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에 대해 50일의 시한을 설정하고, 이 기간 내 우크라이나 전쟁을 중단하지 않으면 최대 100%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1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과의 회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방침을 공개했다.
그는 "푸틴에게 매우 불만족하고 있다"며 "앞으로 50일 안에 전쟁을 종식하지 않으면 매우 강력한 수준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관세는 약 100%에 달할 것이며, 세컨더리 관세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컨더리 제재는 제재 대상국뿐 아니라 그와 거래하거나 지원하는 제3국에도 경제적 압박을 가하는 방식을 뜻한다.
이러한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했던 '러시아 관련 중대 발표'의 핵심 내용으로, 직접적인 대러 제재를 넘어서 우회 지원국까지 타격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담고 있다. 실제로 미국과 러시아 간의 교역량은 크지 않지만, 러시아에 간접적으로 도움을 주는 국가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그 효과는 훨씬 커질 수 있다.
미국 의회에서도 관련 조치가 논의되고 있다. 공화당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이 주도하는 법안은 러시아산 석유나 천연가스를 수입하는 국가에 대해 최대 500%의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상원의 공화당 의원들이 매우 강력하게 움직이고 있다"며 지지를 표했다. 또 그는 "굳이 상원이나 하원을 거치지 않더라도 세컨더리 제재는 가능하다"며 대통령령 등을 통한 신속한 집행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원과 상원도 잘 조율 중이며 매우 빠른 시일 내에 일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오늘 오후에는 존 튠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백악관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군사적 압박도 병행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와 협정을 체결하고, 우크라이나에 공격용 무기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여 왔지만, 이번 계약으로 그 방침이 명확히 바뀐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오늘 나토와 무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며 "미국은 무기를 나토에 공급하고, 그 비용은 나토가 부담하게 된다. 미국은 어떤 금전적 비용도 지불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수십억 달러 상당의 군사 장비가 미국에서 구매되어 나토를 통해 우크라이나로 이동하게 될 것이며, 이는 전장에 신속히 배치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계약은 미국이 나토에 무기를 판매하고, 나토가 이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구조로 이루어진다. 나토는 우크라이나가 필요로 하는 군사 장비와 무기를 파악해 종합적인 지원 패키지를 준비 중이다.
뤼터 사무총장은 "이번 계약은 단순한 방공망 지원을 넘어, 미사일과 탄약 등 막대한 군사 장비가 우크라이나에 전달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토 회원국들이 먼저 보유 장비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고, 이후 미국이 그 공백을 채우는 방식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속도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