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큐메니칼, 성경의 중심 주제를 인정하지 않는 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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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큐메니칼 성경이해의 주된 특징(3)
안승오 영남신대 선교신학 교수

전통적인 성경 이해에서는 성경에 중심주제가 있다고 보았다. 그 중심주제는 다름 아닌 예수 그리스도였고 이 예수께서 이루신 구속사역였다. 이에 대하여 김균진은 “.... 정경의 첫째 기준은 정경의 중심적 내용을 형성하는 예수 그리스도를 증언하는 데에 있다(루터).”라고 말한다. 존 스토트도 로잔언약 해설서에서 성경의 보편성에 대하여 “한편으로 성경의 메시지는 모든 장소 모든 시대의 모든 사람들에게 정확히 동일하다. 그것의 연관성은 특정 세대나 특정 문화에 제한되지 않는다. 반면, 그것은 모든 인류에게 선언되었다. 그리스도와 성경 안에서의 하나님의 계시는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한다. 즉 모든 사람에게 공동으로 적용되는 중심 주제가 있다는 관점이 일반적인 전통적 성경관이었다.

에큐메니칼 진영 역시 초기에는 성경의 중심 주제를 인정하였다. 1949년의 워드햄 보고서는 "성경 전체의 중심과 목적은 예수 그리스도라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라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 또 “성경의 중심된 관심은 곧 죄인을 구속하신 하나님의 하나의 권위 있는 요구가 인간 위에 놓여 있고, 인간은 그의 삶과 사역의 전체를 통해서 신앙과 순종으로 그것에 응답하도록 부름 받는다는 사실에 있다.”고 분명히 말한다. 그러나 1963년 몬트리올 이후 성경에 중심 주제가 있다는 관점은 다음과 같이 거부되고 있다.

몬트리올 이래로 성경 전체의 해석을 위한 열쇠를 제공하는 성경의 중심주제가 존재하는지의 문제가 논의되었었다. 루뱅 보고서는 바로 그러한 하나의 중심이 존재하지 않으며, 반대로 서로 다른 일련의 진술들과 서로 다른 성서적 저작들은 각각 서로 다른 결정적 중심들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주장하고 있다. 좀 더 전문적인 용어로 말해, ‘경전 안의 경전(Canon within the canon) 혹은 ’중심 내용‘(Sachmitte)이라는 개념은 거부되었고, 수많은 상관적 중심들(Beziehungsmitten)이라는 개념이 개진되었다.

1967년 브리스톨 보고서에도 말하기를 “학자들은 서로 다른 저작들의 서로 다른 ‘삶의 배경’과 그에 상응하는 구원에 대한 서로 다른 해석을 연구한다. 그 결과로 교회들이 가까운 미래에 하나의 성서적 메시지에 대한 공통된 이해의 토대를 발견하게 되리라는 희망은 사라져 가고 있었다.”라고 말한다. 이러한 점에 대하여 최덕성은 “[세계교회협의회에서] 진리는 고정되어 있지 않으며, 절대적이지 않고, 보편적이지도 않다고 보는 사고유형이 성경관을 통제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어 에큐메니칼 성경관을 다음과 같이 분석한다.

루뱅문서는 성경 전체의 중심 주제의 존재를 부정한다. 경전 안의 경전(Canon within the Canon), 중심 내용(Sachmitte)이라는 발상을 거부한다. 워드햄문서(1949)가 말하는 ‘성경을 해석하는 열쇠’의 존재와 실체를 부정한다. 성경을 구속사적으로 해석해야 한다든지, 성경을 해석하는 열쇠는 예수 그리스도라는 등의 발상을 거부한다. 다양한 전통과 형태를 가진 교회들의 서로 다른 신학 진술들은 서로 다른 성경 해석을 가능하게 하는 각각의 결정적인 중심들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 좀 더 자세한 내용과 각주 등은 아래의 책에 나와 있다.

현대선교신학

 

안승오 교수(영남신대)

성결대학교를 졸업하고 장로회신학대학원(M.Div)에서 수학한 후, 미국 풀러신학대학원에서 선교학으로 신학석사(Th.M) 학위와 철학박사(Ph.D) 학위를 받았다. 총회 파송으로 필리핀에서 선교 사역을 했으며, 풀러신학대학원 객원교수, Journal of Asian Mission 편집위원, 한국로잔 연구교수회장, 영남신학대학교 대학원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선교와 신학』 및 『복음과 선교』 편집위원, 지구촌선교연구원 원장, 영남신학대학교 선교신학 교수 등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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