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음악 이야기] 프렌시스 치셤과 찬송가 ‘거룩 거룩 거룩’

오피니언·칼럼
윤임상 교수(월드미션대학교)
월드미션대학교 윤임상 교수

영국의 의사이자 소설가인 A.J. 크로닌(Archibald Joseph Cronin 1896~1981)이 쓴 '천국의 열쇠'(The Keys of the Kingdom)에 나오는 프렌시스 치셤 (Father Francis Chisholm)에 대한 이야기는 기독교인들 뿐 아니라 다른 종교를 가진 모든 사람들에 큰 도전을 주고 있습니다.

35년간 중국선교사로 지내며 진정한 인간애를 갖고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며, 섬김의 삶을 살았던 그의 생애를 통해 하나님의 부르심에 대한 소명, 천국을 소유한 사람들의 삶, 그리고 그들이 드려야 할 찬양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프렌시스가 신학생 시절 그를 깊이 이해해 주던 마그냅 주교는 그에게 중국 선교의 길을 제안합니다. 그러자 그는 갑자기 주위의 벽이 한꺼번에 무너져 내리 것 같은 절망감, 그리고 고국을 떠나 미지의 세계로 가야 하는 두려움이 엄습했다고 고백합니다.

하지만 프렌시스는 그 일에 순종해 선교의 길을 떠납니다. 중국 천진에서도 1천 마일이나 떨어진 벽지에서 이국 땅의 온갖 장벽들을 극복해가며 그는 뜨거운 헌신을 통해 성당과 진료소와 교육 시설들을 마련하고 그곳에 작은 천국을 일궈갔습니다.

이 과정 속에서 그가 겪는 많은 어려움들 중 베로니카 수녀와 겪게 되는 인간적 갈등과 그 과정을 인내로 기다리는 프렌시스의 영성의 삶은 크게 교훈으로 도전을 주게 됩니다. 그곳에 부임한 원장 수녀 베로니카는 매우 품격 있고 유능한 사람이었으나 프렌시스 신부의 특유한 인품을 이해하지 못하여 많은 갈등을 겪게 됩니다.

당시 흑사병이 그 일대를 휩쓸게 되자 프렌시스는 가히 초인적인 헌신으로 전염병에 맞서 그 지역을 지켜냅니다. 베로니카 수녀 역시 진료 사업에 혼신을 다했습니다. 그때 프렌시스는 그의 요청을 받고 온 진실한 벗, 의사 윌리 탈록이 흑사병에 감염되어 숨을 거두는 슬픔을 겪게 됩니다.

이런 역경 속에서도 그를 무겁게 하는 것은 베로니카 수녀의 냉담함을 지켜보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눈이 녹고 엄청난 비가 계속되더니 성당 건물이 송두리째 무너져 내리게 됩니다. 형언하기 어려운 허탈감에 빠져 있을 때 하필 해외 선교 현황을 둘러보겠다며 본국 교구로부터 안셀모 밀리가 그곳에 오게 됩니다.

안셀모는 프렌시스의 오랜 친구 신부로서 외모와 말솜씨, 삶에 대한 요령이 뛰어나 윗사람의 신임을 독차지하여 출세의 가도를 달렸던 신부였습니다. 반면 프렌시스는 완고하리만큼 양심적인 성격 때문에 본국에서도 항상 한직에 머물러야 하는 좌절을 맛보아야만 했습니다.

안셀모 신부는 이곳에 와서 어려운 사정을 이해하려 하기보다는 친구인 프렌시스에게 조롱에 가까운 충고와 보기 민망할 정도의 자기과시만을 남기고는 그곳을 떠납니다. 안셀모 신부가 떠난 후 프렌시스는 참았던 분노의 감정 등이 엄습해오자 무너진 성당의 잔해 위에 말없이 주저앉았습니다. 그때 베로니카 수녀가 그의 앞에 다가와 자기의 오만과 고집 때문에 신부님을 인정하지 않았던 잘못을 고백합니다.

"신부님의 구두 끈 조차도 만질 자격이 없는 속된 인간으로부터 신부님이 받은 멸시와 굴욕에는 저 자신에게도 참기 어려운 고통이었습니다. 저를 용서해 주세요" 그녀가 무릎을 꿇고 흐느껴 용서를 구하게 되는 내용은 프렌시스가 주위의 오해와 멸시 속에서도 강직한 성격과 성실함으로 자신의 삶을 바치는 하나의 단편적 모습이 되며 큰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이 책의 저자 크로닌은 선교사 프렌시스 치섬이란 인물을 통해 그가 펼쳤던 사역이 복음으로 인한 변질되지 않은 일관성과 그것을 통해 그리스도의 무조건 적인 사랑을 표현하는 것을 조명하였습니다.

'이런 원동력이 무엇으로부터 나온 것일까?' 생각하며 필자는 프렌시스의 소명의 부르심에 응답에 이사야 선지자가 예언자의 부르심을 받는 장면 속에 나타난 찬양을 연결해 보았습니다. 예언자의 길로 들어서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된 이 이사야의 환상 가운데 본 하나님을 모셔 선 스랍천사들이 드리는 찬양, 여기에 우리가 기억해야 할 일들이 있습니다.

사6:3서로 불러 이르되 거룩하다 거룩하다 거룩하다 만군의 여호와여 그의 영광이 온땅에 충만하도다 하더라 .

하나님의 속성 가운데 '거룩함'이 가장 본질적이란 사실입니다. 그리고 삼위 하나님을 칭송하고 높이는 찬양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 입니다.

우리의 찬송가운데 이와 같이 삼위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드러내는 대표적인 찬송이 찬송가 "거룩, 거룩 거룩"입니다.

이 찬송가의 텍스트를 쓴 레지날드 히버 Reginald Heber (1783-1826)는 영국 성공회 주교이자, 문필가, 찬송작가였습니다 . 특히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시인으로 큰 명성을 얻었습니다. 그가 초기 목회사역을 영국의 시골 마을 슈롭서 호드넷에서 (Hodnet, Shropshire, England) 하고 있을 1807- 1823 사이에 쓴 것입니다.

이사야 6장3절의 내용을 중심으로, 그리고 미사통상문 Sanctus 을 참고로 해서 가사를 만들게 된 것입니다. 이 가사를 가지고 영국의 찬송작곡가 인 존 바커스 다이크스 (John Bacchus Dykes 1823-1876) 가 1861년 Hymns Ancient and Modern의 초판을 위해 작곡해서 회중들에게 불려지기 시작 했습니다.

선교사로 소명을 받고 순종하는 프렌시스 치셤을 통해 천국의 열쇠를 가진 자의 자격을 배우게 됩니다. 삼위일체 교리, 그리고 복음으로 인해 흔들림 없는 신앙을 갖고 인종, 국가, 종교, 종파를 초월한 인간에 대한 깊은 사랑을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실천했던 그 위대함이 바로 천국을 소유할 자격이 있는 자 입니다.

이사야 선지자의 예언자로서의 소명을 받는 가운데 나타난 천상의 찬양을 통해 우리가 어떠한 찬양을 드려야 할지 교훈을 받게 됩니다. 피조물인 우리가 하나님의 영광을 예배하며 찬양할 때 거룩(Holy)을 예배하고 찬양해야 합니다.

세 번에 걸쳐 거룩을 외치는 모습 속에 삼위일체 하나님께 대한 각각의 경배와 그것을 통해 삼위일체에 대한 확고한 교리를 기억하고 매 순간 예배하고 찬양해야 합니다. 오늘날 우리의 찬양가운데 이러한 찬양이 더 많이 작곡되고 또 불려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윤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