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젤렌스키에 종전안 수용 촉구… “크림반도는 이미 끝난 문제”

미국 제안에 강하게 반발한 우크라이나에 트럼프 “전쟁 종결 방해하지 말라” 경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기자들에게 말하고 있다.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을 사실상 인정하는 미국의 평화구상안에 대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강력히 반발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종전안 수용을 압박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젤렌스키 대통령이 크림반도에 대한 논의를 거부한 것과 관련해 "러시아와의 평화협상에 매우 해로운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크림반도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이미 잃어버린 땅이며, 이번 협상에서 논의 대상조차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미국은 지난 17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및 유럽 주요 동맹국들에 러시아의 2014년 크림반도 병합을 공식 인정하고, 2022년 침공 이후 점령한 루한스크, 도네츠크, 자포리자, 헤르손 등 4개 지역에 대한 사실상의 통제를 인정하는 종전안을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크림반도 영토 문제는 협상 대상이 아니다. 이는 우크라이나 헌법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젤렌스키의 발언은 전쟁 종결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그는 더 이상 내세울 카드가 없다. 평화를 택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나라 전체를 잃기 전에 3년 더 싸워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우리는 협상 타결에 매우 가까이 왔고, 젤렌스키는 더 이상 이를 지체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제시한 평화안은 러시아가 아직 완전히 장악하지 못한 점령지에 대한 추가 영유권 주장을 포기하고, 현 전선을 고정시키며 더 이상의 침공을 중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 대가로 우크라이나는 나토(NATO) 가입을 포기하고, 2014년 이후 가해졌던 대러시아 제재를 해제하는 데 동의하는 조건이다. 이 방안은 국제사회 일각에서 "러시아에 과도하게 유리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같은 날 영국 런던에서는 해당 평화안을 논의하기 위한 2차 회담이 열렸다. 그러나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의 불참으로 회의의 상징성과 영향력이 약화됐다는 평가도 나왔다. 미국 측에서는 키스 켈로그 백악관 우크라이나 특사가 회의에 참석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인도 방문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에 명확한 제안을 전달했다"며 “이제는 양측이 '알겠다'고 답하거나, 미국이 협상을 철회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번 종전안에 대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태도를 바탕으로 중재 노력을 계속할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며, 향후 우크라이나 전쟁의 외교적 국면 전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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