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신 자문위, 손현보 목사 구속 규탄… “교회 비판 차단 시도”

교단/단체
교단
최승연 기자
press@cdaily.co.kr
전직 총회장·부총회장으로 구성된 기구
제75회 고신총회가 23일부터 26일까지 천안 고려신학대학원에서 개최된다. ©최승연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총회 자문위원회(위원장 천환 목사)가 24일 고려신학대학원 카타콤베 영성원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세계로교회 손현보 목사 구속을 강력히 규탄했다. 자문위원회는 고신총회 전임 총회장과 부총회장으로 구성된 기구다.

자문위원회는 이번 구속을 “현 정권을 비판해 온 목회자를 억압하고 나아가 한국 교회 전체를 위축시키려는 의도적 정치적 탄압이자 한국 기독교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현 정권의 반성경적 정책과 행보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으며, 손 목사 구속은 이러한 흐름을 비판하는 교회의 목소리를 차단하려는 또 다른 시도”라고 밝혔다.

성명은 손 목사가 오랜 기간 목회해 온 과정에서 보여준 신실한 사역에도 불구하고 ‘도주 우려’라는 이유로 구속된 것은 한국교회 전체에 대한 모욕이라고 지적했다. 또 손 목사가 받고 있는 혐의와 관련한 발언들은 이미 영상으로 남아 있어 법리적 검토만으로 충분했음에도 불구하고, 무리한 구속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자문위원회는 “이번 조치는 대통령과 정권 주요 인사들의 반성경적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해 온 손현보 목사를 정치적 희생양으로 삼은 것”이라며 “이는 법과 정의의 이름을 빌린 정치적 보복이자 신앙과 양심의 자유를 억압하려는 시도”라고 강조했다.

또 성명은 성평등 및 동성애 옹호 정책, 낙태 합법화, 가정 제도 개정 등을 ‘반성경적 흐름’으로 지목하며, 이번 사태를 교회의 비판을 막으려는 의도로 해석했다. 아울러 고신총회가 일제 강점기 신사참배를 거부했던 역사적 전통을 상기시키며 “순교적 각오로 불의한 권력에 맞서 싸울 것”을 다짐했다.

자문위원회는 “교회가 권력에 굴복하면 순교적 신앙을 배신하는 것”이라며 한국교회 전체에 회개와 기도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성명은 교회가 빛과 소금의 사명을 다하지 못한 점을 자복하고, 영적 각성을 통해 하나님께서 민족과 교회를 붙들어 주실 것을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 자문위원회는 ▲손현보 목사 구속을 정치적 탄압으로 규정하고 즉각적인 석방 촉구 ▲현 정권의 교회 억압 및 반성경적 정책 중단 요구 ▲이번 구속이 한국 기독교 전체를 위협하는 중대한 도전임을 선포 ▲고신의 역사와 순교 신앙을 따라 권력에 굴복하지 않고 하나님의 말씀에 서서 싸울 것 ▲한국교회 전체와 함께 회개와 기도로 민족적 위기 앞에 나아갈 것을 천명했다.

자문위원회는 마지막으로 “우리는 나라와 교회를 지키는 영적 전쟁의 최전선에 서겠다”고 선언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총회 자문위원회

<손현보 목사 구속에 대한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총회 자문위원회의 입장>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총회 자문위원회는 최근 본 교단의 목회자인 세계로교회 손현보 목사 구속 사태를 접하며 깊은 우려와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이번 사태는 단순히 한 교회의 담임목사 한 사람을 향한 사법적 조치가 아니라, 현 정권이 자신을 비판해 온 목회자를 억압하고 나아가 한국 교회 전체를 위축시키려는 의도적 정치적 탄압이자 한국 기독교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수십 년 동안 한 교회에서 신실하게 목회하며 설교해 온 목회자를 ‘도주 우려’라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구속한 것은, 한국교회와 목회자들 모두에 대한 심각한 모욕이다. 더욱이 손 목사가 받고 있는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관련 언행들이 모두 공개된 영상으로 남아 있기에, 그에 대해서만 법리적 검토를 하면 될 일이다.

그런데도 손현보 목사를 무리하게 구속한 것은, 그가 현 대통령과 정권 주요 인사들의 반성경적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교회와 사회의 올바른 방향을 외쳐왔기 때문인 것이다. 이 정권은 그를 눈엣가시처럼 여겨 정치적 희생양으로 삼은 것이다. 우리는 이 구속이 법과 정의의 이름을 빌린 진행된 정치적 보복이자 신앙과 양심의 자유를 억압하려는 시도임을 분명히 규정한다.

우리는 현 정권이 하나님의 말씀을 거스러 반성경적 정책과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현실을 심각하게 바라본다. 성적 정체 진리를 거스르는 성평등, 동성애 옹호 정책, 생명을 경시하는 낙태 합법화 시도, 가정을 붕괴시키는 법제도 개정은 이 사회의 윤리와 도덕을 철저히 파괴하고 있다. 이번 손 목사 구속은 바로 이러한 반성경적 흐름을 비판하는 교회의 목소리를 차단하려는 또 다른 시도이다.

고신총회는 일제의 신사참배 강요에 끝까지 저항했던 교단이다. 믿음을 지키기 위해 순교한 선배들의 고결한 신앙의 전통을 이어받은 우리는, 오늘의 사건을 결코 침묵으로 방관할 수 없다. 교회가 권력의 압박에 굴복하는 순간, 우리는 선배들의 신앙을 배신하는 길로 들어서게 된다. 고신의 후손들은 순교적 각오로 불의한 권력에 맞서 싸우며, 오직 하나님의 말씀에만 순종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먼저 우리는 하나님 앞에 무릎 꿇고 회개해야 한다. 교회가 세상의 빛과 소금의 사명을 다하지 못하고, 권력과 세상의 유혹에 안주하며, 영적 각성을 소홀히 한 죄를 자복해야 한다. 총회와 교단이 회개하고 바로 설 때, 하나님께서 이 민족과 교회를 붙들어 주실 것을 믿는다.

이에 고신총회 자문위원회는 다음과 같이 천명한다.

▷우리는 손현보 목사 구속을 정치적 탄압으로 규정하며, 즉각적인 석방을 강력히 촉구한다.

▷우리는 현 정권이 교회를 향한 억압과 반성경적 정책을 중단하고, 종교의 자유와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할 것을 엄중히 요구한다.

▷우리는 손현보 목사에 대한 구속이 개교회 한 목회자를 넘어, 한국 기독교 전체를 위협하는 심각한 도전임을 선포한다.

▷우리는 고신의 역사와 순교적 신앙을 이어받아 불의한 권력에 결코 타협하지 않고, 오직 하나님의 말씀에 굳게 서서 싸울 것을 다짐한다.

▷우리는 한국교회 전체와 함께 민족적 위기 앞에 회개와 기도로 나아가며, 나라와 교회를 지키는 영적 전쟁의 앞장설 것을 선언한다.

2025년 9월 24일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총회 자문위원회

#고신총회 #예장고신 #기독일보 #기독일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