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기도]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오피니언·칼럼
연요한 목사

사랑의 하나님!

바라는 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서 낙심할 때도 감사하게 하옵소서. 여전히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전쟁의 여파는 코로나로 생긴 후유증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물가상승을 비롯한 경제적인 어려움은 앞으로도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마음먹은 대로 일이 이루어져서 풍성한 성취감을 맛보며, 탄탄대로의 성공의 길을 달릴 때 감사한다고 생각합니다. 바라는 대로 이루어져서 성취감을 가질 때 하는 감사는 범사에 감사가 아닙니다. 가져가심도 감사, 내게 고난 주셔서 감사. 내게 주신 모든 것에 드리는 감사합니다. 주 뜻을 알게 하셨습니다. “존귀 영광 모든 권세 주님 홀로 받으소서. 이름 없이 빛도 없이 감사하며 섬기리다.”

제가 여기까지 온 것도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감사하기 위해서는 받지 못한 것에 대해서도 감사해야 하고, 심지어 거두어 가신 것에 대해서도 감사하게 하옵소서. 다니엘과 세 친구,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는 느부갓네살 왕궁에서 지냈습니다. 그런데 왕의 위협을 받게 됩니다. 자기가 섬기는 우상을 섬기지 않으면 풀무불에 던져 넣겠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단호히 대답합니다. 자기들이 풀무불에 던져지더라도 하나님께서 자기들을 건져내실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비록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우리는 임금님의 신들은 섬기지도 않고, 임금님이 세우신 금 신상에게 절을 하지도 않을 것입니다.”(단3:18) 하나님이 자기들을 건져주시지 않더라도 우상은 섬기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청교도들은 신앙의 자유를 찾아 신대륙을 밟았습니다. 첫해 겨울을 지나면서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이 추위와 굶주림과 병으로 죽었습니다. 청교도들의 처음 감사는 풍성한 수확과 함께 성공을 거두고 드린 감사가 아니었습니다. 불평이 쏟아질 어렵고 절박한 형편이 극심했지만, 그들은 감사를 드렸습니다. 모든 것이 만족해서 기쁨으로 드리는 감사이지만 다른 하나! 눈물밖에 없는 가운데 드리는 감사가 있습니다. 행복은 감사의 문으로 왔다가 원망의 문으로 나갑니다. 어렵고 힘든 중에 드리는 감사. 즐겁고 기쁠 때는 물론,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어렵고 힘들 때 더더욱 감사할 수 있게 하여 주옵소서.

사랑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찬송가 323장)

■ 연요한 목사는 숭실대와 숭의여대에서 교수, 교목실장으로 일했으며, 한국기독교대학 교목회 회장, 한국대학선교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저서로〈기도시집 香>,〈주를 대림하는 영성>, 〈성서다시보기>(공저) 등이 있다.

#연요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