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휴머니즘, 과학기술주의에 함몰된 유사종교”

사회
교육·학술·종교
노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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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학술원, ‘트랜스휴머니즘’ 주제 월례학술포럼 개최
참석자들이 단체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기독교학술원

기독교학술원(원장 김영한)은 최근 서울 서초구 소재 양재온누리교회에서 ‘트랜스휴머니즘’을 주제로 ‘제108회 월례학술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이상원 박사(전 총신대 부총장)는 ‘트랜스 휴머니즘을 어떻게 볼 것인가-개혁주의 세계관 인간관 신학의 관점에서-’라는 제목으로 강의했다.

그는 “트랜스휴머니즘은 유전공학, 로봇학, 인공지능, 나노기술 등 최첨단 기술을 이용해 인간의 한계를 초월하고자 하는 시도”라며 “트랜스휴머니즘을 추동하는 세계관은 진화론이다. 이는 기술을 사용하여 인간이 현재 인류를 능가하는 초인류를 만들어내고, 새로운 종을 창조해내는 것이 진화의 다음 단계라는 확신을 표명한다”고 했다.

이어 “트랜스휴머니즘의 인간론은 철저히 유물론적이다. 트랜스휴머니즘은 인간 영혼을 뇌신경의 작동의 결과로 나타나는 가상현실과 같은 것으로 파악, 영혼을 데이터의 다발로 환원시킨다”고 했다.

그러면서 “트랜스휴머니즘은 인간 신체는 썩고 부패하는 한계성 때문에 악한 것으로 파악하고, 신체를 벗어나는 것을 궁극의 선으로 생각한다는 점에서 고대 영지주의의 현대판 기술주의적 버전”이라고 했다.

아울러 “트랜스휴머니즘은 하나님의 자리에 생명공학과 인공지능, 로봇학 등 첨단기술을 대체한다. 과학기술은 무한한 진화를 가능하게 하며, 인간을 불멸하는 신적 존재로 승화하는 것으로 인식된다”고 했다.

특히 “트랜스휴머니즘은 진화의 마지막 단계에서 인류의 과학기술의 능력이 지수적으로 성장을 가속화해 충분한 데이터가 확보되면 무한정 폭발적으로 성장해 인류 시대를 끝낸다고 한다”며 “그러면서 신적 능력에 도달한 기계 또는 데이터가 인격성을 획득한 뒤 전능에 가까운 기술력을 발휘해, 우주의 식민화에 따라 고통과 죽음이 완전히 해방된 우주적 이상향이 실현된다는 종말론적 상상을 제시한다”고 했다.

이 박사는 “이는 기독교계에서 등장한 낙관적인 천년기 이후 재림론을 과학기술적 버전으로 정교화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그러나 성경이 제시하는 이상적인 하나님의 나라는 인류의 과학기술의 힘을 통해 점진적으로 현세 안에서 형성되어 가는 나라가 아니라 하나님이 주권적으로 예비하신 나라”라고 했다.

또한 “역사 안에 눈에 보이지 않는 형태로 이미 임해 있으며, 재림 때에 눈에 보이는 형태로 공개적으로 임하는 초월적인 나라”라며 “성경이 제시하는 이상향은 인격적인 실체이신 삼위일체 하나님이 거주하신다. 영적인 인격적 실체인 천군천사들과 썩지 않는 실체적인 몸과 완전히 영화한 영혼이 결합된 영육통일체인 성도들이 하나님을 찬양하며 서로 사랑하고 풍성한 교제를 나누는 역동적 공간”이라고 했다.

아울러 “트랜스휴머니즘이 구상하는 미래 세계는 죄나 지옥 개념도 없고 과학기술을 통해 완전히 개선된 존재와 우주만 있는 낙관적인 곳이다. 하지만 성경은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영접하기를 거부한 악인들은 지옥에 있다고 경고한다”고 했다.

이 박사는 “트랜스휴머니즘은 결국 과학기술주의에 함몰된 나머지 유사종교에 다름 아니다. 기술의 힘을 의지해 죽음의 공포를 극복하고 인간을 개조해 불멸에 이르러 이상적 우주를 창조하는 그 배경엔 인간이 하나님의 자리를 대신하는 우상숭배”라며 “그 인간의 연약함을 기술로 극복해 신인 곧 인류를 불멸하는 신으로 업그레이드하는 종교성을 띤다. 결국 인류를 불멸로 이끄는 구세주를 제시한다”고 했다.

김영한 박사(숭실대 명예교수)는 앞서 개회사에서 “유대인 트랜스휴머니스트 진화론자 유발 하라리는 트랜스휴머니즘의 궁극적 목표는 나노기술, 유전공학, 로봇학 등 기술을 이용해 인류의 연약한 부분을 극복하고 신인 곧 인류를 불멸의 신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것으로 본다. 여기서 말하는 불멸은 기독교의 부활을 과학기술적으로 실현하려는 풍자”라고 했다.

이어 “이로 인해 인간의 신체적 향상이 일어날 수 있겠지만 인간의 본성은 여전하다. 신기술이 인간 본성을 변화시키지 않는다”며 “복음은 죽음 이후의 세계에 대해 증언하고 있으며, 인간이 오만을 버리고 겸손히 하나님 말씀을 경청해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믿을 때 새로운 생명을 얻는다고 말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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