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 치유와 재발 방지에 중요한 것은 다름 아닌 ‘영성’”

“중독을 컨트롤하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영성이 필요하다는 것은 많은 연구 과정에서 밝혀졌습니다. 중독 치유를 위해 중요한 것은 하나님을 바라보고, 하나님의 사랑에 전적으로 매달리는 것입니다.”

지난 30일 서울 중랑구 상봉동 은혜제일교회(최원호 목사)에서 열린 ‘행복한 우리동네 BOOK 콘서트’에 초청된 전 보건복지부 장관 김성이 박사는 “중독에서 중요한 것은 (중독을 벗어나기 위한) 기술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정말 힘이 없구나’, ‘하나님만이 나를 확실히 통제해줄 수 있겠구나’라는 믿음과 느낌이 오는 것이며, 그때 치유가 시작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성이 박사가 특강을 전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행복한 우리동네 BOOK 콘서트’는 은혜제일교회가 추진하는 ‘행복한 가정, 행복한 교회’ 만들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매월 다양한 분야의 저자를 초청해 진행하고 있다. 지난 3월에 이어 두 번째 열린 이날 행사에는 김성이 박사가 ‘청소년 중독, 어떻게?’를 주제로 특강을 전했다.

김성이 박사(이화여대 명예교수)는 서울대를 졸업한 후 미국 유타주립대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보건복지부 장관을 역임한 중독 예방 및 치유, 사회 복지 분야 권위자다. 한국청소년학회 회장, 한국사회복지학회 회장, 한국복지문화학회 회장, 한국사회복지교육협의회 회장, 한국사회복지사협회 회장,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위원장, 한국청소년연맹 부총재, 자광재단 이사장, 한국관광대학교 총장 등을 역임했다. 1년 반 전에는 국제독립교회연합(WAIC)에서 목사 안수를 받고 WAIC 인준 웨크사이버신학대 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약물중독총론’, ‘중독치유복지’ 등 19권이 있다.

김성이 박사는 강의에 앞서, 넷플릭스에서 세계적 인기를 끈 웹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기독교인이자 중독 전문가로서 직접 해석한 영상을 보여주며 “영화에서 보여주는 중독자들의 문제, 그 중독의 고리를 과연 기독교가 끊을 수 있는가 생각해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독자들을) 의료, 사회, 심리적 치료방법 등을 묶어서 함께 치료하기도 하는데, 이를 다 마쳐도 재발이라는 무서운 후유증을 가지고 있다”며 “가장 본질적 치유방법은 생명의 존엄성을 깨닫고, ‘나는 무력하고 오직 하나님의 구원만이 희망’이라는 영적 각성”이라고 말했다.

 

김성이 박사가 ‘청소년 중독, 어떻게?’를 주제로 특강을 전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김 박사는 오늘날 ‘중독’과 관련한 말이 사회에 번지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많은 사람이 게임중독과 관련한 ‘오징어 게임’을 공감하면서 보고, 마약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마약김밥도 있다”며 “그 정도로 중독과 약물에 대해 소홀하게 생각하고, 이를 받아들이고 점점 확산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합법적 도박인 스포츠토토(체육진흥투표권), 경마, 복권, 경륜, 카지노(강원랜드) 등이 있는데, 정부가 허용한 공간에서 하면 합법이고 개인이 하면 경찰이 잡아가는 ‘내로남불’이 안 되기 위해서는 예방과 치유 프로그램이라는 최소한의 장치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박사는 “이러한 중독성이 있는 것을 합법화하는 변명은 이 세상에는 상수도와 하수도가 있고 맑은 물이 들어오기도 하지만, 일종의 사회의 하수도가 필요하다는 하수도 논리에 의한 것”이라며 “하지만 예방·치유 프로그램도 제 역할을 안 해서 중독자들을 많이 양산하고 있고, 사회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알렸다.

김 박사는 중독의 기준은 ‘컨트롤 여부’라며 “사람들은 자기가 스스로 컨트롤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인본주의와 물질주의가 발달한 요즘 사회에서는 사람이 최고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람이 먼저라는 구호가 무서운 것은 자칫 사람이 신을 만들었다는 논리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사람은 전능하지 않은데, 사람이 사회 전체를 지배하는 것이 되면 안 된다. 하나님이 먼저, 신이 먼저라는 개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 사회에 중독이 많은 것도 하나님이 먼저가 아니라, 사람이 먼저라는 사상에 철저하게 세뇌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문혜민 대표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북콘서트에서 질의 응답이 진행되고 있다. ©이지희 기자

김성이 박사는 또한 청소년 문제를 다룰 때 숫자와 통계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의 고통을 우리 자신의 고통으로 받아들이고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박사는 “2001년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아동·청소년 성착취 근절 세계대회에서는 앞으로 청소년을 이야기할 때 통계 발표를 하지 말고, 청소년들이 받은 고통과 성착취 예방, 치유에 초점을 맞추자고 이야기했다”며 “우리 사회가 물질 사회가 됐을 뿐 아니라 숫자와 통계에 매달리는 모습이 있는데, 우리는 숫자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이날 중독 재발 방지를 위해 ‘영성’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이는 과거 연구 자료들에서도 나타날 뿐 아니라 직접 청소년 중독자들을 치료하면서도 같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보호관찰소의 학생들을 치료하다 3% 부족한 것을 느꼈는데, 그것이 영성이라는 문제를 발견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중독 치유를 위한 익명의 모임 등에서 활용하는 12단계 프로그램도 마찬가지로 영적인 관점과 영성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성이 박사는 “중독 치유를 위해 우리의 힘이 없음을 인정하고, 하나님만을 바라보며 하나님의 사랑에 전적으로 매달려야 한다”며 “또 재발이 일어나지 않도록 치유공동체 생활을 통해 서로 기도하고 힘주고, 다른 사람을 치유하면서 동시에 자신도 치유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원호 박사가 질의 응답에 참여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이후 질의 응답 시간에 ‘청소년, 청년들이 게임, 유튜브, 메타버스 등과 관련한 직업을 찾기도 하고, 또래와 소통을 위해 익혀야 될 관습으로 이러한 것에 접근할 경우 중독과 라이크의 구분을 어떻게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김 박사는 “현대사회에서 게임산업도 산업임이 틀림없지만, 아이들에게 호기심을 갖게 하는 중독 장치만 하고 방치하면 안 된다. 예방과 치유 장치는 항상 함께 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게임을 하더라도 나름대로 기준을 만들고, 가족도 상의하여 관심을 가지며, 사회에서도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부모가 사랑으로 지켜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참석자는 게임 중독자의 가족으로서 깊은 절망과 무기력을 호소하며 “교회가 중독자 가족들의 마음속에도 들어가 아픔을 공유해주어야 한다”고 말했고, 김성이 박사는 이에 수긍하면서 “‘이 땅에 구원이 있는가’ 질문해오는 이들에게, 교회가 따뜻한 교회인가를 냉정하게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과거 중독문제 치유 사업을 위한 예산을 마련하기 위해 애쓸 때, 마지막 순간에 하나님의 도움으로 불과 몇 시간 간격으로 법사위와 국회 본회의에서 법 개정안이 통과되며 ‘하나님이 역사하신다’는 은혜를 받은 경험도 전했다.

김석필 군(상봉중 3)이 축시를 낭송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심리학자이자 상담심리전문가로, 국제청소년문화교류협회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최원호 목사는 “중독자 가정의 절박하고 답이 없는 상황이 너무도 가슴 아프고 안타깝다”며 “교인들 속에도 중독자가 많은데, 중독이라는 연결고리를 끊을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의 영역이 개입하지 않고는 한계점이 있다. 또 불이 났을 때 초기 진화가 중요한 것처럼 중독도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북콘서트는 ART.P 예술심리연구소 문혜민 대표의 사회로 1부는 상봉중학교 3학년 김석필 군의 축시 낭송, 전 SBS 아나운서 윤지영 박사의 축가로 진행됐다. 김 군은 풍부한 감성과 신앙을 담은 시 4편을 차분하게 낭독하여 많은 박수를 받았다. 윤지영 박사도 청아한 목소리로 찬양 두 곡을 완벽히 소화해내며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전 SBS 아나운서 윤지영 박사가 축가를 부르고 있다. ©이지희 기자

은혜제일교회 ‘행복한 우리동네 BOOK 콘서트’는 오는 5월 28일 오후 2시에 목회자이자 명강사, 베스트셀러 시인인 용혜원 시인의 특강으로 진행된다. 6월 25일 오후 2시에는 거리 찬양 사역자 임선주 집사 초청 찬양콘서트로 진행된다.(사전 예약 및 청소년 상담 문의 02-433-0697, edu1000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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