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 인권 전문가 “생물학적 성 개념 사라져… 여성 보호 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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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기자
mklee@cdaily.co.kr
림 알살렘 ‘여성과 소녀에 대한 폭력에 관한 유엔 특별보고관’. ⓒ유튜브 영상 캡처

유엔의 한 여성폭력 특별보고관이 국제정책과 담론에서 생물학적 성(sex)의 개념이 사라지고 있는 현상에 대해 강력한 경고를 보냈다. 그는 이로 인해 여성과 소녀들이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으며, 성별 기반 폭력에 대한 보호조차 약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에 따르면 림 알살렘(Reem Alsalem) 특별보고관은 지난 6월 제59차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여성과 소녀에 대한 폭력과 차별을 이해하고 대응하기 위해서는 생물학적 여성성을 법적으로 중심에 두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림 알살렘 특별보고관은 구두발언에서 “성(sex)의 물리적 현실을 노골적으로 무시한 결과는 참담하다”면서 “여성과 성(性) 특정 언어의 침식, 성·젠더·젠더 정체성의 혼동은 부정확한 통계를 낳고, 모성 및 여성에 대한 전반적 보호 약화를 초래했으며, 성소수자 여성이나 젠더 디스포리아를 겪는 소녀들도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알살렘 특별보고관은 특히 법률, 정책, 복지 서비스에서 ‘여성’과 ‘소녀’를 생물학적 성과 연관 짓는 명확한 정의가 사라지면서, 성폭력 및 차별 대응체계가 혼란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의할 수 없는 것을 보호할 수는 없다”며, 생물학적 여성성 때문에 여성과 소녀들이 경험하는 특수한 폭력 유형을 보고서에 수록했다고 밝혔다. 그 예로는 가정폭력으로 인한 자살, 생식 관련 강요, 집단학살의 수단으로 사용된 여성 살해(femicide), 디지털 기반 성착취 등이 포함됐다.

알살렘 특별보고관은 이 보고서를 준비하며 본인이 받은 격한 비난과 압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여성과 소녀라는 단어가 생물학적·법적 범주라는 사실을 보고서로 확인해야 하는 날이 올 줄은 몰랐다”며, 일부 영향력 있는 단체들이 해당 보고서에 대한 참여조차 막으려 했다고 밝혔다.

예비 보고서 발표 이후 그는 ‘퇴행적’, ‘인종차별주의자’, ‘식민주의자’, ‘트랜스혐오자’, ‘나치’라는 비난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과학자, 생물학자, 의사, 정치인, 내부 고발자, 여성 인권 옹호자들 모두가 생물학적 성의 현실을 주장했다는 이유로 위협을 받거나 낙인찍혔다”고 전했다.

알살렘 특별보고관은 이번 보고서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단순하다. 기본으로 돌아가 성(sex)의 의미와 중요성을 회복하는 것”이라며, “성, 젠더, 젠더 정체성이라는 용어들을 혼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여성과 소녀에 대한 명확성을 회복하고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정책의 모든 영역에서 성별로 분류된 데이터 수집을 요구한다 ▲젠더 기반 폭력 생존자를 위한 서비스가 성별에 특화되고 트라우마에 기반한 정보를 제공하도록 보장한다 ▲성별위화감이 있는 소녀들의 보살핌이 증거에 기반하고 장기적인 복지를 우선시하도록 보장함으로써 그들의 권리를 보호한다 등 일부 조치를 취할 것을 주정부에 촉구했다.

아울러 성폭력 사건에서 ‘동의’를 정의하기 위한 표준화된 국제 프레임워크를 촉구하고, 피해자가 실패할 위험이 있는 다양한 법적 해석을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국제법에 따라 여성과 아동의 권리를 옹호하기 위해 유엔에서 활동해 온 자유수호연맹 인터내셔널(ADF International, 이하 국제 ADF)을 포함한 일부 국제 인권 옹호자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국제 ADF의 조르지오 마졸리(Giorgio Mazzoli) 담당 이사는 “이 보고서는 젠더 이데올로기의 위험한 인권 영향, 특히 아동의 복지와 건강한 발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국제적 인식이 확고해짐에 따라 시의적절하고 긴급한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보고서는 객관적이고 불변의 생물학적 현실인 ‘성에 대한 법적 명확성’의 침식이 여성과 소녀의 존엄성, 안전, 권리에 어떻게 파괴적인 영향을 미쳤는지 강조한다. 우리는 모든 국가가 보고서의 권고 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지체 없이 행동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