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가입자 대상 신종 소액결제 범죄 확산

새벽 시간대 무단 결제 피해 199명 발생… 경찰, 유령기지국 의혹 조사
구재형 KT 네크워크기술본부장이 11일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 웨스트 사옥에서 열린 소액결제 피해 관련 기자 브리핑에서 보안조치 강화에 대한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KT 이용자들을 노린 신종 소액결제 범죄가 확산되고 있다. 본인도 모르게 휴대전화에서 결제가 이뤄지는 피해 사례가 잇따르고 있으며,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199명, 피해액은 약 1억 2600만 원에 달한다.

경기남부경찰청은 15일 기준으로 광명에서 118명(약 7750만 원), 서울 금천에서 62명(약 3760만 원), 부천에서 7명(약 580만 원), 과천에서 9명(약 410만 원), 인천에서 3명(약 160만 원) 등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피해 규모가 계속 확대되는 만큼 추가 접수 건들을 종합해 수사 방향을 검토할 방침이다.

해당 사건은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초 사이 새벽 시간대에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피해자들은 모바일 상품권 구매나 교통카드 충전 등 수십만 원이 결제된 사실을 뒤늦게 확인했으며, 일부는 ‘소액결제가 완료됐다’는 문자를 받고 피해를 인지했다.

경찰은 피해자들의 휴대전화를 확보해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공통점은 피해자들이 KT 이용자라는 점과 범행이 대부분 새벽에 발생했다는 점뿐이다. 개통 대리점이 동일하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피해자는 카카오톡 로그아웃이나 앱 자동 실행 등 이상 현상을 겪었다고 진술했으나, 모든 사례에서 동일하게 나타나지는 않았다.

수사 과정에서 기존에 없던 범행 수법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특히 불법 초소형 기지국(펨토셀)을 활용한 이른바 ‘유령기지국’이 범행에 이용됐다는 의혹이 부상했다. 범인이 이동 중 펨토셀을 작동시켜 주변 네트워크를 가로챘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정부도 긴급 점검에 착수했다.

펨토셀은 반경 약 10m 내에서 통신을 제공하는 소규모 기지국으로, 주로 가정이나 소규모 사무실에서 데이터 분산이나 음영지역 해소 목적으로 활용된다. KT는 지난 2013년 세계 최초로 광대역 LTE 홈 펨토셀을 개발해 상용화에 나선 바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그동안 전례가 없는 새로운 방식의 범죄로 추정된다”며 “다각적인 수사와 분석을 통해 피해 확산을 차단하고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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