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서 납치된 선교사 중 1명 석방… 다른 1명은 억류 중

국제
중동·아프리카
최승연 기자
press@cdaily.co.kr
케냐 케비주가 위치한 지도의 모습. ©Creative Commons

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나이지리아 북서부 케비주에서 지난 5월 21일(이하 현지시각) 납치된 기독교 선교사 2명 중 1명이 이번 주 석방됐다고 최근 보도했다.

나이지리아 기반 선교단체 누페미션(Nupe Missions)의 모세 솔로몬(Moses Solomon) 대표는 26일 기도 공지를 통해, 무슬림이 다수를 이루는 케비주 자르바르마와(Zabarmawa) 지역에서 사역 중 납치된 오조 존(현지명 말람 야하야)이 이날 아침 전격적으로 풀려났다고 밝혔다.

솔로몬 대표는 “오늘 오전 8시 9분, 소코토주에서 걸려온 전화는 말람 야하야였다. 그는 살아 있었고 석방되었으며, 현재 안전한 곳으로 이동 중이다. 이는 전적으로 주님의 역사이며, 우리 눈에 놀라운 일이다”고 전했다.

CDI는 함께 납치됐던 실바누스 아부(말람 아부)는 아직 억류 중이라고 밝혔다. 솔로몬 대표는 “기쁨 속에 떨리는 마음으로, 여전히 포로 상태에 있는 말람 아부의 무사 귀환을 위해 긴급히 기도하고 있다”며 “이번 부분적인 석방은 하나님께서 시작하신 구원이 온전히 이루어질 것이라는 희망을 준다”고 말했다.

CDI는 두 선교사의 석방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두 사람 모두 나이지리아 토착민으로, 존은 코기(Kogi)주 출신이며, 아부는 니제르(Niger)주 출신이다.

앞서 지난 5월 23일, 솔로몬 대표는 두 선교사가 제자 훈련 수업을 마친 뒤 밤 10시께 마지막으로 목격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그는 “오늘 새벽 1시 44분, 정체불명의 납치범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며 “전화 상대는 ‘말람 무사, 잘 들어라. 다시 말하지 않겠다. 말람 야하야와 말람 아부는 무사하지 않다. 그들을 찾는 시도를 멈춰라. 또 다시 수색 소문이 들리면 그들의 시신을 받게 될 것’이라고 협박했다”고 전했다.

솔로몬 대표는 두 사람이 누페미션에서 헌신적으로 사역해온 젊은 일꾼들이며, 복음을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제자 훈련에 힘써왔다고 소개했다. 그는 “우리는 결코 흔들리지 않는다. 주님은 자신의 백성을 지키시는 분이다. 전 세계 그리스도인들이 개인적이고 공동체적인 기도의 제단 위에서 간구해 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자르바르마와(Zarbarmawa)인들은 나이지리아 북서부의 대표적인 미전도 종족으로, 대부분 이슬람을 믿는다. 그러나 조슈아 프로젝트(Joshua Project)에 따르면 이들은 전통 애니미즘과 혼합된 이슬람을 믿으며, 영혼 빙의·정령 숭배·주술적 의식 등을 수행한다. 이들 지역은 기독교 복음 전파가 매우 어려운 곳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조슈아 프로젝트는 “이 지역의 주술 집단은 악령에 사로잡힌 제사장들이 이끈다. 자르마(Zarma) 사람들은 이들이 치유 능력을 가졌다고 믿으며, 병과 죽음을 부르는 정령, 차가운 영(유령), 자연의 힘을 다루는 정령 등이 존재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국제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 오픈도어즈(Open Doors)의 ‘2025 세계 기독교 박해 감시 리스트(WWL)’에 따르면, 나이지리아는 기독교인에게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국가 중 하나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전 세계에서 신앙 때문에 살해된 기독교인 4,476명 중 3,100명(69%)이 나이지리아에서 목숨을 잃었다.

특히 나이지리아 중북부 지역에서는 풀라니(Fulani) 극단 이슬람 민병대가 농촌 마을을 공격해 수백 명의 기독교인을 살해했고, 북부 지역에선 보코하람(Boko Haram), 서아프리카 이슬람국가(ISWAP) 등 이슬람 무장단체의 활동으로 기독교인들이 집단 성폭력, 도로 검문소 살해, 납치 등 지속적인 위협에 노출되고 있다.

이러한 폭력은 남부로까지 확산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말리에서 활동하던 알카에다 계열 확장주의 테러조직 JNIM과 연계된 라쿠라와(Lakurawa)라는 새로운 지하디스트 단체가 북서부에 출현했다. 이들은 첨단 무기로 무장하고 있으며, 급진 이슬람 이념을 앞세워 활동 중이다.

나이지리아는 2025년 세계 박해국가 순위에서 7위를 기록했다.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 #기독일보 #기독일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