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5호선 방화 사건 수사 본격화

경찰, 피의자 심리분석·디지털 포렌식 착수… “이혼 소송 불만” 진술 확인
서울 지하철 5호선 열차에 불을 지른 60대 남성 원 모씨가 2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현존전차방화치상 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원 씨는 지난달 31일 여의나루역~마포역 터널 구간을 달리던 열차 안에서 휘발유를 뿌리고 옷가지에 불을 붙여 방화한 혐의를 받고 있다. ©뉴시스

서울 지하철 5호선에서 발생한 방화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피의자 원모씨에 대한 수사를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사건은 지난달 31일 오전, 열차 안에서 인화성 액체를 뿌리고 불을 지른 혐의로 시작되었으며, 당시 약 400명의 승객이 탑승해 있던 상황에서 큰 인명 피해로 이어질 뻔한 중대한 사고였다.

서울경찰청은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찰청사에서 정례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재까지의 수사 진행 상황을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의 범행 동기는 조만간 심리분석을 통해 좀 더 명확히 파악할 예정"이라며 "현재 피의자의 휴대폰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작업과 함께, 현장 목격자들에 대한 수사도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원씨의 개인 가정사, 특히 이혼 소송 등 사적인 배경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음주나 약물 사용 여부에 대해서도 경찰은 확인을 마쳤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간이약물검사 결과 음성 반응이 나왔으며, 범행 당시 주취 상태도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원씨가 비교적 의식이 명료한 상태에서 계획적인 행동을 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가능해졌다.

검거 당시 상황도 일부 공개됐다. 경찰은 “현장에 있던 목격자들을 통해 피의자가 범행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이후 피의자에게 직접 추궁하자 자백했다”며 “경찰과 시민이 협조하여 신속하게 피의자를 특정하고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초기 대응과 검거 과정 모두 비교적 빠르고 정확하게 이뤄진 셈이다.

이번 사건은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과 마포역 사이 터널 구간에서 발생했다. 당시 원씨는 열차 내부에 인화성 액체를 뿌린 뒤, 자신이 소지한 옷가지에 불을 붙여 방화했다. 불은 열차 내 비치된 소화기를 이용해 약 20분 만에 진화됐지만, 차량 내부에 연기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승객들은 긴급히 출입문을 열고 선로를 따라 대피해야 했다.

다행히 화재로 인한 중상자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특히 출근 시간대 수백 명이 탑승한 상황에서 벌어진 사건이라는 점에서 시민들의 불안감도 컸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원씨는 범행 동기로 "아내와의 이혼 소송 결과에 불만이 있었다"고 진술했다. 이혼 소송의 판결이 자신에게 불리하게 나왔다는 점에서 불만을 품고 있었고, 이러한 감정이 범행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현재 원씨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중 결정될 예정이며, 경찰은 구속영장 신청을 통해 추가 수사에 필요한 법적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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