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사건과 빈 무덤은 같이 간다
예수 부활사건과 빈무덤의 사실은 함께 간다. 저자는 예수의 부활과 관련한 빈무덤의 역사적 진실을 다음같이 언급하고자 한다.
첫째, 예수가 부활하였기 때문에 그의 무덤은 비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복음서 저자들은 예수의 빈무덤에 관하여 한결같이 증언하고 있다. 무덤이 비어 있었다는 사실에 대한 증인은 제자들이 아닌 여인들이었다. 여인들에겐 증인의 자격을 부여하지 않았던 가부장 문화권에서 증인의 자격이 없던 여인들이 부활 증인으로서 핵심적 역할을 한다. 여인들이 빈무덤 사건의 증인으로 등장하는 것은 이것이 제자들이 꾸며낸 시나리오가 아니라 사실적으로 여인들이 부활사건에 대한 증인 됨을 있는 그대로 기록한 것이다. 예수의 빈무덤 사건은 예수가 역사에 나타난 다른 종교들의 교주들인 공자, 부처, 소크라테스, 무함마드와 다른 그의 존재의 특성이다.
둘째, 빈무덤이 사실이었기 때문에 제자들이 시신을 훔쳐갔다는 소문이 나온 것이다.
예수가 다시 살아났다는 사실을 은폐하려고 당시 유대교 지도자들은 현장의 병정들에게 뇌물을 주어 제자들이 자기 선생의 시신을 밤에 몰려 훔쳐갔다는 소문을 퍼트리게 하였다. 마태는 대제사장과 장로들이 공모한 사실을 다음같이 기록하고 있다: “여자들이 갈 때 경비병 중 몇이 성에 들어가 모든 된 일을 대제사장들에게 알리니, 그들이 장로들과 함께 모여 의논하고 군인들에게 돈을 많이 주며, 이르되 너희는 말하기를 그의 제자들이 밤에 와서 우리가 잘 때에 그를 도둑질하여 갔다 하라. 만일 이 말이 총독에게 들리면 우리가 권하여 너희로 근심하지 않게 하리라 하니, 군인들이 돈을 받고 가르친 대로 하였으니 이 말이 오늘날까지 유대인 가운데 두루 퍼지니라”(마 28:11-15). 로마 군인들은 돈을 받고 제자들이 시신을 도둑질 하여갔다는 소문을 퍼뜨렸다. 그리하여 오늘날까지 유대인 가운데 제자들이 예수의 시체를 밤에 도둑질하였다는 허위 사실이 유포되어 있다. 이러한 유대인들의 허위 사실 유포 조치는 예수 부활이 실제로 일어난 사건이 아니었더라면 있을 수 없는 것이다.
셋째, 부활 사건 자체가 역사적 진정성 질문에 있어서 당혹성의 기준을 충족시킨다.
부활 사건은 제자들에게는 전혀 예기치 않았던 일이 일어난 것이었다. 여인들이 빈무덤의 사건에 대하여 당혹을 금치 못하여 숙직(宿直)하던 자들과 같이 무서워하며 두려워하였다(마 28:4-5, 8). 마가는 여자들이 너무나 두려워서 입을 열지 못했다고 보도한다: “여자들이 몹시 놀라 떨며 나와 무덤에서 도망하고 무서워하여 아무에게 아무 말도 하지 못하더라”(막 16:8). 여인들이 제자들에게 달려가 빈 무덤에 관한 이야기를 전해주었을 때 제자들은 현대의 회의적인 불신자들과 같은 유사한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여인들이 히스테리 반응을 일으켰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예수께서 살아나셨다는 것과 마리아에게 보이셨다는 것을 듣고도 믿지 아니하니라”(막 16:11).
넷째, 빈무덤이 사실이기 때문에 초대교회가 생겨났다.
예수가 다시 사셨기 때문에 예수당시 십자가에 처형된 수치의 상징인 예수가 “그리스도요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신앙고백이 가능할 수 있었다. 그가 부활하지 않으셨다면 어느 누구도 당시 유대교에서 신성모독으로, 로마 총독에 의하여 십자가라는 수치스러운 극형에 처형된 수형(受刑)수를 그리스도라고 고백할 수 없는 것이다. 그가 부활하였기 때문에 처음에는 목숨이 두려워 도망간 제자들은 목숨을 걸고 십자가에 달린 예수를 그리스도라고 고백하게 된 것이다. 그리하여 예루살렘 교회가 생겨난 것이다.
다섯째, 빈무덤이 사실이 아니라면 예수 부활 케리그마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당시 유대교라는 제도 종교의 박해를 받던 예수 추종자들이 예수를 구주로 고백하는 초대교회를 세울 수 있었던 동력은 예수의 부활 사건과 더불어 그의 무덤이 비어 있었다는 객관적 사실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독일 신약학자 울리히 빌켄스(Ulrich Wilckens)는 무덤에 시신이 놓여 있는 한 당시의 예루살렘에서 부활 선포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제자들이 만일 환상을 보았다면 예수의 무덤이 비지 않았을 것이며, 제자들의 신앙고백은 당시에 이미 거짓된 체험으로 판명되었을 것이다. 빈무덤이 부활 자체를 증명할 수는 없지만 부활신앙을 위한 필수적인 전제조건이다. (계속)
김영한(기독교학술원장, 샬롬나비 대표, 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설립원장,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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