은 지난해까지 학교를 이끌었던 조애나 누넌(부제독) 전 총장 재임 당시, 군종 자유 재단(Military Religious Freedom Foundation, MRFF)의 항의로 그림이 지하로 내려간 데서 비롯됐다.
MRFF 대표 미키 와인스타인(Mikey Weinstein)은 이번 복원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며, 더피 장관을 “기독교 민족주의자”라고 규탄했다. 그는 성명을 통해 “예수 그림을 원래 자리로 되돌린 행위는 불법적이고 비윤리적이며, 기독교 우월주의의 전시”라며 “상선사관학교를 기독교 민족주의자들의 영토로 낙인찍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와인스타인은 이번 사안이 연방 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