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파키스탄 펀자브주에서 가톨릭 신자들이 성모 탄생 대축일 순례에 나섰다가 무슬림 청년들의 총격을 받아 1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8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지난 7일 라호르의 삼나바드 지역에 거주하던 아프잘 마시와 그의 사촌 해리스 타릭 마시는 친척, 여성, 아동 등 12~13명과 함께 승합차를 타고 셰이크푸라 지구 마리암아바드의 성지로 향하고 있었다. 그와 동행했던 동승자에 따르면 새벽 1시 30분경 셰이크푸라 고속도로에서 이들의 차량은 두 대의 오토바이를 탄 무슬림 청년 3명에게 가로막혔다고 밝혔다. 청년들은 여성 승객들에게 희롱성 발언을 하며 차량을 위협했고, 이에 앞좌석에 앉아 있던 아프잘이 제지하자 그를 끌어내 폭행했다.
순례자들이 간신히 상황을 벗어나 길을 재개했으나, 주유소에 정차했을 때 같은 청년들이 무장한 채 나타났다. 이들은 칼라시니코프 소총을 겨누고 총격을 가했으며, 아프잘은 목에 총상을 입고 현장에서 사망했다. 사촌 해리스는 팔에 총상을 입고 중태에 빠졌다.
경찰은 범인으로 파루카바드 출신 무함마드 와카스를 특정해 사건을 접수했으나, 사건 발생 이후 아직 체포에 이르지 못했다. 피해자 아프잘은 생전 릭샤 기사로 일하며 부인과 네 아들을 부양해 왔다. 아프잘의 아들 빌랄은 "부모님 모두 힘들게 일해 우리 가족을 먹여 살렸다"고 전했다.
기독교인 변호사 카시프 네맛은 이번 사건이 명백히 종교적 박해에 해당한다고 규정하며 경찰의 미온적 대응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공공연히 자동화기로 범행이 이뤄졌음에도 반테러법이 적용되지 않았다"며 "이런 태도가 다수 집단의 폭력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네맛 변호사가 이끄는 구드 사마리탄 사회개발재활단체는 피해 가족을 돕기 위해 법적 지원을 약속했다. 그는 "정부와 경찰이 정의를 실현하지 않는다면 약자에 대한 폭력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기독교 공동체의 연대를 촉구했다.
한편, 파키스탄은 전체 인구의 96% 이상이 무슬림이며, 오픈도어즈가 발표한 2025년 세계 기독교 박해 순위에서 기독교인이 살기 어려운 국가 8위에 올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