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무명(無名) 시사회 겸 기자간담회가 16일 서울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에서 열렸다. 무명(無名)은 일제 강점기 조선에 복음을 전하기 위해 찾아온 일본 선교사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오는 25일 롯데시네마에서 개봉한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선교사 노리마츠 미사야스(1863-1921)는 조선인보다 더 조선을 사랑한 일본 개신교 최초의 선교사로 1896년 조선으로 건너와 수원지역 복음화에 앞장섰다. 수원 최초의 교회인 수원 동신교회를 세웠다.
또 영화에 등장하는 선교사인 한국 이름 ‘전영복’으로 불렸던 한복 입은 일본인 오다 나라지(1908-1980)는 독실한 불교 집안에서 승려의 길을 걸었다가 우연히 기독교를 접하고 깊은 회심 끝에 전도자가 됐다. 이후 당시 가장 복음이 필요한 땅, 조선에서 조선말로 복음을 전했다. 일본인이란 이유로 배척받았지만 육천 명이 넘는 조선인이 모인 평양 숭실대 강당에서 ‘신사참배가 종교 행위가 아닌 국민의례라는 소리는 거짓말’이라고 용감하게 외쳤다.
올해는 광복 80주년과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는 해다. 을사늑약 120주년, 을미사변 130주년, 아펜젤러와 언더우드의 내한선교 140주년, 영화의 주인공인 오다 목사가 시무한 교토교회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제작사인 CGN은 “한일 관계와 기독교 선교 역사에 특별한 의미를 지닌 해에 역사의 아픔을 넘어 평화와 화해를 향한 진정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고 했다. 이 영화는 배우 하정우가 내레이션을 맡기도 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감독 유진주 피디는 “역사적으로 한국과 앙금이 깊은 일본이 복음을 받아들이기를 우리 한국교회가 기도하지만, 사실 일본에서 복음을 먼저 받아들이고 한국에 복음을 전해준 선교사들이 있었다”며 “이들은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복음만 남긴 무명의 선교사들이었다. 이 영화는 예수를 닮은 삶이란 무엇인지 관객들에게 울림을 줄 것이라 기대된다”고 했다.
앞서 시사회에서 인사말을 전한 CGN 이사장 이재훈 목사(온누리교회 담임)는 “언더우드 등 잘 알려진 선교사들과 달리 잘 알려지지 않은 선교사들이 역사 속에서 예수의 흔적을 남겼기에 그들을 발굴해서 알리는 것이 소명이다. 이러한 영화가 한국교회에 새로운 활력을 주길 바란다”고 했다.
시사회 영화 감상 이후 개그우먼 조혜련 집사는 감상평을 전하며 “일본 활동 당시 언어 습득으로 인해 괴로웠지만 하나님의 섭리로 지금은 신학을 공부하고 성경을 가르치면서 일본 선교사로 활동하고 있다”며 “하나님이 지금 일본 선교사로 나를 부르시고자 일본어를 배우게 하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고베 전도 집회에서 간증을 통해 660명 일본 불신자가 믿게 됐다. 영화 무명의 일본 선교사들처럼 세월이 흘러 복음의 씨앗이 맺게 될 것”이라며 “기독교인들이 오늘 영화를 보고 십자가가 보이지 않는 일본 땅을 위해 선교에 힘을 쓴다면 100년 이내로 일본이 우리나라처럼 멋진 기독교 국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서 박명수 서울신대 명예교수는 “서양의 기독교가 일본을 통해서 왔다는 사실도 기억해야 한다. 두 일본 선교사뿐만 아니라 일제시대 당시 고아원으로 사용됐던 목포의 갱생원은 일본인이 세웠다”며 “많은 일본 기독교인들의 헌신으로 일제시대에 혜택을 본 조선인들도 있다. 이 사실을 발견해서 복음을 전해준 모든 이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지녀야 할 것이다. 언젠가 한국 선교사들의 이야기가 아프리카에서 영화로 제작되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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