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과학에서 밝혀진 지식과 원리, 목회 현장에서도 적용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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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상담개발원 원장 손매남 박사 인터뷰

신간 ‘신경 목회학’ 출간, 신경 목회학은 당연한 시대적 부름
3월 25일 ‘중년기의 뇌 건강과 정신건강’ 세미나 유튜브 진행

2019년 경기대학교에서 진행된 정신장애의 뇌 치유상담 세미나 모습 ©한국상담개발원

뇌과학은 지난 30여 년간 과학, 의학뿐 아니라 산업, 교육, 문화 등 다양한 학문 분야에 응용되면서 유망한 학문으로 급부상했다. 뇌과학은 인간 뇌의 구조와 기능 등 신비를 밝혀내 인간의 물리적, 정신적 기능성의 전반을 탐구하고 활용하는 학문으로, 여러 학제와의 융합이 필수로 여겨진다. 이런 가운데 뇌과학에서 밝혀진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목회 현장에 활용하는 시도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한국상담개발원 원장이자 미국 코헨대학교 국제총장인 손매남 박사는 최근 ‘신경 목회학’(Neuroministry)을 발간했다. 지난 11일 서울 관악구 한국상담개발원 사무실에서 만난 손 박사는 “뇌과학은 기독교 상담학, 교육학에서도 이미 다뤄지고 있는 융합학문으로, 이제 목회학도 뇌과학과 융합한 신경 목회학을 발전시키는 것은 당연한 시대적 부름에 호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매남 박사는 “뇌과학에서 밝혀진 진리와 지식을 알면 성경을 바르게 해석하고, 인간을 바르게 이해하며, 목회를 바르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상고 기자

손매남 박사는 건국대 수의학과를 졸업하고, 고려신학대학원 목회학 석사(M. Div.), 미국 이반젤 크리스찬대학교 철학 박사(Ph. D. 성경적 치유상담 전공), 코헨대학교 대학원 보건학 박사(Ph. D. 뇌과학 전공) 과정을 마쳤다. 정신 치유 상담 전문가이자 상담학 교수로서 실제 불안장애, 인격장애, 우울증, 청소년 문제, 중독 치유 상담을 해왔을 뿐 아니라 한국상담개발원, 경기대 뇌심리상담연구원을 통해 1만여 명의 심리상담사, 뇌치유상담전문가, 상담목사, 에니어그램 강사 등을 배출했다. 1천여 회가 넘는 세미나를 진행하고, 17년간 극동방송 뇌치유상담 칼럼 연재를 비롯하여 다양한 방송 출연과 칼럼 게재를 통해 한국교회 치유상담 문화를 크게 발전시켰다.

현재는 한국상담개발원 원장 외에도 경기대 뇌심리상담전문연구원 원장, 코헨대 상담대학원 원장 및 국제 총장, 국제뇌치유상담학회 회장, 한국에니어그램상담학회 회장, 제4차 산업 문화진흥원 원장을 맡고 있다. 뇌치유상담 관련 저서만 25권을 펴냈고, 칼럼집까지 총 45권을 출판했다. 다음은 손매남 박사와의 인터뷰 내용.

2015년 손매남 박사 성역30주년 감사예배와 치유상담사역 30주년 및 출판기념회 모습 ©한국상담개발원

ㅡ‘신경 목회학’은 무엇인가요.

“신경(neuro)과 목회(ministry)를 합쳐 제가 만든 단어로, 지금까지 뇌과학에서 밝혀진 지식과 정보를 성경과 융합하여 목회 현장에 바르게 활용하는 학문입니다. 하나님은 두 가지 방법을 통하여 계시하셨는데, 바로 특별계시와 일반계시입니다. 특별계시는 성경에 기록된 것으로, 하나님의 뜻을 알 수 있습니다. 오늘날 교회나 신학교는 이 특별계시에 초점을 두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일반계시는 자연계시라고도 부르는데 피조물들을 통해서도 하나님을 알도록 했습니다. 하나님은 피조 세계를 창조하신 후 이를 개발하고 연구하도록 하셨는데, 이것이 바로 문화명령(창 1:28~29)입니다. 문화(culture)는, ‘경작하다, 개간하다’(to till or cultivate)라는 라틴어 ‘콜로레’(colore)에서 온 말로, 땅을 개간하는 것뿐만 아니라 정신, 마음, 감정을 개발하는 의미도 지닙니다. 결국 문화는 인간의 모든 창조적 활동을 뜻하며, 포괄적으로는 인간의 정신세계까지 포함합니다. 신경목회학은 이처럼 인간과 관련된 과학적 정보나 발견된 진리인 일반계시를 통해 성경의 특별계시인 진리를 재조명하여 성경의 위대함을 깨닫고, 왜곡된 성경 해석을 바르게 하여 삶의 현장과 목회 현장에서 활용하도록 돕습니다.”

ㅡ뇌과학과 목회는 어떤 관련이 있습니까.

극동방송 뇌치유상담 칼럼 녹음 현장 ©한국상담개발원

“뇌는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 관여하고 있습니다. 뇌는 마음이나 정신의 기능뿐만 아니라 행동을 결정하는 기관입니다. 우리의 지·정·의는 물론, 기억하고 유대관계를 맺고 먹고, 보고, 자고, 듣는 것, 신앙생활을 하는 모든 것도 뇌의 기능입니다. 불안하고 우울하고 분노하는 것도 뇌의 기능입니다. 뇌과학은 뇌를 포함한 신경계를 연구하는 생물학의 한 분야로, 인간의 마음에 대한 인식을 바꾸었다는 점에서 특히 흥미롭습니다.

신경세포로 구성된 뇌는 기억, 생각, 감정, 언어, 감각의 중요한 기능을 합니다. 인간의 마음이나 정신, 정서, 행동을 결정하는 기능을 하는 기관이 뇌이기 때문에, 뇌과학은 인간의 문화적 활동의 기본이 되며, 여러 활동 영역에 깊게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래서 윤리학도 신경윤리학, 교육학도 신경교육학, 법학도 신경법학, 정신의학도 신경정신의학, 미학도 신경미학, 마케팅도 신경마케팅으로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것입니다.”

ㅡ뇌과학을 알면 목회에도 유익이 된다는 말씀이지요.

2016년 코헨대에서 국제 리더십 상 수상 모습 ©한국상담개발원

“네, 그동안 인간 뇌에 대해 연구가 불충분했다면, 지금은 뇌의 구조와 부위별 기능 등이 밝혀졌기 때문에 뇌를 모르고 인간을 다루는 것은 마치 맹인모상(盲人摸象, 장님이 코끼리 만지기)과 같습니다. 인간의 모든 활동의 뇌로 통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에 ‘신경 목회학’ 책도 펴낸 것입니다. 뇌과학에서 밝혀진 진리와 지식을 알면 성경 해석이 다시 열려서, 잘못 해석한 부분도 바르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뇌과학을 알면 인간을 바르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 설교에도 새롭게 적용할 수 있습니다.

‘목회’라고 하면 목회자분들만 배우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평신도들도 알아야 할 내용들입니다. 예를 들어 혈관이 이상하다면, 혈관을 공부하고 건강하게 만들려고 합니다. 기도하는 것은 기본 원리이지만, 그것은 너무 단조로울 수 있습니다. 혈관 건강을 위해 콜레스테롤이 쌓이면 안 되고 산화질소가 필요한데, 그것 역시 뇌과학과 연결돼 있습니다. 신체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믿어라’, ‘기도해라’고만 해서 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현대 과학이 밝혀낸 원리를 깨달아서, 그것을 따라 자기 관리를 해야 합니다.

2017년 제28차 치유상담 초청세미나 모습 ©한국상담개발원

또 마태복음 17장에 예수님이 간질로 고생하는 아이에게 ‘귀신아 나가라!’고 하자, 그때부터 병이 낫는 사건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현대의학에서 간질은 뇌전증이라고 하는데,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되는 신경발달장애 중 하나입니다. 세포 간 전류 발생에 비정상적인 오류가 생겨 흥분과 억제의 균형이 깨지고 발작을 일으키는데, 모든 뇌전증이나 모든 정신병이 귀신들림에 생긴 병이라고만 주장한다면 현대의학에 의한 치료의 기회를 놓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신경 목회학은 목사님들만이 아니라 모든 성도에게 필요합니다.”

한국상담개발원의 연구원 단체기념사진 ©한국상담개발원

오늘날 뇌과학 모르고 인간 다루는 것은 맹인모상과 같아
기도·믿음은 기본 무기, 과학 원리로 더 건강한 목회 가능

ㅡ뇌과학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었습니까.

“1988년부터 5년간 목회할 때 저는 교회 성장에만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교회에 조현병, 우울증, 뇌전증 환자, 알코올 중독자 등이 많이 왔습니다. 무조건 기도만 하고, 귀신을 잘 쫓아낸다는 사람, 능력 있는 사람들을 불러 집회도 해봤는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한 사람은 집회를 해서 귀신이 물러갔다고 했는데, 결국 일주일 만에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런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인간을 더 이해하려고 미국에서 상담학을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귀국해서 방송과 칼럼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하니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한 청년을 소개받았습니다. 검사지로 검사해 보니 우울증, 인격장애를 비롯해 여러 문제가 다 드러났는데, 상담하면서 ‘저것은 분명 뇌의 문제다’라는 느낌이 왔습니다. 그러면서 뇌과학과 관련된 서적을 다 찾아보면서 뇌치유상담에 더 관심을 갖게 되었고, 2012년부터 뇌치유상담 세미나를 시작했습니다.”

2021학년도 26기~27기 경기대학교 평생교육원 뇌심리상담전문연구원 수료식 모습 ©한국상담개발원

ㅡ현재 집중하고 계시는 사역은 무엇인가요?

“한국상담개발원과 경기대 뇌심리상담전문연구원을 통해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서 인정하는 뇌심리상담사 1, 2급 자격을 가진 뇌치유전문가들을 양성하고 있습니다. 또 미국 코헨대학교와 연결해 박사 학위를 가진 전문가도 만들고 있습니다.

그동안 많은 제자가 생겼으니, 미국에 본부를 두고 국제 활동을 하는 국제뇌치유상담학회를 더욱 활성화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제자들이 스스로 뇌치유상담에 관한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여 더 나은 상담가가 될 수 있도록 지지하고, 홈페이지 작업을 새로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는 3월 25일 오전 10시 ‘제37차 손매남 박사의 치유상담 초청 세미나’를 유튜브 ‘뇌건강-손매남TV’에서 진행합니다. ‘중년기의 뇌 건강과 정신건강’을 다룰 예정입니다.”

ㅡ중년기의 뇌 건강과 정신건강에 대한 간단한 설명도 부탁드립니다.

“앞선 세미나에서는 어린이 정신건강, 청소년 정신건강, 노년기 정신건강을 다뤘고, 이번에는 중년기의 뇌 건강과 정신건강에 대해 강의합니다. 중년기는 보통 40대 후반부터 60대 초반으로, 요즘에는 50대 이후를 신중년기라고도 합니다. 뇌세포는 하루에 1만 개씩 죽어간다고 하는데, 노년기 뇌 건강의 초석을 중년기에 세워야 합니다. 50세만 돼도 노화가 급진적으로 오고, 특히 면역세포가 약해지고 작업기억이 없어지는데, 이때 운동을 하루에 30분만 해도 큰 도움이 됩니다. 또한 뇌세포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축삭의 피막은 수초로 싸여 있는데, 1/3이 필수지방산이기 때문에 이 시기에 오메가3 지방산을 섭취하는 것은 뇌 건강에 대단히 중요합니다. 뇌를 알면 중년기는 물론 노년기도 건강하게 보낼 수 있습니다.”

손매남 박사는 “오래전부터 가지고 있던 꿈인 뇌치유상담대학원을 세우기 위해 독지가가 나타나길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고 기자

ㅡ앞으로의 사역 계획이 궁금합니다.

“뇌과학과 뇌치유상담을 배우신 분들의 자발적인 시스템으로 국제뇌치유상담학회를 더 활성화하고 싶습니다. 신학대학에서도 신경과학을 공부하는 분들이 있는데, 뇌과학과 신학을 융합한 ‘뇌과학 신학회’(가칭)도 발족할 수 있길 원합니다.

마지막으로, 오래전부터 가지고 있던 꿈인 뇌치유상담대학원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것을 위해 독지가가 나타나길 기도하고 있습니다.”

ㅡ한국교회에 하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까.

“성경에 계시된 진리뿐만 아니라 과학이 밝혀낸 원리와 정보, 곧 일반계시를 통해 발견된 진리도 소중히 여길 줄 알아야 합니다. 새로운 과학, 특히 뇌과학을 통해 밝혀낸 원리도 빨리 소화하고 응용할 수 있는 지혜가 믿는 자들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뇌과학을 모르면 한 세대가 늦습니다. 정신의학과 뇌과학을 알게 되면 뇌의 병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기독교인의 무기는 기도와 믿음이고, 이는 어떤 상황에서도 변치 않아야 합니다. 그리고 발견된 과학의 원리를 바르게 적용하면 더욱 건강한 목회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뇌과학을 통해 다음세대 사역의 기회도 열리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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