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고위급 관세 협상 재개… 상호관세 시한 임박에 긴장 고조

'2+2 협의' 돌연 취소 후 구윤철 부총리 단독 회담 추진… 미국의 압박 속 민감한 현안 줄줄이 대기
이재명 대통령이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뉴시스

8월 1일 상호관세 발효 시점을 앞두고 한미 간 고위급 무역 협상이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돌연 연기됐던 고위급 회담이 다음 주 재개될 예정인 가운데, 양국이 협상 마무리에 이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획재정부는 26일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다음 주 미국을 방문해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과 1대1 단독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일정은 현재 조율 중이다. 앞서 25일 열릴 예정이었던 '2+2(재무·통상) 협의'는 베센트 장관 측의 긴급 일정으로 돌연 취소됐으며, 구 부총리는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을 앞두고 발걸음을 돌리는 전례 없는 상황을 겪었다.

미국 재무부는 "장관의 일정 충돌로 인해 회담은 재조정 중이며, 조속히 한국 측 인사와 만나길 기대한다"고 밝혔으나, 베센트 장관은 해당 날짜에 외부 일정을 전혀 소화하지 않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스코틀랜드 순방에도 동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오는 28\~29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허리펑 중국 부총리와 미·중 고위급 협상을 앞두고 있으며,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 덕분에 황금시대를 열고 있다"고 자찬하기도 했다.

한편,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23일부터 미국에 머물며 추가 협상에 나섰다. 김 장관은 뉴욕으로 직접 이동해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을 만나 조선 협력 의지를 담은 대형 패널을 제시하며 협상에 임했지만, 견해 차는 쉽게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더그 버검 내무장관 겸 백악관 국가에너지위원장,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과도 만나 액화천연가스(LNG)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외교라인도 협상에 본격 투입된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다음 주 워싱턴 DC를 방문해 마크 루비오 국무장관과 회담할 예정이다. 앞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방미했으나, 루비오와의 회담은 성사되지 못한 바 있다.

이번 협상에서 미국 측은 농축산물 시장 추가 개방, 자국 빅테크 기업에 유리한 온라인 플랫폼 규제 완화 등 민감한 사안을 요구하고 있어, 한국 정부로서는 쉽지 않은 결정을 내려야 하는 국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과 생산적인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면서도 "무역 장벽을 낮추고 시장을 개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음 달 1일 안에 협상을 대부분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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