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금지법이 가져올 여성과 아동인권의 종말(3)

오피니언·칼럼
기고
정소영(미국 변호사, 세인트폴 세계관 아카데미 대표)
정소영(미국 변호사, 세인트폴 세계관 아카데미 대표)

본격적으로 동성결혼의 문을 열게 될 차별금지법이 전통적인 결혼과 가족제도를 망가뜨림으로써 어떻게 여성과 아이들의 인권을 파괴하고 있는지 알아보자.

2) 차별금지법이 문을 연 동성결혼으로 야기되는 아동과 여성 인권의 파괴 양상

Article 7

The child shall be registered immediately after birth and shall have the right from birth to a name, the right to acquire a nationality and. as far as possible, the right to know and be cared for by his or her parents.(부모에 대해 알고, 부모에 의해 양육받을 권리)

Article 8

1. States Parties undertake to respect the right of the child to preserve his or her identity, including nationality, name and family relations as recognized by law without unlawful interference.(아동의 정체성에 관한 정보를 보존할 권리를 지켜주어야 할 국가의 의무)

이상은 역사상 가장 널리 비준된 인권협약인 '유엔 아동인권협약'(Convention on the Rights of the Child)에 나오는 아동의 권리 중 일부이다. 이 협약의 제7조와 8조에서는 아동이 자신의 생물학적 부모에 대해 알 권리와 생물학적 부모에 의해 양육받을 권리, 그리고 아동이 자신의 생물학적 정체성에 대한 정보를 가질 수 있는 권리를 기술하고 있는데 이러한 아동의 인권을 가장 크게 위협하는 것이 동성결혼이다.

성별정체성과 성적지향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면 자동적으로 동성간의 결혼을 인정할 수밖에 없고 새로운 형태의 다양한 가족과 가정이 생겨나게 되게 된다. 이때 그러한 새로운 형태의 가정에서 태어나서 자랄 아이들은 대부분 생물학적 부모와의 관계가 단절되어 버린다.

동성결혼이 합법화 되어 동성 커플이 법적으로 결혼을 하고 아이를 원할 경우, 생물학적으로 자연스러운 방식으로는 아이를 낳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보조생식기술에 의지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이러한 보조 생식기술을 이용하여 아이를 얻은 대표적인 예가 미국 CNN의 간판 앵커 앤더슨 쿠퍼이다. 그는 자신의 동성 파트너와 결혼을 한 뒤 아들을 얻었다는 뉴스로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하였다.

이 경우, 두 남자가 결혼을 했는데 어떻게 아들을 얻고 키울 수 있었을까? 그것은 대리모의 자궁과 난자 제공자의 기여, 그리고 아이가 출생한 후 젖을 물려 키워줄 3명의 여자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한 아이를 출생시켜 기르는데 온전한 한 어머니가 아니라 신체의 각 부분의 역할을 분담하는 부분 여성 3명이 필요했다는 말이다.

앤더슨 쿠퍼의 아이는 태어나자마자 자신의 유전자의 절반을 제공한 난자 공여자인 생모와 단절되었다. 돈을 받고 난자를 판매한 생모는 일단 상품을 제공하고 나면 아이에 대한 어떠한 권리도, 관심도 가지지 않고, 가져서도 안 된다. 또한 아이는 뱃속에서 열 달 동안 피와 영양분을 나누고 심장 소리를 들으며 정서적인 교감을 나누었던 대리모 엄마와도 출생 즉시 단절되어 버린다. 나중에 제3의 여인이 나타나 아이를 키워주기는 하겠지만 그녀 역시 온전한 엄마는 아니다. 태어난 아이에게는 남자이지만 스스로 여성이며 엄마라고 주장하는 다른 한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아이는 자신의 생물학적인 엄마에 대해 알 권리를 침해당했고, 생물학적인 엄마에 의해 사랑받고 양육받을 권리도 침해당했다. 친아버지가 고의적으로 아이에게서 엄마라는 존재를 빼앗아 버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의 동성파트너가 어머니를 향한 아이의 본능적인 목마름을 모두 채워줄 수 있을 것이고 채워주고 있다고 가스라이팅을 할 것이다.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면 국가 역시 아이의 인권을 지켜주지 못한다.

유엔 아동인권협약에 따라 국가는 아이의 정체성에 관한 정보를 지켜줄 의무가 있음에도 동성결혼 커플을 차별하지 않기 위해 아이의 알 권리는 무시할 수밖에 없다. 자칫 잘못하면 동성커플의 입장을 곤란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아이의 출생과 관련된 정보는 본인에게 철저히 비밀에 부쳐져야 한다.

그렇다면 이 아이의 기본적인 알 권리, 자신의 유전적 정보에 대해 알 권리는 누가 지켜주어야 하는 것일까? 동성결혼을 한 어른들의 이기적인 욕망, 즉 동성애적 성관계와 자녀를 얻는 것, 모두를 다 가지고 싶은 것을 정당화하기 위해 아이가 누려야 할 기본적인 인권이 침해당하는 것은 괜찮은 것일까?

정자 또는 난자의 판매가 합법화 되어 있는 미국에서는 유전적으로 뛰어난 형질을 지닌 여학생이나 남학생들의 난자와 정자를 사고파는 행위가 합법적으로 이루어진다.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손쉽게 학비를 벌 수 있는 방법이고, 자연적인 방법으로는 아이를 얻을 수 없는 부유한 동성커플들에게는 자신들이 원하는 스펙의 정자나 난자를 선택할 수 있어 원하는 유전적 특성을 가진 아이를 얻을 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이를 디자이너 베이비(Designer Baby)라는 말로도 표현하는데 이것은 21세기 우생학의 다른 이름일 뿐이다. 1900년대 초 서구 사회에서 유전적으로 뛰어난 백인의 혈통은 보존하고 흑인, 장애인, 그리고 유대인 등 열등한 인종의 씨를 말리기 위해 사용되었던 우생학이 이제는 보다 나은 유전적 특질을 가진 아이, 자기가 원하는 스타일의 아이를 얻고자 하는 서구의 부유한 동성애자들의 욕망에 부응하는 기술로 전환되었을 뿐이다.

이렇게 부모의 욕심을 채우기 위한 목적으로 태어난 아이는 스스로의 존재가치에 대해,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게 될 것이며, 이러한 아이들을 양산하는 사회는 인간의 생명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가지게 될까?

대리모의 경우도 문제가 되기는 마찬가지다. 가진 것이라곤 자신의 신체 밖에 없는 가난한 나라의 여성들이 가장 손쉽게 빠지는 유혹이 바로 대리모가 되는 것이라고 한다. 저개발국의 가난한 여성들이 자신의 신체 장기인 자궁을 대여하여 한 아이를 품어주는 대가로 받는 돈이면 나머지 식구들의 일 년 치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가난한 저개발국 여성이 겪게 되는 신체적, 정신적, 정서적 박탈감과 고통에 대해서는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 이런 경우에 여성은 돈을 벌어 자신들의 가족을 부양할 수 있고, 자궁을 대여한 부유한 동성커플들은 원하는 아이를 쉽게 얻을 수 있으니 서로 윈윈(Win-Win)이라고 해야 하는가?

한 부유한 동성커플이 자기들이 원하는 스펙의 아이를 얻기 위해서는 성인들의 장기의 일부인 정자, 난자, 그리고 자궁을 판매할 사람들이 필요하다. 이는 인간 상품화의 극치라고 말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불법적인 장기거래에 대해서는 인간의 장기를 상품처럼 거래한다며 혐오감을 드러내고 강력히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똑같이 신체의 일부인 자궁이나 정자/난자의 판매 행위에 대해서는 왜 그렇게 관대한 시선으로 보아주는지 모르겠다.

마치 아이를 원하는 동성커플의 마음을 온 사회가 이해해 주고 받아들여 주는 것이 깨어있고 관용적인 현대시민의 덕목인 듯 여겨지며, 이 일이 도덕적으로 올바르고 선한 일인지에 대한 판단에 대해서는 침묵을 강요당하고 있는 것 같다. 동성커플에게도 아이가 있는 완벽한 가정을 가질 권리가 있고 그들의 권리는 결코 차별당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단 아이가 태어나 동성결혼 가정안에서 자랄 때도 문제가 발생한다.

동성결혼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부모의 생물학적인 성별은 아이에게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아이를 사랑하기만 하면, 아이에게 헌신적이기만 하면 충분하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이는 해외로 입양된 고아들의 사례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많은 해외 입양 고아들이 현지의 사랑많고 헌신적인 양부모 밑에서 잘 성장하고 사회적으로도 성공을 거두었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뿌리와 정체성을 알기 위해 친부모를 찾으러 한국에 오는 사례를 종종 볼 수 있다.

자신의 친부모에 대해 궁금해하고 친부모를 만나고 싶은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그러나 생물학적 정체성에 대해 알고 싶은 인간의 본능적인 물음에 대한 답이 없기 때문에 정자나 난자 기증으로 수정된 많은 자녀들은 오랫동안 생물학적 부모를 찾아 헤매고 또한 정체성의 혼란으로 인해 고통스러워한다고 한다.

더구나 익명의 정자 판매자로부터 태어난 아이들은 이 정자가 여러 사람에게 나누어졌다는 것을 알고 전 세계 어디에 퍼져 살고 있을지도 모를 자신의 형제자매들에 대해서도 몹시 궁금해 하며 혹시나 자신이 알지도 못한 채 서로 지나쳐 버렸거나 근친상간의 관계에 들어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불안해한다고 한다.

또한 동성커플의 아이들은 살아가면서 반드시 필요한 남녀의 성역할 모델 중 하나를 상실한 채로 자라게 된다. 건강한 사회인으로 자라기 위해서는 가정 안에서부터 인구의 절반인 남자와 여자에 대해 알고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데 게이나 레즈비언 커플, 그리고 다자성관계를 하는 복잡한 가정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서로를 어떻게 보완하고, 헌신하며, 도울 수 있는지 배울 기회가 없다.

아이들은 유엔 아동인권협약에 말하는 것처럼 자신의 생물학적인 엄마와 아빠를 알고, 자신의 정체성을 보존하며, 그들의 사랑과 보살핌을 받을 천부인권이 있다. 이런 천부인권을 부정하는 것이 바로 동성결혼이고 동성결혼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차별금지법이다.

동성결혼은 단지 두 사람의 애정문제가 아니다. 많은 동성커플이 법적으로 결혼을 인정받으면 그다음은 자녀의 문제로 관심을 돌리게 된다. 그래서 아이를 가지려고 많은 돈을 들여 갖가지 방법을 동원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아이를 갖고 싶다는 동성애자들의 욕심 때문에 아이에게 일평생 채울 수 없는 존재론적인 결핍감을 안겨주고는 그저 우리는 너를 원했고, 너를 사랑했다는 말로 모든 것을 보상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도 이기적이고 무책임한 자기 합리화가 아닐 수 없다.

이 모든 불행은 성별과 성적지향의 자기결정권을 인정한 차별금지법으로부터 시작된다. 한 남자와 한 여자의 결합인 전통적인 결혼제도를 파괴하고 다양한 방식의 성관계를 소위 '정상 결혼'으로 인정하면서 나타나는 사회적 혼란과 고통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차별금지법의 함의를 논의하는 가운데서는 아무도 아이들이나 출산과 관련한 여성의 인권에는 관심을 갖지 않는다.

우리 헌법 제36조 1항은 혼인과 가족생활은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 성립되고 유지되어야 하며 국가는 이를 보장한다고 되어있다. 이것은 단순히 오랫동안 그래 왔기 때문에 관습적으로 기술한 것이 아니다. 이것은 한 사회를 가장 건강하고 견고하게 붙들어 준 가족제도에 대해 인류의 역사 속에서 얻어진 지혜의 산물이다. 이러한 지혜를 하루아침에 폐기 처분하고자 하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과연 사회적 진보라고 해야 하는가 아니면 사회적 자살이라고 해야 하는가?

<위 내용은 서정숙 국회의원 주최, 한국교회반동성애교단연합, 샬롬나비 주관으로 열린 '동성애에 대한 법률적 고찰과 비판'에서 발제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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