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디애나 흑인 성공회 교회, 역사적 기념 표지석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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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기자
mklee@cdaily.co.kr
미국 인디애나주 게리에 있는 세인트 오거스틴 성공회 교회에 2025년 세워진 역사적 표지판. ©Paula DeBois

미국 인디애나주 게리(Gary)에 위치한 흑인 성공회 교회가 창립 100주년을 앞두고 역사적 기념 표지석을 세우는 영예를 안았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1927년 지역 흑인 공동체를 위한 성공회 선교지로 설립된 세인트 오거스틴 성공회(St. Augustine’s Episcopal Church)는 최근 인디애나주 역사국(Indiana Historical Bureau)의 승인을 받아 표지석을 설치했다.

파울라 드보이스 교회 역사 담당자는 “우리 교회가 역사국의 표지석 프로그램 후보군에 포함됐고, 충분한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선정됐다”며 “주 내에서 첫 번째로 이러한 지정 표지를 받은 성공회 교회”라고 밝혔다.

드보이스는 이어 “비록 작은 교회이지만, 다양한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찾아오고 있다”며 “지역 사회와 건축, 예술, 인권 문제에 있어 등불 역할을 해왔고, 지난 10년간은 보존 운동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세인트 오거스틴 성공회의 시작은 게리 지역이 인종 분리 시기였던 1920년대에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흑인 신자들은 모교회 예배에 참여할 수 없었고, 이에 용기 있는 신자들이 약 8블록 떨어진 곳에 독자적 교회를 세웠다.

인디애나 역사국 보도자료에 따르면, 교회는 1930~40년대에 지역 교구가 파견한 베네딕토회 수도사들의 지원을 받으며 성장했다. 특히 1950년대 월리스 웰스(Rev. Wallace Wells) 목사 시절 크게 부흥했고, 마켓 파크(Marquette Park) 해변의 인종 차별 철폐 운동 등 시민권 운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1959년에는 저명한 건축가 에드워드 다트(Edward Dart)가 설계한 현재의 건물이 완공됐으며, 1961년에는 교구로부터 정식 교구(parish) 지위를 부여받았다.

현지 보존운동가 티렐 앤더슨은 성명을 통해 “세인트 오거스틴 교회의 표지석은 공동체가 함께 만들어낸 신앙과 헌신의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세인트 오거스틴 성공회는 교세 감소로 인해 6개 교회가 사제를 공유하는 ‘칼루멧 성공회 사역 연합’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다. 드보이스는 “우리 교회도 다른 성공회 교회와 마찬가지로 점차 축소되고 노령화되고 있다”며 “역사가 다시 쓰여지고 있는 이때, 교회를 세운 용기 있고 진취적인 신자들의 이야기를 꼭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