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의 정치참여, 어떻게 할 것인가’

한복협, 14일 월례회서 고찰
한복협 1월 월례회가 14일 신촌성결교회에서 개최됐다. ©장지동 기자

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 최이우 목사, 이하 한복협)가 14일 오전 7시 서울 마포구 소재 신촌성결교회(담임 박노훈 목사)에서 ‘기독교인의 정치참여,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1월 조찬기도회 및 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날 1부 기도회는 박노훈 목사(한복협 회계, 신촌성결교회 담임)의 사회로, 이용호 목사(한복협 지도위원, 서울영천교회 원로)의 설교, 유관지 목사(한복협 감사, 북녘교회연구원장, 용산감리교회 원로)의 ‘한국교회를 위하여’, 한정국 선교사(전세계한인선교기구연대)의 ‘코로나 종식과 대통령 선거를 위하여’ 기도, 합심 통성기도, 신촌성결교회 특송 순서로 진행됐다.

이용호 목사가 한복협 1부 기도회에서 설교를 하고 있다. ©장지동 기자

‘하나님의 주권과 통치’(고후 10:4~6)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한 이용호 목사는 “먼저, 하나님의 주권은 어떤 견고한 진도 무너뜨리는 하나님의 능력이며, 둘째로 하나님 아는 것을 대적하여 높아진 것을 다 무너뜨리시며, 셋째로 하나님의 나라를 세워간다”고 했다.

이어 “금년은 두 가지 선거로 국가와 온 국민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칠 국가적인 대사가 다가오고 있다. 대선과 지방선거”라며 “이 일에 하나님의 주권적인 손길로 간섭이 있기를 기도해야 한다. 법의 정의와 도덕적 정의를 실현시킬 수 있는 나라의 지도가 세워지도록 하나님의 손길을 움직이는 기도가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2부 발표회에선 허문영 박사(한복협 남북협력위원장, 평화한국 상임대표)의 사회로, 김윤태 교수(한복협 신학위원장, 백석대 기독교전문대학원장)가 ‘기독교인의 정치참여 어떻게 할 것인가 - 성경적·신학적 관점에서’, 김철영 목사(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 사무총장)가 ‘기독교인의 정치참여 어떻게 할 것인가 - 실천적 관점에서’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김윤태 교수가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섰다. ©장지동 기자

김윤태 교수는 “기독교회가 신자의 정치참여 문제를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정교분리의 원칙”이라며 “정교분리의 원칙이란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매우 혼란스러워진다. 한국적 상황에서 정교분리의 원칙은 이론적으로 그 본래의 의미야 어떻든 실제에 있어서는 이념과 정치적 진영논리에 따라 매우 유동적·편파적으로 이해되고 적용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정교분리의 혼란스러운 적용은 정교분리의 원칙에 대한 오해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근본적으로, 만일 정부와 기독교 간에 이해관계가 대립될 때 교회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고 했다.

그는 “정교분리는 우리나라 헌법에 규정되어 있는 헌법정신이기도 하다. 대한민국 헌법 제20조 2항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째는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지며, 둘째는 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며 “이처럼 대한민국 헌법정신이기도 한 정교분리라는 말은 미국 헌법이 만들어지던 당시의 미국적 상황에서 처음 사용되기 시작했다”고 했다.

이어 “미국의 정교분리는 종교와 정치의 완전한 분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이는 지금도 미국 대통령이 취임식에서 성경에 손을 얹고 선서하는 모습과 미국의 기독교와 기독교 단체들이 미국 사회에서 정치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면서 정치문제에 자유롭게 발언하고 개입하고 있는 것에서 볼 수 있다”며 “미국의 정교분리는 정치와 종교의 비우호적 분리로서 ‘강성 정교분리’라기보다 ‘우호적 분리로서 ‘연성 정교분리’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연성 정교분리는 먼저, 국가는 개인의 내면적 신앙에 대해서 간섭할 수 없다는 것으로 국가의 종교적 중립성 또는 국가의 비종교성을 의미하는 것이며, 둘째로 특정 종교를 정책적·재정적으로 지원해선 안 되며 종교적 비편향성 또는 종교적 평등성을 의미하고, 셋째로 정치와 종교는 각기 고유한 주권의 영역이 있음으로 정치가 종교의 자유를 침해해선 안 되고, 종교가 정치수단화가 되어선 안 되는 것으로 정치와 종교의 영역 불가침성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기독교 정당은 기독교인들이 시민의 자격으로 정치단체로서 추진하고 개인의 차원에서 가입하는 것은 가능하나, 교회가 직접 기독교정당을 창당하거나, 또는 교회의 이름으로 정당에 참여하거나 교회의 이름으로 특정 정당을 지지하거나 해선 안 된다”며 “국가의 시민으로서 기독교인들은 자신들이 확신하는 내면적 신앙의 가치를 따라 살면서 그런 삶이 시민사회에 감동과 선한 영향을 주고 따라서 기독교적 가치가 사회 정치 영역에 반영되도록 노력하는 것은 시민으로서 당연한 권리이고 의무”라고 했다.

이어 “만약 정부의 정책이 사회적 정의를 무너뜨리고 사회에 혼란을 초래하거나 사회의 공공선이 무너져 사회의 안정성이 위태로울 때 교회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며 “이 때 교회는 침묵해선 안 된다. 교회는 교회의 공공성을 인식함으로 하나님께서 세우신 공적 파수꾼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에스겔 33장은 교회의 파수꾼의 역할을 잘 드러내어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어느 국가나 사회든 사회적 공의가 무너지고 사회의 공공선이 무시되면 그런 나라나 사회는 하나님의 심판을 피할 수 없다”며 “어느 나라 어떤 정부이든 하나님의 공의의 통치에서 스스로 예외로 하여 독립할 수 있는 나라나 정부권력은 있을 수 없다”고 했다.

김 교수는 “사회적 정의와 평화 그리고 공동선의 증진에 기여해야 하는 것은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서, 세상의 왕 제사장 선지자로서, 교회의 공공성의 측면에서, 교회의 사명인 동시에 그리스도인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며 “선거는 사회적 정의와 평화 그리고 공공선의 증진을 위한 시민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정치행위”라고 했다.

아울러 “공의롭고 질서 있는 사회를 위해 바른 정책을 추구할 수 있는 후보자를 선택할 수 있도록 교회는 가르쳐야 한다”며 “기독교회와 기독교인의 진정한 영성의 능력은 할 수 있는 대로 세상과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세상 속에서 세상을 변화시키는 데 있다”고 했다.

김철영 목사가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섰다. ©장지동 기자

두 번째 발제를 맡은 김철영 목사는 “참여민주주의 시대에 직접 정치에 참여하는 정치인뿐만 아니라 시민자치에 참여하는 생활정치 그리고 정치에 관심을 두고 다양한 방법으로 의사를 표현하는 일이 중요하다”며 “정치는 세상을 바꾸는 힘이 있다. 기독교인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라고 했다.

이어 “기독교인의 정치참여 방안으로는 먼저, 역사의 주관자는 하나님이시라는 확고한 믿음이 중요하며, 둘째로 우리 기독교인은 국가를 위해, 그리고 하나님을 경외하는 국가 지도가 세워지도록 기도해야 한다”며 “셋째로 기독교 가치관으로 무장한 역량 있는 사람이 정치권에 진출할 수 있도록 응원해야 하며, 넷째로 여야 기독 정치인들에 대한 기도와 후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책과 인물에 대해서는 먼저, 연합기관과 단체, 교회는 본연의 사명을 감당해야 하며, 둘째로 주민자치, 생활 정치에 참여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셋째로 기독교인은 정책적으로 극명하게 찬반이 나뉘는 사안에 대해선 정의, 평화, 공의, 생명, 인권 등 기독교 가치를 우선 고려해야 하며, 넷째로 사람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특히 “목회자들이 성도들에게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주입하려는 설교와 강론은 삼가야 한다”며 “목회자는 성경에 능통하지 세상 정치 등에 관한 것은 교인들이 훨씬 더 다양한 방법으로 정보를 습득하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교회는 정치집단이 아니라 다양한 정치적 성향을 지닌 이들의 신앙공동체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공명선거를 실천하고, 대선 이후 갈등과 대립 그리고 우리 사회의 분열을 치유하고 화합하는 국민 통합의 피스메이커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후에는 최이우 목사(한복협 회장, 종교교회 담임)의 인사말, 2022년 제20대 대통령 선거에 즈음한 한복협의 입장 선언문 발표, 총회, 이정익 목사(한복협 명예회장, 실천신대 총장, 신촌성결교회 원로)의 축도, 이옥기 목사(한복협 총무, 전 UBF 대표)의 광고 순서로 모든 일정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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