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학교 자율성 위기… 자녀들 위해 울며 기도하자”

교회일반
교회
노형구 기자
hgroh@cdaily.co.kr
사학법인미션네트워크, ‘한국교회 어머니 기도회’ 개최
 기도회가 진행되고 있다. ©노형구 기자

사학법인미션네트워크(이사장 이재훈 목사)가 ‘너희와 너희 자녀를 위하여 울라!’라는 주제로 다음세대와 한국교회를 위한 ‘한국교회 어머니 기도회’를 20일 서울시 종로구 소재 영락교회(담임 김운성 목사)에서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1부 예배, 2부 세미나, 3부 기도회 순서로 진행됐다.

1부 예배에선 이재훈 목사(온누리교회, 사학법인미션네트워크 이사장)가 ‘너희 자녀를 위하여 울라’(누가복음 23장 27~31절)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이 목사는 “예수님은 나를 위하여 울지 말라고 하셨다. 예수님은 여인들의 눈물을 받으셨지만 예수님의 고난에 슬퍼하는데 그치지 말라고 하셨다. 이것은 울음의 이유를 바꾸라는 것”이라며 “즉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히셔야 했던 우리의 죄에 대한 회개의 눈물을 흘리라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현재 풍요함은 과거 선배들의 눈물, 특히 자녀를 위해 울던 어머니의 눈물 때문이었다. 새벽과 철야를 가리지 않고 모여 기도했던 어머니의 눈물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저출산과 낙태로 죽어가는 수많은 영혼들, 그리고 창조질서를 파괴하는 국회의 입법 움직임, 그리고 이를 당연히 여기는 풍조, 사회에서 기독교 진리를 증거했던 기독교 학교들이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세속화돼가고 있다”고 했다.

이 목사는 “요한계시록 9장에선 죽고 싶어도 죽을 수 없는 심판인 지옥이 나온다. 예수님은 지옥으로 달려가는 미래의 세상 사람을 향해서도 슬피 우셨다. 역사의 심판 앞에 구원받지 못하는 수많은 영혼들의 구원을 위해 오늘 기도하자”며 “또 한국교회가 기독교학교를 살리기 위해 기도하자. 개교회만의 부흥이 아니라 모든 기독교학교의 부흥을 놓고 기도할 때 한국교회를 하나님이 다시 살리실 것”이라고 했다.

이재훈 목사 ©노형구 기자
김종준 목사 ©노형구 기자

김종준 목사(꽃동산교회, 예장 합동 증경총회장)는 격려사에서 “음란문화, 차별금지법안, 학생인권조례 등의 배후엔 사탄의 전략이 있다. 사탄 마귀는 과학이나 인간의 능력으로 도저히 막을 수 없다. 마가복음 9장에 나온 것처럼 사탄마귀를 물리칠 유일한 방법은 기도”라며 “이처럼 다음세대를 위한 어머니 기도회가 열린 것은 매우 뜻 깊다. 오늘 기도회가 불씨가 돼서 전국으로 번져 청소년들을 병들게 하는 악법을 불태워 버리길 바란다”고 했다.

신평식 목사(한국교회총연합회 사무총장)는 “우리가 기도하고 옳은 길이라면 길을 열어주시고 그른 길이라면 다른 길을 열어주실 것이다. 일각에선 ‘너희들 사학재단 등 재산을 지키기 위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지만, 아니다. 우리의 기도는 우리 자녀들이 기독교학교를 통해서 십자가의 도를 믿어 생명을 얻는 하나님의 백성이 되기 위함”이라며 “세상의 논리는 자신의 죄인 됨을 모르며 상대방을 이기는 게 정의다. 그래서 이들에겐 십자가의 도는 어리석은 것이다. 용서, 화해, 더불어 삶이 없다. 서로 경쟁하며 싸우는 게 판친다. 우리 자녀들이 십자가의 도를 믿고 열매를 맺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려면 기독교학교를 사수해야 한다”고 했다.

김순미 장로(영락교회 장로, 예장 통합 전 부총회장)는 “기독교학교는 근대 학교교육의 기틀이자 국가발전의 화수분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전방위적 위기로 사학의 존립이 법과 제도적 위기에 놓였다. 수많은 교회학교들이 없어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 자녀들은 공교육에서 반기독교적 교육을 받고 있으며, 기독교학교의 자율성, 가령 크리스천 교사를 뽑는 것도 어려워졌다”며 “우리 기독학부모들이 일어나 하나님이 주신 강력한 무기인 기도에 힘쓰자. 기독교학교의 예배와 신앙교육이 맘껏 이뤄질 수 있도록 열심히 기도하자. 오는 6월 1일 교육감 선거에서 우리 자녀들을 위해 투표를 잘 하자”고 했다.

이어진 2부 세미나에서 정길진 목사(우리성문교회 원로, 학교법인 진선학원 이사장)는 격려사를 통해 “중학교 2학년 시간 한 국어선생은 장애인 학생에게 ‘내가 다시 태어난다면’이라는 주제로 글을 쓰라고 숙제를 내줬다. 국어선생의 예상과 달리 그는 ‘세상이 내게 따뜻하게 대해줘서 감사한다’며 어머니의 어머니로 태어나서 그 감사를 세상에 흘려 보내겠다고 했다”며 “가혹한 정의보다 계산 없는 자비가 세상을 따뜻하게 한다. 타인을 가엽게 여기는 마음, 곧 어머니의 마음이다. 이는 인간을 창조하신 하나님에게서 온 마음이다. 성경에 하나님은 자비롭고 은혜로우시며 노하길 더디 하신다고 나왔다. 진정한 행복과 만족을 위해 자비의 DNA가 살아 넘치게 해야 한다”고 했다.

(왼쪽부터) 변창배 목사, 함승수 교수, 이종철 박사 ©노형구 기자

이어진 발제에서 변창배 목사(예장 통합 전 사무총장, CTS 부사장)는 “830여 만 명의 다음세대가 대학교를 포함해 1만 2천여 개 학교에 다닌다. 지난 회기 국회에서 발의된 교육법 개정안 45개 가운데 사립학교 개정과 관련한 법안이 60% 이상이었다. 기조는 50년 이상 된 평준화 정책에 기인했다”며 “이는 빵집에서 여러 가지 종류의 빵 가운데 특정 빵만 먹으라고 강요하는 것과 같다. 사립학교도 그런 처지다. 학교를 선택할 학생의 권리도 평준화라는 이름으로 분쇄되고 있다”고 했다.

변 목사는 “우리 다음세대들이 학교에서 예배드리고 성경을 읽으며 기도하는 환경 속에서 공부할 기회를 박탈당할 위기에 놓여 있다. 지금 우리 어머니들이 기도해서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자”고 했다.

이어 함승수 교수(사학법인미션네트워크 사무총장)는 “다음세대들은 학교에서 배운 것을 진리로 여긴다. 그러나 만일 학교와 교회에서 배우는 내용이 충돌될 때는 어떻게 되는가. 학자들은 교육이 정치적 투쟁의 장이라고 한다. 어느 교육을 받았는지에 따라 다음세대의 가치관이 변화하며 사회도 이에 따라 변한다”고 했다.

기도회가 진행되고 있다. ©노형구 기자

함 교수는 “실제 연구결과 다음세대들이 교회를 떠나는 이유로 교회의 내적 요인보다 교회 외적인 원인이 컸다. 즉 공교육에서 배운 내용으로 교회를 떠났던 것”이라며 “철저히 세속적인 공교육은 우리 다음세대들이 기독교적 가치를 배울 기회를 박탈한다”고 했다.

그는 “7차 교육과정 이후 성경수업이 없어졌다. 그 이후 기독교학교들이 철저히 세속화되기 시작했다. 2006년 17대 국회에서 사립학교법이 통과된 후 사학의 권한이 매우 제약되기 시작했다. 이후 21대 국회에서 사립학교의 교원임용권을 제한한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기독교학교의 교원임용권 상당부분을 시도교육감에게 위탁하게 됐다”며 “지금까지 우리는 반대 중심의 수세적 대응을 잘해왔다. 그러나 변화를 이끌어낼 운동은 부족했다. 때문에 이제 한국교회 유권자 운동을 펼치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육감의 예산은 약 83조원으로, 교육부 장관의 약 76조보다 많다. 교육감의 성향에 따라 교육 과정이 달라지고 있다. 762명 한국교회 유권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교육감의 인사 권한을 알지 못한다는 응답이 73% 정도였다. 한국교회 성도들은 교육감의 전반적 권한에 대해 대체로 모른다는 응답이 많았다. 특히 45% 정도는 교육감 선거에 참여해오지 않았다고 답했다”고 했다.

아울러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한국교회 성도들은 후보자의 정책이 중요하다는 응답이 약 72%에 달했다. 그리고 교육감 선거에 영향을 주는 요인도 교육적 신념이 약 82.8%, 종교적 신념도 약 68%에 달했다. 그러면서 ‘교육감 선거가 기독교인에게 왜 중요한지’ 물었을 때 응답자의 약 78%는 기독교적 가치관 교육을 위해서라고 답했다”며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한국교회의 유권자 운동은 공교육과 교회 간 가치관의 충돌을 해결하고 변화시킬 초석을 놓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기도회에서 어머니들이 기도하고 있다.©노형구 기자

이종철 박사(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는 현재 사학법인미션네트워크의 17개 시·도 교육감 후보를 상대로 정책질의에 대한 진행 사항을 보고했다. 그는 “각 17개 시·도 교육감 후보에게 사립학교의 교원 임용권 개선, 종교와 종교교육의 자유, 사교육 팽창 방지 등에 대한 질문을 묻고 이에 대한 답변 회신을 지난 19일까지 수합했다”며 “현재까지 답변 상황을 보고하자면, 특히 서울시 교육감 후보 중 조희연 현직 교육감은 답변하지 않았다. 반면 조전혁·조영달·박선영 후보는 우리 측에 답변을 보내왔다. 다음 주 월요일(23일)까지 답변을 기다린 뒤 26일 후보들의 답변에 대한 평가를 한국교회와 기독언론에 게시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3부에선 참석자들이 합심하여 기도했다. 김충렬 교목·백순실 총무(기독교한국침례회)가 ‘회개의 기도 : 교육 회복을 위한 참회의 기도’, 김종화 교목·서정숙 회장(기독교대한감리회)가 ‘간구의 기도 : 공교육과 교육감선거를 위한 기도’, 전병호 교목, 윤효심 총무(대한예수교장로회)가 ‘소망의 기도 : 한국교회와 다음세대를 위한 기도’를 인도한 뒤 김운성 목사(영락교회, 학교법인 영락학원, 대광학원 이사장)가 마무리 기도를 했다.

기도회에서 어머니들이 기도하고 있다. ©노형구 기자

#기독교사학 #사학법인미션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