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VOM “中, 9월부터 교회에 공산주의 홍보 규정 등 적용”

지난 7월 3일, 중국 공산당의 상징인 망치와 낫이 그려진 간판이 저장성 쉬니안 기독교 교회 옆에 세워졌다. ©한국VOM

한국순교자의소리(한국VOM, 대표 현숙폴리)는 “이번 달부터 중국에서 새로운 종교 규정이 시행됐다. 이 새 규정은 교회의 공산주의에 대한 비판 금지 및 공산주의 홍보 의무를 규정했다”고 했다.

이어 “지난 9월 1일 중국에서 발효된 ‘종교 활동 장소 운영에 관한 조치(Measures on the Administration of Religious Activity Venues)’는 ‘교회는 먼저 공산주의자가 되고, 그 다음에 기독교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VOM 현숙 폴리(Hyun Sook Foley) 대표는 “예수님은 누구든지 우리를 위해 살지 않는 자는 우리에게 반대하는 자라고 말씀하셨는데, 중국 공산당이 이 새 규정에서 적용하고 있는 접근 방식이 바로 그것”이라며 “중국 국가 종교사무국의 이러한 새로운 요구 사항은 교회가 계속 운영 허가를 받으려면 공산주의 홍보를 첫 번째 목표로 삼아야 하고, 이것이 교회의 종교적 신념을 홍보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명시하고 있다”고 했다.

새로운 규정 제30조는 다음과 같다.

종교 활동 장소를 운영하는 단체는 아래 의무를 수행해야 한다:

(a) 종교를 믿는 시민들이 조국을 사랑하고, 중국 공산당의 지도력을 지지하고, 사회주의 핵심 가치를 실천하고, 우리나라의 모든 종교를 중국화하는 지침을 고수하고, 헌법과 법률과 규정과 규칙과 종교 사무 관련 조항들을 준수하도록 단결시키고 교육한다.

(b) 종교 단체들 각각 자체적으로 정한 규칙을 준수한다.

(c) 인력, 재정, 자산, 회계, 기록 보관, 보안, 화재 예방, 문화 유적 보호, 식품 안전 및 위생, 전염병 예방 등에 관한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개선하며, 그러한 시스템의 실행을 체계화한다.

현숙 폴리 대표는 “9월 1일을 기점으로, 중국 교회가 공산주의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게 됐다. 이제 중국 교회는 공산주의의 가장 열렬한 지지자가 돼야 한다. 새 규정 제27조에는 교회 지도자들이 ‘조국을 사랑하고 공산당의 지도력을 지지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고, 제39조에는 ‘설교와 복음 전파의 내용은 우리나라의 국가적 상황과 시대적 특징에 부합해야 하며, 중국의 탁월한 전통을 통합하고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을 반영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며 “정부 승인을 받은 교회들이 이제 중국의 일부 국영 언론보다 더 열렬하게 공산주의를 찬양하며 지지하고 있다”고 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이 같은 추세는 중국의 국영 교회인 삼자교회(Three-Self Church)가 2022년 말,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 대표 대회 당시 다양한 활동을 주최했던 때부터 시작됐다고 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지난 7월 3일, 저장성(Zhejiang Province) 쉬니안 기독교 교회(Shinian Christian Church) 간판 옆에 중국 공산당의 상징인 망치와 낫이 그려진 간판이 설치돼 있었다고 했다. 그녀는 “저장성의 한 목회자는 중국 종교사무국에서 주변 교회에 공문을 보냈다고 보고했다. 공문 내용은 모든 종교 장소 입구에 ‘중국 공산당을 사랑하고, 국가를 사랑하고, 종교를 사랑하라’ ‘중국의 상황 안에서 종교를 발전시킨다는 원칙을 옹호한다’는 글귀가 적힌 대형 간판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라며 “9월부터 시행된 새 규정으로 인해 이런 종류의 압박이 더 일반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또 규정 제29조는 ‘어떤 예배 장소가 국민적 통합을 저해하고, 극단주의를 조장하고, 공공질서를 위반하고, 국외 단체와 협력하고, 국가의 규정을 위반하여 기부금을 받고, 승인되지 않은 종교 활동 등을 주관하는 것으로 간주되면, 즉시 철거돼야 한다’고 규정했다.

현숙 대표는 “이 규정은 미등록 교회는 용납될 수 없을 뿐 아니라 범죄자라는 점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며 “이는 당국자들이 미등록 교회를 폐쇄하기 위해 중국 전역에서 점점 더 많이 사용하고 있는 구체적인 기소 유형”이라고 했다.

현숙 폴리 대표에 따르면, 지난 8월 20일 광둥성(Guangdong province) 메이저우(Meizhou) 소재 새희망교회(New Hope Church)가 주일 예배를 드리던 도중 당국자들이 급습한 사건, 지난 8월 11일 십일조와 헌금을 받도록 허용한 쓰촨성 지리교회(Sichuan’s Zili Church) 지도자 3명이 사기 혐의로 기소된 사건을 제시하며 중국 당국의 새롭게 발효된 법 적용 사례로 지적했다.

그러나 현숙 폴리 대표는 “중국 성도들이 여전히 믿음 위에 굳게 서 있는 것은 당국의 공격이 약했기 때문이 아니라 최악의 역경에도 맞설 수 있도록 주님께서 능력을 주셨기 때문”이라며 “예수님은 오직 예수님 이름만 의지하는 모든 사람을 계속 보살펴 주실 것이고, 예수님의 교회는 중국에서 계속해서 확산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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