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포스트 이시바’ 경쟁 가열… 차기 총리 후보군 윤곽 드러나

다카이치 사나에·고이즈미 신지로 선두 주자 부상… 야스쿠니 참배 논란 속 한일 관계 긴장 우려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23일(현지 시간)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한일 공동언론발표를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퇴진을 공식화하면서 자민당 차기 총재 자리를 둘러싼 경쟁이 본격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차기 권력을 노리는 후보들이 움직임을 본격화하며 극우 성향의 인물부터 정치 명문가 출신까지 다양한 후보군이 형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아사히신문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모테기 도시미쓰 전 자민당 간사장은 총재 선거 출마 의사를 굳혔다. 그는 이번 주 기자회견을 열고 당 재건과 야당 협력, 경제 정책 구상을 발표할 예정이다.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상 역시 “세대와 세력을 아우르는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며 출마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현지 언론이 가장 주목하는 인물은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상과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이다.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은 지난해 총재 선거 1차 투표에서 선두를 차지했으나 결선에서 패배했다. 그는 아베 신조 전 총리를 지지했던 의원들의 기반을 바탕으로 이번 선거에 다시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당선된다면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가 탄생하게 된다.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차남으로, 높은 인지도와 대중적 지지를 확보하고 있다. 최근 JNN 여론조사에서 차기 총리 적합도 조사에서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과 공동 1위에 올랐다. 그는 농림수산상 취임 직후 쌀값 폭등 대응을 위해 비축미 방출 확대를 주도하며 국민적 주목을 받았다.

다만 두 후보 모두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로 논란이 예상된다.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지난 8월 15일 패전일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고,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도 총리에 오른 뒤에도 참배를 이어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행보는 향후 한일 관계 경색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외에도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이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으며 일부 구 기시다파의 지지를 받고 있다.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하려면 소속 의원 20명의 추천이 필요하다. 정식 선거에서는 국회의원 295표와 당원·당우 295표를 합산해 총 590표로 승부가 갈리며, 간이 선거일 경우 436표로 치러진다.

아직 선거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이시바 총리의 퇴진 선언으로 자민당 내부 권력 구도가 요동치며 ‘포스트 이시바’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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