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은 우리 지켜주지 못해… 우린 하나님만 믿는다”

한국 VOM이 북한 한 노동자로부터 받은 서신을 공개했다. ©한국 VOM 제공

한국 VOM(한국 순교자의 소리, 대표 현숙 폴리)는 “코로나로 인해 해외 근무지에 갇히게 된 북한 노동자들은 하나님과 북한 정부 중 누구를 믿을 것인지 선택해야 했다”며 현숙 폴리(Hyun Sook Foley)대표는 “이 선택에서 하나님이 이겼다”고 말했다고 18일 밝혔다.

한국 VOM은 “전 세계 핍박받는 기독교인을 섬기는 비영리단체 순교자의 소리는 이번 주,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해외에서 일하며 순교자의 소리에서 배포한 오디오 성경을 받은 북한 노동자들이 보내 온 편지 몇 통을 공개했다”며 그 일부 내용을 소개했다.

현숙 폴리 대표에 따르면, 이 다섯 통의 편지는 북한의 해외 노동자들이 팬데믹 기간 동안 북한 정부와 외국 현지 당국으로부터 지원을 받지 못한 것에 환멸을 느낀 뒤에 하나님을 간절히 찾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줬다고 한다.

현숙 폴리 대표는 말한다. “지난 몇 개월 동안, 다양한 지역의 북한 노동자들에게 편지를 받았지만 내용은 다 비슷했습니다. 해외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은 동료 북한 노동자들이 코로나와 유사한 증상에 감염된 것을 보았지만, 북한 정부에서 파견된 감시원들은 증상이 있는 사람들을 병원에 데려가지도 않았고 치료비를 내주지도 않았습니다. 오히려 병원 치료를 받고 싶으면 각자 자비로 해결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우리에게 편지를 보낸 북한 노동자들은 북한에 있는 가족을 위해 힘들게 번 얼마되지 않는 돈을 병원비로 쓰느니 차라리 죽는 게 더 낫다는 뜻을 비쳤습니다. 마침내 북한 노동자들은 우리 순교자의 소리 사역팀이 전해 준 오디오 성경을 듣고 알게 된 하나님을 믿기로 결단했습니다. 그분들은 우리가 오디오 성경과 함께 제공한 의약품과 기타 물품들을 하나님의 선물로 받았습니다.”

그녀에 따르면, 어떤 북한 노동자는 “김정은은 우리를 지켜주지 못해요. 우린 하나님만 믿습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현숙 폴리 대표는 한 노동자가 보내 온 편지를 길게 인용하면서 팬데믹 기간에 북한의 해외 노동자들의 상황이 어땠는지 설명했다. (편지의 내용 중 보안상 공개할 수 없는 부분은 XX로 변경했다.)

“요즘 몇 달 동안 우리 단위에서 여성 동무 XX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단순한 코로나인 것 같은데 모두 폐렴으로 전염되어 병원도 못 가보고 이국 땅에서 죽어갔습니다.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병원에 입원하려면 보험이 없이는 1년 번 돈이 다 들어가니까 차라리 죽는 게 나을지 모르겠습니다만 너무나 비참한 현실입니다. 그리고 아픈 사람들이 많지만 그냥 하나님께 맡기고 치료되기를 기도하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꽃다운 어린 나이에 숨져 간 XX명의 동무들을 위해 마음속으로 기도합니다. 그들이 천국에 가서 더 이상 고통 받는 일이 없도록 하나님께 의탁합니다.

병원도 변변한 것이 없지만 차라리 조선에 들어가서 의사에게 치료를 받게 해야 할 동무들도 여러 명이 없어서 그들을 위해 또 기도합니다. 그리고 아파서 치료받는 동무들에게 성경을 보면서 위로 받고 마음속으로 안정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몰래몰래 전달하고 있습니다. 고통을 이겨내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믿습니다. 사람이 죽어도 하나님을 모르고 죽는다는 게 얼마나 억울할지도 생각합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순교자의 소리가 북한 내부 주민과 해외 노동자뿐 아니라 중국에 인신매매로 팔려 온 북한 여성들에게 조선어로 된 오디오 성경과 인쇄된 성경을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경은 보통 마스크나 의약품, 위생용품 같은 물품과 함께 작은 선물 상자꾸러미에 담겨 수령자에게 개별적으로 배포된다. 이러한 성경 배포는 북한에 있는 지하교인에 의해서 진행되기도 하고, 한국 순교자의 소리와 연결된 외국에 나와 있는 북한사람들에 의해서 진행되기도 한다.

현숙 폴리 대표에 따르면, 성경 배포를 담당한 사역자들은 북한 노동자들 사이에 확진자가 나오는 것을 보고 크게 우려하여, 북한 노동자들을 돕기 위해 현지 의사들을 데려오고 추가 의약품을 들여오는 위험을 감수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순교자의 소리의 도움을 받은 북한 노동자 한 명이 다음과 같이 상황을 전했다고 말하며 편지 한 장을 인용했다. “XX에서 좋은 병원의 치료를 받았으면 좋겠지만 XX은 돈이 많이 들기 때문에 제대로 치료를 해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동무들이 더는 아프지 않게 해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합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입니다. 다행히도 순교자의 소리 현지 사역자가 의사와 약을 가져다 주어서 많이 회복이 되었고 이 모든 것도 하나님의 뜻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하나님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현숙 폴리 대표는 북한 정부의 코로나 봉쇄로 북한의 많은 해외 노동자들의 귀국 길이 막혔지만, 해외에 체류하는 기간이 길어져 북한 내부에서 구할 수 없는 자료를 접할 수 있는 기회와 시간이 늘어났다고 설명하면서 북한 노동자 한 사람의 편지를 인용한다. “XX의 휴일은 매우 길지만 우리는 공장을 떠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알고 보니, 그것은 하나님에 대해 깊이 알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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