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콩고민주공화국 분쟁 지역에서 선교 항공기 조종사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고립된 지역 주민들에게 구호품과 희망을 전하고 있다고 2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CDI는 무장 단체들이 도로를 장악해 육로가 끊긴 상황에서 이들의 비행은 생명줄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캐나다 출신 도미닉 빌르뇌브 조종사는 선교 항공단체 MAF(Mission Aviation Fellowship) 소속으로 활동하며, 무장 세력 위협이 도사리는 동부 지역 상공을 날아 의료품과 식량을 전달하고 있다. 그는 “위험이 뒤따르지만 하나님께서 주신 소명이라 확신하기에 계속 비행을 이어간다”고 말했다.
콩고민주공화국은 수십 년간 이어진 내전으로 세계 최악의 인도적 위기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유엔은 2,700만 명 이상이 인도적 지원을 필요로 한다고 밝히며,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도로는 무너지고 정부 서비스는 사실상 붕괴된 상태다.
이 같은 현실 속에서 MAF는 현지 26명의 인력으로 35개 이상 활주로를 오가며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원주민 마을에 의약품을 공급하고, 굶주린 주민들에게 식량을 전달하며, 부족 간 평화 협상을 위한 인사들을 태우고 이동시킨다. 빌르뇌브 조종사는 “MAF의 비행 덕분에 서로 접근할 수 없었던 부족들이 중립지대에서 협상을 진행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조종사들이 직면한 어려움은 적지 않다. 총격 위협뿐 아니라 연료 부족, 열악한 활주로 환경, 장기간 정전 등도 큰 장애물이다. 빌르뇌브는 “기초 식량이나 연료조차 시장에서 구하기 힘들고 가격이 급등한다”며 어려움을 전했다.
MAF는 지난해 전 세계 12개국에서 1만6,477회의 비행을 수행하며 고립된 지역 사회를 지원했다. 단체 측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과 함께 고립된 이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고 밝혔다.
국제 평화의 날을 맞아 빌르뇌브 조종사는 “평화란 총성이 멈춘 상태만을 뜻하지 않는다. 하나님의 임재 속에서 누리는 영적인 평화가 진정한 의미”라며, 분쟁 지역에 사는 주민들이 여전히 인간적인 존엄과 사랑을 필요로 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CDI는 MAF 조종사들은 총탄과 위험을 뚫고 하늘길을 열며, 잊힌 이웃들에게 물질적 지원뿐 아니라 ‘당신은 잊히지 않았다’는 메시지를 함께 전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