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정교회의 이콘(성화)에 대한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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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브로시오스 조성암 대주교, 18일 한국교회사학회 공동학술대회서 발제
한국교회사학회와 한국복음주의역사신학회 공동학술대회 참석자들이 단체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교회사학회 제공

한국교회사학회와 한국복음주의역사신학회가 18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소재 루터대학교 팔복루터교회(담임 오세조 목사)에서 제155차 공동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온·오프라인 동시에 진행됐다.

박형신(남서울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주제발표에는 암브로시오스 조성암 대주교(한국정교회)가 ‘동방정교회의 이콘(성화) 기독교 예술을 찾아서’라는 주제로 발제했고, 조혜원 편집장(정교회출판사)이 통역했다.

조성암 대주교는 “그리스도교의 성화(이콘)는 정교회 신자들이 어떤 가까운 과거에서 발견한 것이 아니다. 분열 이전 첫 천 년간 하나였던 교회에서 성화가 사용된 것은 4세기나 그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며 “성화는 이미지의 사용을 통해 교회의 성서적, 교회론적, 그리스도론적, 영적 가르침을 전달하려는 목적으로 사용되었다”고 했다.

이어 “누군가 구약성경을 떠올려보면 이미 창세기에 성화의 개념에 대한 최초의 기록이 있음을 알 수 있다”며 “또한 구약성경에서 성화에 대한 주된 언급을 찾을 수 있는데, 이는 성막에 헤루빔을 만들라는 하나님의 명령과 관련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신약성경에서 성화의 중요성은 요한복음에서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로 강조된다. ‘나를 본 자는 아버지를 보았거늘’(요 14:9)이라는 말씀은 아버지와 아들의 내적 관계를 드러내며, 또 하나님 말씀의 성육신을 확인시켜준다”며 “‘그리스도론’과 ‘성화(이콘) 신학’ 사이의 관계는 그리스도를 ‘하나님의 형상’이라고 부르는 신약에서 입증된다. 특히 아들이며 하나님의 말씀이 인간이 되신 성육신 사건에서 입증된다”고 했다.

또한 “성육화하신 하나님 말씀을 형상으로 나타내는 것은 하나님의 신성이 아니라 인성에 관한 것”이라며 “말씀이신 분, 즉 예수님은 가난해지셨고, 배고프셨고, 목마르셨다. 이것은 인간 본성의 특징이며 그렇기 때문에 아들이자 하나님 말씀이 형상으로 표현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예수님을 신성의 측면에서 본다면, 아들이자 하나님 말씀은 결코 형언할 수 없는 분이시다. 보이지 않고 무형하시며, 형체 없으신 하나님을 과연 누가 어떤 모양이나 형상으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 신성을 형상화하는 것(즉, 성화로 표현하는 것)은 불경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조성암 대주교는 “온 교회를 뒤흔들었던 ‘성화 파괴’라는 대격변은 중간에 있었던 약간의 중단을 제외하고 약 116년 동안 지속되었다”며 “성화 파괴 시대는 두 시기 혹은 두 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 시기는 726년에 시작되어 787년 니케아에서 열린 제7차 세계 공의회와 함께 끝난다. 두 번째 시기는 815년에 시작하여 843년 테오도라 황후 시대에 성화를 다시 사용하게 되면서 마감된다”고 했다.

이어 “성화 옹호자들은 성화 파괴자들에 대해 주장하기를 먼저, 우상 숭배의 경우 우상이 만들어진 물질이나 재료를 숭배하지만, 성화에 대한 공경은 성화를 이루는 그 물질이나 재료가 아니라 성화가 표현하고 있는 원형에게 전달된다”며 “둘째로 성화에 나타난 인물은, 우상처럼 인간의 상상의 산물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했던 인물이고 그렇기에 이미지로 표현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성화 공경은 먼저, 교회의 그리스도론적 교리와 관련이 있다”며 “교부들은 ‘말씀이 사람이 되셔서 우리와 함께 계셨기’ 때문에 우리는 삼위일체의 두 번째 위격인 예수 그리스도를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고 또 그려야 마땅하다고 강조한다”고 했다.

이어 “두 번째로 성화에 대한 공경은 현대의 발명품이 아니다. 그것은 고대 교회에서부터 시작된 것으로, 분열 이전 첫 천 년 동안의 교회는 의심할 여지없이 예배에서 성화를 사용하였고, 이를 증명하는 예들로 가득 차 있다”며 “정교회는 바로 이 전통을 두 번째 천년 기 동안 충실히 따르고 있는 것이며, 세 번째 천년 기에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또 “세 번째로 성화에 대한 공경은 정교회의 올바른 교리적 가르침을 표현한다”며 “성화를 숭배하고 예배하는 것은 이단으로 정죄 받으며, 따라서 정교회 신자들에게도 이질적이고 낯설게 느껴지는 관습”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마지막 네 번째로 정교회 예배에서 성화를 사용하는 것은 교육적 특징을 지닌다”며 “신자들을 가르치기 위해 정교회는, 현대 기술이 발전하기 십 수 세기 전부터 시청각 교육 시스템을 사용해 왔다. ‘이미지의 홍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은 말 그대로 일상 속에서 수많은 이미지에 노출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로부터 이어져 온 성화의 사용은 현대인들에게, 특별히 젊은이들에게 복음을 전함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했다.

이어서 분과별 논문 발표가 진행됐다. 발표에는 ▲김현수 교수(한국성서대)가 ‘이콘, 이콘 화가: 푸르나의 디오니시오스의 「이콘 제작 규범집」을 중심으로’ ▲라영환 교수(총신대)가 ‘16세기 네덜란드 미술을 통해서 바라본 기독교 미술의 특징 ▲전경숙 박사(JK 인문주의 신학연구소)가 ‘알브레히트 뒤러(Albrecht Durer)의 두 동판화 - 서재의 성 히에로니무스(St. Jerome in his Study)와 멜랑콜리아 Ⅰ(Melencolia Ⅰ)에 표상된, 근대 유럽 기독교사회가 요구한 미덕(good)과 악덕(bad)의 모순점 연구’ ▲ 노혜경 교수(백석대)가 ‘니카이아 회의 이전까지의 로고스 신학이해’ ▲홍경만 교수(루터대)가 ‘초기 루터교회 건축의 정치적 연관성에 관한 연구: 성 토르가우 교회를 중심으로’ ▲김성욱 교수(웨신대)가 ‘헨델의 메시아 “His yoke is easy”에 관한 역사신학적 연구’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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