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이중직… 무조건 아니라고 말할 것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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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표 교수, 13일 한국복음주의실천신학회 정기학술대회서 발제
한국복음주의실천신학회 제44회 정기학술대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복음주의실천신학회 제공

한국복음주의실천신학회(학회장 박태현 교수)가 13일 오전 경기도 군포시 소재 산본양문교회(담임 정영교 목사)에서 ‘21세기 현대 목회와 목회자의 이중직에 대한 전망’이라는 주제로 제44회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주제발표에 양현표 교수가, 사례발표에 이준모 목사가 발제했다.

‘한국교회 생태계 분석에 따른 겸직 목회 형태의 정당성 연구’라는 주제로 발제한 양 교수는 “소명을 받고 목회 사역을 감당하는 목사들에게 고정되고 획일적인 ‘목회 형태’(Ministerial Form)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며 “하나님께서는 목사들을 각기 다른 상황의 목회 현장으로 부르셔서, 각기 다른 형태의 목회를 감당하게 하신다. 하나님께서는 각 목사 개인의 특성에 따라, 그리고 목사가 처한 실존적 정황에 따라, 다양한 형식의 목회 형태를 허용하신다. 따라서 목사는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목회 형태를 찾아 자신만의 목회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다양성은 단지 목회의 방법론적 형태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목사가 목회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생존할 것인가의 영역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며 “목사 역시 이 땅에 발을 딛고 사는 존재이기에 다른 여러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만큼이나 자신과 가족의 생존이 중요한 문제가 된다”고 했다.

또 “자신의 특별한 소명에 충실하다는 이유로, 목사가 자신과 가족들의 생존을 가볍게 여길 수 없다”며 “물론 목사가 자신의 생존에 관심을 두는 모습을 하나님께 불충성하는 모습으로 여겨지던 시기도 있었으며, 지금도 그러한 편견이 지배적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그러나 “이러한 편견은 성경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 한국교회의 생태계를 살펴보면, 전체 교회의 약 50% 이상이 재정적으로 미자립 교회”라며 “이러한 상황 속에서 목사와 목사 가정의 생존은 결코 가볍게 여길 수 없는 중요하고 심각한 문제임이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실제로 많은 목사가 재정적인 압박을 견디지 못해서 큰 상처와 절망을 안고 목회 현장에서 물러나고 있다. 최악의 경우, 그들의 소명 상실은 물론이거니와 그들의 가정이 해체되기까지 하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며 “한국교회는 이제 목사를 단지 배출하는 것을 넘어서서, 그들이 어떻게 목회 현장에서 생존할 수 있는지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야만 하는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양현표 교수가 발제를 하고 있다. ©한국복음주의실천신학회 제공

그는 “교회가 대 사회적 신뢰를 잃어버림으로써 사회의 걱정거리와 비난거리가 되어버렸다. 그 결과 전도가 되지 않으며 교회가 성장하지 못한다”며 “따라서 교회가 개척되어 자립까지 도달하는 경우는 극소수에 불과하고, 많은 교회가 미자립교회가 되어 목사의 생존을 해결해 주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겸직 목사’ 형태야말로 교회가 살아남을 수 있는 분명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대안으로 먼저, 겸직 목사 형태에 대한 신학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며 “겸직 목사의 정당성에 대해 교회를 설득하고 교육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겸직 목사들 스스로가 신학적 정당성으로 자신을 무장할 필요가 있다. 당연히 겸직 목사가 있다면 겸직 목사를 받아들인 교회가 전제되어야 한다. 따라서 겸직 목사의 목회를 받는 교회 역시 겸직 목사에 대한 합당한 신학과 그로 인한 유익을 인정하고 수용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신학교에서도 이 이슈에 관한 신학적 커리큘럼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두 번째로 각 교단에 현존하고 있는 겸직 금지 규정이 해제되어야 한다”며 “대부분 교단은 어떤 상황 속에서도 목사는 세속 직업을 가져서는 안 된다는 견해를 유지하고 있으며, 따라서 제도적으로 겸직을 금지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물론 최근에 겸직 금지 조항을 해제하는 교단들이 등장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다. 겸직 목사에 대한 교단 차원의 지원과 협조가 절실하다”고 했다.

그리고 “세 번째로 목사들이 감당할 수 있는 일자리가 창출되어야 한다”며 “교단 차원에서 그리고 신학교육의 현장에서 생존을 위한 세속 직업 교육까지도 준비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신학교 들어오기 전까지의 전공과 기술과 재능을 모두 끊어버리는 것이 거룩해지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것들을 ‘교회화’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이 오히려 하나님의 의도일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양 교수는 “겸직 목사에 관한 이슈는 넓고도 의미심장하다. 한국교회는 이제 이 주제에 관하여 관심을 가져야만 한다. 전통과 편견에 의해 무조건 아니라고 말할 것이 아니다. 겸직 목사에 대한 훈련, 격려, 그리고 후원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왜냐하면, 겸직 목사 형태는 성경과 신학과 역사의 지지를 받기 때문이며, 나아가 한국교회의 생태계를 고려할 때 반드시 정착되어야만 하는 목사의 삶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비록 한 직업·전액 후원 목사 형태가 목사들 대부분의 목표임에도 불구하고, 사도 시대로부터 오늘날까지 많은 목회자가 겸직 목회를 선택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며 “이제 한국교회는 겸직 목사와 함께하는 방법을 배우고 겸직 목사를 활용해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목회자의 생존이 담보되지 않으면 교회는 문을 닫는다. 목사 자신과 가족의 생존문제를 과도한 믿음의 눈으로 보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 더불어 한국교회에 겸직 목사에 관한 많은 연구가 진행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고 했다.

이준모 목사가 사례발표를 하고 있다. ©한국복음주의실천신학회 제공

이어서 ‘마을 목회를 위한 두 직업 목사(해인 교회와 내일을 여는 집 사례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이준모 목사(해인교회 담임, 내일을 여는 집 이사장)가 사례발표를 했다.

한편, 이후 분반 자유발표에서는 ▲임도균 교수(침신대)가 ‘본문의 감성이 전달되는 시편 설교’ ▲최승근 교수(장신대)가 ‘성찬, 세례받은 자들의 식사: 유아/아동 세례자의 성찬 참여에 대한 고찰’ ▲조광현 교수(고려신대)가 ‘귀납적 설교의 효과적 형식으로서 Thomas Groome의 나눔의 프락시스를 위한 다섯 과정 무브먼트’ ▲최광희 박사(행복한 교회)가 ‘성경적 죽음을 준비시키는 설교방안 연구’ ▲김대혁 교수(총신대)가 ‘본문성과 정경성의 통합을 위한 설교학적 제언/함의’ ▲권용준 박사(스텔런 보쉬 Ph.D)가 ‘예배자의 자율성과 사회성: 미학적 관점에서 본 예배자의 현실 간의 이중적 관계’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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