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성공회가 새 대주교(Primate)로 캔버라-굴번 교구의 마크 쇼트(Mark Short) 주교를 선출했다. 쇼트 주교는 11월 1일부터 공식 취임할 예정이며, 이는 1982년 이후 처음으로 복음주의 출신 주교가 호주 성공회 최고 지도자가 되는 사례다.
전직 언론인이자 복음주의 신자인 마크 쇼트 주교는 1996년 사제 서품을 받은 뒤 다양한 목회 및 행정 경력을 쌓아왔다. 그는 현재 애들레이드 대교구장인 제프리 스미스 대주교(Geoffrey Smith)의 후임으로, 스미스 대주교는 오는 10월 사임한다.
기독교 시민운동 단체인 캔버라 선언(Canberra Declaration)은 페이스북 성명을 통해 “1982년 이후 처음으로 복음주의자 마크 쇼트가 호주 성공회의 전국 지도자가 됐다”고 밝혔다.
시드니 대교구장으로 복음주의 성향의 간니슈카 라펠(Kanishka Raffel) 대주교도 7월 21일(이하 현지시간) 환영 성명을 내고, 쇼트 주교의 선출에 깊은 기대를 드러냈다.
그는 “나는 마크를 주님의 신실한 종으로 알고 있으며, 성경의 권위와 복음의 능력에 대해 확고한 확신을 가진 이”라며 “그가 이 새 역할에서 사랑과 용기, 신실함을 갖고 사명을 잘 감당하길 기도한다”고 전했다.
쇼트 주교는 시드니 모닝 헤럴드 기자로 재직한 경력을 갖고 있으며, 무어 신학교(Moore Theological College)에서 신학사를 마친 뒤, 영국 더럼대학교에서 ‘세대에서 세대로: 유월절과 집단기억’(From One Generation to Another: The Passover as Collective Memory)이라는 제목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뉴사우스웨일스주 여러 교구에서 부목사 및 책임사제로 사역했으며, 2007년부터는 성직자 발굴 및 사역 훈련을 총괄하는 소임을 맡아 2009~2011년에는 와가와가(Wagga Wagga) 지역 대교구장으로 20개 교구를 감독했다. 이후 Bush Church Aid Society의 전국 디렉터로 활동하며 전국 17개 교구 및 타 기독 단체와 협력 사역을 이어갔다.
2018년부터 캔버라-굴번 교구장으로 시무하고 있는 쇼트 주교는 지난해 9월 제48차 교구총회 연설에서 ‘불확실한 세상 속의 산 소망’(Living Hope in an Uncertain World)이라는 주제로 설교하며, 복음 전도의 중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그는 “호주 사회에서 교회의 가장 긍정적으로 평가받는 부분은 예배와 빈곤층 돌봄”이라면서 “반면 교회가 정치·사회적 이슈에 개입하거나 타인을 복음으로 설득하려 할 때 가장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복음을 말하지 않는 것은 우리의 이웃을 사랑하라는 그리스도의 부르심을 저버리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마크 쇼트 주교는 사회복지학 교수로 재직 중인 아내 모니카(Monica)와의 사이에 두 명의 성인 아들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