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제르바이잔 당국이 숨가이트(Sumgait) 지역의 한 개신교 교회의 등록을 거부하고 있다고 국제 종교자유 감시단체 포럼18(Forum 18)이 전했다.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에 따르면, 수도 바쿠 북쪽에 위치한 ‘평화교회(Peace Church)’는 지난 4월 국가 종교문제위원회(State Committee for Work with Religious Organizations)에 등록 신청을 제출했으나, 당국은 지금까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교회는 법적 공백 상태에 놓였다.
교회 지도자인 샤힌 목사는 포럼18에 “약 50명의 교인들이 함께 서류를 준비해 법적 절차를 충실히 따랐고, 지체 없이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7월 7일 당국은 샤힌 목사를 지역 사무소로 불러 등록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종교 공동체로 모일 수 없다고 경고했다.
포럼18에 따르면, 교인 수가 70~80명이라는 답변에 관계자들이 분노하며 ‘비밀 모임’을 열었다고 비난했으나, 샤힌 목사는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우리 모임은 항상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진행됐다”며 “당국이 카라바흐 전쟁 참전 훈장을 착용하고 공식 행사에 참석하라고 요청한 적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당국은 교회가 제출한 서류에 아무런 하자가 없다고 인정하면서도, 등록이 완료될 때까지 모든 예배와 종교 활동을 금지한다고 통보했다. 한 관계자는 “만약 경고를 무시하고 예배를 열면 처벌하겠다”고 위협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럼18은 “당국이 교회 등록 신청서를 접수하거나 거부하지 않고 무기한 방치함으로써 교회들이 법적 대응을 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아제르바이잔 내 최소 다섯 개의 개신교 교회가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으며, 일부는 2년 이상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인권 변호사 무라드 알리예프가 전했다.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2020년 이후 비이슬람 종교 단체의 등록을 거의 승인하지 않았다. 현재까지 유일하게 등록된 사례는 2024년 7월 공식 인정된 예수그리스도후기성도교회(몰몬교) 바쿠 공동체다.
이 같은 상황은 오랜 기간 이어진 탄압의 연장선에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북부 알리아바드의 침례교회는 25년간 등록을 시도했으나, 경찰의 잦은 급습과 목회자 투옥을 겪었다. 2009년에는 하미드 샤바노프 목사가 조작된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고, 그 직전에도 자우르 발라에프 목사가 허위 혐의로 1년간 수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