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한반도 통일 위해 탈북민 대한민국에 보내셔”

교회일반
인터뷰
노형구 기자
hgroh@cdaily.co.kr
[인터뷰] 분당 할렐루야교회 북한 선교부 담당 현비파 목사
서울 구로구 소재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한 현비파 분당 할렐루야교회 부목사 ©노형구 기자

“탈북민 신자들은 김정일 3대 세습체제를 숭배한 북한 문화에 젖어 살아왔습니다. 자신이 죄인이라는 사실을 잘 받아들이지 못해요. 또 북한에서는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라는 문장 사용이 금지돼 있어요. 예배 시작 전 탈북민들에게 이 같은 문장으로 서로에게 환대하자고 하면, 매우 낯간지럽다고 해요.”

분당 할렐루야교회(담임 김승욱 목사) 북한 선교부에 출석하는 신자 중 절반 이상이 탈북민이다. 이 교회 북한 선교부을 담당하고 있는 현비파 부목사도 탈북민이다. 현 목사는 북한에서 축복과 환대를 받지 못한 채 살아온 탈북민 신자들에게 ‘서로를 축복 해주기’를 자주 강조한다고 했다. 그녀는 2008년 대한민국 땅을 처음 밟은 이래 올해 한국생활 15년 차를 맞이했다. 그간 목회자 과정(M.div)을 밟고 탈북민 목회자로서 왕성한 사역활동을 펼쳐왔다고 한다.

특히 현 목사는 “탈북민들이 예수님의 제자와 예배자로 드려지는 것”을 두고 15년 동안 꾸준히 기도했다고 했다. 현재 할렐루야교회 북한 선교부에 출석하는 탈북민 신자는 70명이다. 현 목사가 부임한 첫 해보다 대폭 증가한 숫자라고 한다. 이 가운데 “예수님을 진실로 사랑하고 순종하기로 결단한 제자는 10명”이라고 그녀는 귀뜸했다.

“여전히 죄 가운데 있고 유혹도 받지만 하나님의 존귀한 형상이 드러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탈북민들이 예배에서 남한 신자들의 극진한 섬김과 평안한 얼굴을 본다고 해요. 이를 자주 접하다 보니 탈북민 신자들은 어느 한 순간에 변화된 자신의 모습을 본다고 합니다.”

하지만 현비파 목사는 주중 성경공부 모임에서 만나는 탈북민 신자들의 한숨 소리가 근래들어 더욱 커졌다고 했다. 그녀는 “탈북민 신자들이 북한에 두고 온 가족들이 소식통을 통해 전한 소식에 낙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38노스, 자유아시아방송(RFA) 등 해외 북한 전문 매체들은 최근 북한 상황이 수십만 명의 아사자가 발생한 1990년대 대기근 이래 최악이라고 보도했다. 동사하거나 굶어죽는 주민들이 급속도로 늘고 있다는 것이다.

현 목사는 그럼에도 “탈북민 신자들에게 예배 가운데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 이니라’(데살로니가전서 5장 17절)를 강조하고 있다”며 “또한 메신저 대화방를 통해 하나님은 지금도 우리와 함께 하시고 돌보고 계심을 자주 전하고 있다”고 했다.

“아버지라 믿었던 김일성은 우리 탈북민을 죽음의 터널로 내몰았어요. 하지만 하나님은 자신의 독생자 예수님을 죄인 된 우리를 위해 내어주실 정도로 사랑하시는 아버지입니다. 우주를 통치하시는 전능자입니다. 이 때문에 우리는 우주적 희망을 품을 수 있죠.”

현비파 목사는 탈북 과정에서 자신이 경험했던 하나님의 은혜를 전했다. 그녀는 “1997년도 첫 탈북시도를 한 후 중국 공안에 붙잡혀 감옥에 수감됐지만, 그곳에서 도움의 손길로 인해 북송되지 않고 탈출할 수 있었다”며 “이후 조선족 교회에서 한국 선교사님을 통해 예수님을 믿게 됐다. 그리고 중국의 한 가정교회에 출석하면서 예배자로 살게 됐다”고 했다. 현 목사는 중국에서 경험한 매일의 어려움이 그녀를 예배자로 인도했다고 역설했다.

“중국인들의 신고 위험에 다시 북송되지 않을까, 매 순간이 두렵고 무서웠어요. 마치 칼도마 위에 오르는 살 떨리는 순간들의 연속이었죠. 매일 일터로 나가기 전, 새벽 예배를 드렸습니다. 필사적으로 하나님을 의지했습니다.”

당시 그녀가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말씀은 ‘두려워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니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너의 하나님이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도와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손으로 너를 붙들리라’(이사야서 41장 10절)고 한다.

중국 디아스포라 생활에 지쳤던 현 목사는 결국 브로커의 도움으로 친구와 함께 중국과 인접한 제3국가를 경유해 대한민국에 입국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그러나 국경에 도착한 이들이 마주한 것은 고압의 전류가 흐르는 전기 철조망, 그리고 중국 군인들에게 먼저 발각될 경우 북송(北送)될 수도 있는 급박한 상황이었다고 현 목사는 회고했다.

현 목사는 “당시 전기 철조망을 앞에 두고 제발 대한민국에 보내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했다”며 “북송되면 고문당해 비참하게 죽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 때 목회자 사명을 받았다”고 했다. 다행히도 제3국가 소속 군인들이 그들을 먼저 발견했다고 한다. 그리고 현 목사와 무리들은 인계 과정을 통해 2008년 대한민국 땅을 밟을 수 있었다.

현비파 목사는 북한 지하교회와 중국 내 탈북민들을 위한 중보기도를 부탁했다. “하나님은 지금도 북한 복음화를 위해 지하교회를 통해서 일하고 계십니다. 또 한국교회가 잊어선 안 되는 사람들은 중국 내 수많은 탈북민들이에요. 이들이 북송되지 않고 한국으로 안전히 돌아오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그러면서 “하나님은 한반도 통일을 위해 탈북민을 대한민국에 보내셨다”며 “탈북민 신자들은 통일 이후 북한 주민들과 깊은 관계를 맺으면서 자연스레 복음을 흘려보낼 수 있는 귀한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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