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독교인 상당수가 죄에 관한 기본 교리를 거부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한 복음주의 연구자는 이를 “교회가 죄를 가르치지 않은 데서 비롯된 치명적 타격”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애리조나 크리스천대학교 문화연구센터는 지난 5월 미국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한 ‘2025 미국 세계관 조사’ 여덟 번째 보고서를 4일 공개했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4%가 “죄는 존재하며 실제적이다”라는 진술에 동의했다. 신학적으로 거듭난 그리스도인(99%)이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으며, 개신교 교회 출석자(97%), 자칭 그리스도인(95%), 가톨릭 교회 출석자(94%)가 뒤를 이었다. 심지어 비그리스도인으로 분류된 응답자 중에서도 61%가 죄의 존재를 인정했다.
그러나 “나는 죄인이다”라는 개인적 고백에는 응답률이 크게 낮아졌다. 거듭난 그리스도인의 74%가 자신을 죄인으로 인정했으나, 개신교인은 66%, 자칭 그리스도인은 60%, 가톨릭은 50%에 그쳤다. 비그리스도인 가운데서는 36%만이 자신을 죄인이라 답했다.
“모든 사람이 죄를 지었다”는 진술에도 비슷한 경향이 나타났다. 거듭난 그리스도인의 85%가 동의했지만, 개신교인은 73%, 자칭 그리스도인은 66%, 가톨릭은 57%로 조사됐다. 비그리스도인 응답자 중에서는 23%만이 이 진술에 동의했다.
조사를 이끈 조지 바나(George Barna) 문화연구센터 연구이사는 이러한 결과가 미국 교회 내 죄에 대한 교육 부족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역 교회의 사명은 하나님의 방식을 가르치는 것”이라며 “그러나 2019년 퓨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미국 전역에서 설교 중 ‘죄’를 언급한 비율은 고작 3%에 불과했다. 이는 교회 세계에 치명적인 타격”이라고 말했다.
바나는 이어 “교사가 중요한 정보를 가르치지 않으면 학생이 무지할 수밖에 없다”며 “대다수 교회가 죄의 현실과 결과, 해결책을 가르치지 않는 것은 비극”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죄를 “다른 사람의 문제로 돌리거나 시대에 뒤떨어진 개념이라 치부하는 것은 해로운 전략”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그는 “부모와 목회자, 종교적 지도자들은 죄의 현실과 그 결과를 포함한 기본적인 성경 진리를 신자들에게 지속적으로 가르쳐야 할 책임이 있다”며 “죄의 개인적 의미를 회피하게 하는 것은 미국 사회의 도덕적·영적 쇠퇴를 가속화한다”고 강조했다.
흥미로운 점은, 죄의 존재를 믿는다고 답한 응답자들조차 “죄는 실재하지만 사람은 본질적으로 선하다”는 주장에 대체로 동의했다는 것이다. 죄의 존재를 인정한 이들 가운데 70%가 이 진술을 받아들였으며, 가톨릭 신자가 82%로 가장 높았다. 자칭 그리스도인은 72%, 거듭난 그리스도인 70%, 개신교인 66%, 비그리스도인 65%로 나타났다.
바나는 이에 대해 “사람은 본질적으로 선하다”는 진술은 수많은 이들이 죄의 문제를 외면하기 위해 사용하는 문화적으로 편안한 변명”이라며 “이는 하나님께 불순종하는 삶이 영원한 결과를 초래하는 치명적 영적 질병임을 은폐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