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실천신학회(회장 박은정 교수)가 10일 오전 경기도 용인 소재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 ‘한국 기독교 140주년, 실천신학의 나아갈 방향’이라는 주제로 제96회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했다.
◇ 하나님 나라, 영적 회복과 내외적 변화 통합한 개념
먼저, ‘하나님 나라 개념 연구: 선지자적 전통과 예수 가르침의 신학적 통합’이라는 주제로 발제한 김신구 박사(서울신대)는 “구약의 선지자적 전통과 신약의 예수 가르침을 중심으로 하나님 나라 개념을 성경적·신학적으로 통합해 분석했다”며 “하나님 나라는 성경 전체에서 일관되게 나타나는 핵심 주제이다. 신구약 간의 상호 연관성을 통해 그 의미가 확장된다”고 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하나님 나라가 영적 회복과 내외적 변화를 통합한 개념으로 나타나며 ▲“이미” 도래했으나 “아직” 완성되지 않은 미래적 차원을 동시에 내포하는데, 이는 현재와 미래가 상호 연결된 진행형 개념임을 시사한다. 또한 ▲구약에서는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통치하는 주권적 개념으로 ▲신약에서는 복음의 보편성과 사회적 샬롬을 강조하는 형태로 확장되었다고 설명했다.
김 박사는 “예언자들의 메시지와 예수의 사역이 성경적·신학적으로 일관되게 하나님 나라 개념을 확장하고 있다”며 “이는 단일하지 않고 복합적인 신학적 구조임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하나님 나라 개념은 신학적 통찰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정치적·윤리적·환경적 실천으로 이어져야 한다”며 “특히 오늘날 교회와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신실하게 대응하기 위해 하나님 나라에 대한 신학적 성찰과 실천적 적용이 더욱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러한 통합적 연구가 신앙 공동체의 실제적 변화뿐 아니라, 전 지구적인 선교적 실천으로 확장돼야 한다”고 했다.
◇ 위기 청소년 돌봄, 교회의 사명
‘청소년 위기와 교회의 사명: 돌봄과 치유의 실천적 방안 연구’라는 주제로 발제한 김민지 박사(호서대)는 “위기 청소년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말씀하신 ‘지극히 작은 자’에 해당한다”며 “이들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회복시킬 책임이 교회에 있다”고 했다.
이어 “예수의 공생애 사역에서 보듯, 병든 자와 사회적 약자를 돌보는 일이 곧 교회의 사명”이라며 “오늘날 위기에 처한 청소년들을 위한 기독교교육과 돌봄 시스템의 실천적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위기 청소년이 가정과 사회에서 문제로 치부되는 현실 속에서, 교회가 먼저 사랑으로 돌보고 섬긴다면 지역사회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며 “작은 자를 섬기는 일이 곧 하나님의 일이므로, 교회는 성도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해 섬김의 보람을 체험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청소년 사역에 대한 교회의 접근 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위기 청소년 사역은 단기간의 결과를 기대할 수 없는 분야”라며 “즉각적인 성과를 요구하기보다 장기적 안목으로 투자해야 한다. 도박이 아닌 투자이다. 안정적인 사역 기반 마련의 필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작은 나무 같은 청소년이 하나님의 말씀에 깊이 뿌리내리지 않으면 쉽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교회가 시대와 세대의 눈높이에 맞는 사역을 통해 이들이 한국교회의 든든한 기둥이 될 수 있도록 양육해야 한다”고 했다.
◇ “환대 중심 교량형 네트워크 확장, 지속 가능한 교회의 길”
‘한국 선교 140주년, 결속에서 연결로: 환대를 통한 한국 교회의 교량형 네트워크 강화 방안 연구’라는 주제로 발제한 양현준 박사(환대사역연구소)는 “한국 선교 140주년을 맞아, 한국 교회의 위기 극복을 위한 새로운 전략으로 ‘교량형 네트워크’를 제안한다”며 “한국 교회가 직면한 구조적 위기와 사회적 신뢰 약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내부 결속을 넘어 외부와 연결되는 교량형 네트워크 강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사회적 자본 이론을 토대로 현재 한국 교회는 ‘결속형 네트워크’에 집중되어 있으며, 이는 강한 내부 응집력을 기반으로 성장해왔으나 외부와의 소통에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며 “이러한 폐쇄적 구조가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교회의 지속 가능성을 제약한다”고 했다.
그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환대(hospitality)’ 개념을 중심에 둔 ‘교량형 네트워크’ 확대를 제안한다”며 “환대는 성경적 가치이며, 예수 그리스도의 삶에서 구현된 복음의 실천”이라며 신학자 미로슬라브 볼프의 포용의 신학을 기반으로, 환대를 공동체의 경계를 확장하고 타자를 수용하는 윤리로 해석했다.
양 박사는 볼프의 모델을 바탕으로 한 환대의 실천 프로세스를 소개하면서 “그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는 환대가 필요하다”며 “이러한 환대가 실현될 때 교회는 폐쇄적인 보호 공동체를 넘어,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개방적이고 공적인 공동체로 전환할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교회가 세상과 연결된 열린 네트워크로 존재할 때 복음의 공공성과 하나님 나라의 비전을 온전히 드러낼 수 있다”며 “환대를 중심으로 한 교량형 네트워크의 확장은 선교 140년 이후에도 지속 가능한 교회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밖에도 △곽수연 교수(한국상담치료연구소)가 ‘성인의 성형중독에서 우월감의 개선을 통한 치료: 아들러의 우월감 이론을 중심으로’ △명재영 교수(영남신대)가 ‘평신도 중심교회 Lay Centered Church’ △이경은 교수(웨신대)가 ‘발달 장애인을 치료한 상담사들의 개성화를 위한 모래놀이치료 사례 연구’ △이정나 목사(예배하는교회)가 ‘한국에서의 명목상 기독교인의 현황과 이해’ △나은주 교수(협성대)가 ‘하나님 체험을 통한 잔느 귀용의 인격 변형에 관한 간학문적 이해: 도날드 위니캇의 이론을 중심으로 고찰’ △오주영 교수(서울신대)가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예배학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장안남 교수(웨신대)가 ‘학교 부적응 청소년의 회복을 위한 청소년과 부모 기독교 상담 사례연구: 위니캇과 샤르프 이론을 중심으로’ △이상호 선교사(기감 A국 선교사)가 ‘켈트 기독교 공동체를 통해 본 공유와 협력 강화를 위한 공동체 선교 패러다임 연구’ △오시지 교수(감신대)가 ‘노르위치의 줄리안의 고통의 영성: 사랑의 힘을 낳은 고통의 힘’ △정재웅 교수(서울신대)가 ‘탈교회시대 MZ세대를 위한 효과적인 설교’ △이혜영 교수(한영대)가 ‘노년 불안 해소를 위한 모래놀이치료 사례 연구: 융의 분석심리학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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