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자살 증가 속 위클래스 미설치 학교 여전히 5곳 중 1곳

마음건강 안전망 미비… 초등학교·특수학교 설치율 취약
 ©기독일보 디자인팀

지난해 200명이 넘는 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지만, 전국 초·중·고교와 특수학교 가운데 5곳 중 1곳은 여전히 위(Wee)클래스가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학생 정서 지원을 위한 안전망이 충분히 마련되지 못하면서 교육 현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8일 교육부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1만2113개 학교 중 2813개교(23.2%)는 위클래스가 설치되지 않은 상태였다. 위클래스는 학업과 교우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조기에 발견해 상담을 지원하는 교내 상담실로, 학교 현장의 ‘1차 안전망’ 역할을 한다.

전국 위클래스 설치율은 76.8%에 그쳤다. 특히 경북은 설치율이 59.7%에 불과했고, 충남(61.3%), 경남(65.0%), 전남(65.1%), 충북(67.4%), 강원(71.1%), 서울(73.8%) 등도 전국 평균을 밑돌았다. 2020년에 비해 11.1%포인트 상승했지만, 학생들의 마음건강 악화 속도를 따라잡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발표한 ‘2025 국가 자살 예방 전략’에 따르면 지난해 자살한 학생 수는 221명으로, 2019년(140명)보다 57.9% 늘었다. 올해 상반기에도 102명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같은 기간 학생들의 행복 경험률은 2020년 63.7%에서 2023년 57.8%로 감소했고, 외로움 경험률은 14.1%에서 18.1%로 증가했다.

학교급별 격차도 두드러졌다. 지난해 초등학교의 위클래스 설치율은 65.0%에 그쳐 중학교(88.6%)와 고등학교(95.5%)보다 현저히 낮았다. 특수학교와 각종학교의 설치율은 36.8%에 불과했다. 2020년부터 올해 6월까지 자살한 초등학생은 55명으로 집계돼, 특히 취약 계층 학생들을 위한 상담망 보강 필요성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된다.

현행 초중등교육법과 학교폭력예방법 등은 학교에 상담실과 전문상담교사를 두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 현장 배치율은 낮은 수준이다. 서울시교육청은 내년부터 향후 5년간 매년 50명 이상의 전문상담교사를 충원해 상담 안전망을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서울에서도 초등학교 215곳, 중학교 14곳, 고등학교 63곳은 전문상담교사가 배치되지 않은 상태다.

교육부는 지난해 8월 ‘학생 맞춤형 마음건강 통합지원 방안’을 발표하며 위클래스 설치 확대와 전문상담교사 의무 배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정부는 국정과제인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공교육 강화’의 일환으로 사회정서교육을 확대하고, 예방부터 상담·치료까지 아우르는 통합 지원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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