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VOM “핍박받는 기독교인 자녀들에 성탄절 선물 4,500개 이상 전달”

650개의 성탄절 선물 상자가 라오스 어린이들에게 배포되었다. 자신이 받은 선물 상자의 내용물을 앞에 꺼내놓고 사진을 찍은 라오스 소년. ©한국VOM

한국순교자의소리(한국 VOM, 대표 현숙 폴리)에 따르면, 지난 성탄절은 우크라이나인 나탈리아 사벨레바(Natalia Saveleva)가 3월에 남편을 잃은 후 처음으로 맞이하는 성탄절이었다. 나탈리아의 남편 세르게이(Sergei)는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발발한 때부터 다른 우크라이나 기독교인 4명과 함께 전쟁으로 폐허가 된 마리우폴(Mariupol)의 한 교회 지하실에 피신해 있던 주민 200명을 보살피고 있었다. 이들은 자신들이 돌보던 주민들을 위한 의약품과 보급품을 조달하기 위해 승합차를 운전하고 가던 중 러시아군의 수류탄에 맞아 목숨을 잃었다.

나탈리아는 당시 상황에 대해 한국 VOM에 이렇게 전했다. “사랑하는 남편 세료자(세르게이)를 잃고 홀로 남겨졌던 그날은 제 인생에서 가장 끔찍하고 힘든 순간이었어요.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저도 (전쟁 때문에) 고향을 떠나야 했어요. 너무 무섭고 위험해서 거기 남아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보살펴주시고 위로해주시기만 기도했을 뿐입니다."

나탈리아는 어린 두 아들이 가장 걱정됐다고 한다. “아이들이 너무 걱정되었어요. 아빠가 생각나면 아이들은 아빠에 대해 물었습니다. 그럴 때면 아빠가 하나님과 함께 있고, 천국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아빠를 다시 만나려면 우리 모두 아빠가 살았던 것처럼 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최대한 잘 설명해주었습니다.”

나탈리아는 그리스도의 신실한 증인의 사명을 감당하다가 투옥되거나 순교한 기독교인의 가족을 지원하는 단체인 순교자의 소리로부터 처음 연락을 받았을 때 깜짝 놀랐다. 한국VOM 현숙 폴리(Hyun Sook Foley) 대표는 순교자의 소리의 현장 사역자를 통해 나탈리아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나탈리아는 말했다. “알지도 못하는 기독교인들이 저를 지원해주기 시작했을 때 하나님께서 그분의 자녀들을 통해 저를 보살피신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고 그것이 큰 힘과 격려가 되었습니다. 성탄 선물을 받고 아이들이 너무 기뻐했어요. 새 장난감에 관심을 보이면서 무척 즐거워하는 아이들을 하루 종일 지켜봤습니다. 아이들을 기쁘게 해주는 데는 큰 게 필요하지 않습니다. 단지 사랑과 보살핌이 필요할 뿐입니다. 우리 가족 삶의 일부가 된 사람들을 보내주신 하나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한국 VOM은 캐나다 순교자의 소리와 협력하여 지난 연말부터 9개국의 핍박받는 기독교인 자녀들에게 4,500개 이상의 성탄절 선물 상자를 계속 배포하고 있다. 나탈리아가 받은 선물도 이 가운데 하나이다.

현숙 폴리 대표는 선물상자 배포 사역의 목적이 대량 배포가 아니라 개인의 필요를 공급하는 것이기 때문에 현지 기독교인들이 지역이나 가족의 구체적인 필요에 따라 선물 상자의 내용물을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각 상자의 내용물은 어린이 성경과 기독교 어린이 서적들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현숙 폴리 대표는 “성탄절 선물 상자를 받은 어린이 모두가 나탈리아처럼 소중한 가족을 잃는 경험을 한 것은 아니지만, 그런 선물을 받은 모든 어린이들은 기독교를 믿는 것이 불법이거나 제한된 국가에 거주하고 있거나 그런 나라들에서 피신한 가족의 자녀들”이라며 “올해는 중국과 러시아, 우크라이나와 에티오피아, 에리트레아와 라오스, 우즈베키스탄과 미얀마 및 북한의 기독교 가정 어린이들이 성탄절 선물 상자 수령 대상에 포함됐다”고 전했다.

한국 순교자의 소리에서 받은 성탄절 선물 상자를 들고 있는 우크라이나 어린이들 ©한국VOM

현숙 폴리 대표는 또 말했다. “에티오피아 북부 티그레이Tigray 지역에서는 개신교 신자들이 에티오피아 정교회 이웃들에게 계속 의혹과 차별을 당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 지역에서 반군과 전쟁을 벌여 온 에티오피아 대통령이 개신교 신자이기 때문입니다. 사실상 기근으로 고통받고 있는 지역이기 때문에 개신교 기독교인들에게는 더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지역 기독인들과 동역하며 500명의 아이들에게 주요 식료품과 어린이 성경이 담긴 성탄절 선물 상자를 제공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단순한 인도주의적 지원이 아니었습니다. 우리는 현지 성도들과 협력하여 사역했고, 어린이 개개인을 위해 기도하기 위해 그 아이들 이름이 기록된 명단을 받았습니다.”

한국 VOM은 매년 성탄절 선물 상자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현숙 폴리 대표는 이 프로젝트의 규모가 해마다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1년에 순교자의 소리는 한국 교회 성도님들의 후원으로 1,700개 이상의 성탄절 선물 상자를 배포했습니다. 캐나다 순교자의 소리와 동역하며 작년 말부터 지금까지 4,500개가 넘는 상자를 배포했습니다. 사실 지난해 12월에 많은 한국 교회 성도님들이 추가로 후원을 해주셨기 때문에 올해 2월까지 더 많은 선물 상자 배포 사역을 지속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현숙 폴리 대표는 순교자의 소리에서 강조하는 것은 상자 숫자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선물 상자를 받는 각 가족과 개인적이고 인격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몇 해 전에 성탄절 선물 상자를 받은 라오스의 한 기독교인 소년의 이야기를 전했다. “라오스는 전 세계에 잔존하는 다섯 개 공산주의 국가 중 하나이며 또한 강력한 불교 국가입니다. 라오스 국내에서 극소수인 기독교인은 사회적으로, 그리고 종종 경제적으로 다른 사람들에게서 단절된 채 차별과 어려움을 겪는 삶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어떤 어머니는 자신의 아들이 성탄절 선물 상자를 받고 난 뒤, '제 아들이 선물을 받고 얼마나 좋아하는지 몰라요. 평생 그런 선물을 받아 본 적이 없으니까요. 제 아들은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렸고 온 동네를 뛰어다니면서 ‘알지도 못하는 사람한테 선물을 받았어요!’라고 이웃들에게 자랑했다고 간증했습니다.”

현숙 폴리 대표는 남은 성탄절 선물 상자 배포를 위한 기도를 요청했다. “올해 우리가 성탄절 선물 상자를 배포하는 9개 나라 가운데 일부에서는 코로나와 전쟁과 기독교인에 대한 당국의 면밀한 감시 때문에 배포 사역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더욱이 이 사역이 대량 배포 방식이 아니라 핍박받는 기독교 가정의 특정한 어린이들에게 ‘지하로 전달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상자를 배포하는 사역자들은 물론이고 상자를 수령하는 어린이들을 위해서도 기도해주세요.”

현숙 폴리 대표는 4,500개가 넘는 선물 상자 가운데 당국에 차단당하거나 압수당한 상자가 하나도 없다는 사실에 대해 주님께 감사한다고 했한다. “저는 이 사역이 굴뚝을 타고 내려오는 산타클로스보다 더 기적적이라고 생각해요. 이 선물을 받는 아이들은 전쟁과 기근과 핍박이라는 실제 상황에 놓여 있는 아이들입니다. 우리가 이 사역을 신실하게 감당할 때 선물 상자를 받은 기독교인 어린이들은 라오스의 그 소년처럼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한테 선물을 받았어요!’라고 외칠 것입니다. 물론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지만 말입니다.”

현숙 폴리 대표는 2월 말까지 모든 상자의 배포가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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