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60, 헌신·봉사했지만 박탈감… 교회 참여 방안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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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영 교수, ‘5060세대의 신앙생활과 의식 조사 세마나’서 발제
정재영 교수가 14일 5060세대의 신앙생활과 의식 조사 세마나에서 발제를 하고 있다. ©최승연 기자

목회데이터연구소와 21세기교회연구소, 한국교회탐구센터가 14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소재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오팔(OPAL)세대의 신앙생활탐구’라는 주제로 5060세대의 신앙생활과 의식 조사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는 온라인 유튜브를 통해서도 실시간 중계됐다.

이날 정재영 교수(실천신대 종교사회학)가 ‘5060세대의 신앙생활과 의식 조사’ 결과를 토대로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만 50~69세 개신교인 남녀를 대상으로, 지난 10월 20~25일 온라인으로 실시했다.

정 교수는 “우리 사회에서 5060세대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자기 자신을 가꾸고 인생을 행복하게 살기 위해 노력하며 젊게 생활하는 새로운 중년이라는 뜻으로 ‘신중년’이라고도 하고, 활기찬 인생을 살아가는 신(新)노년층이라고 해서 ‘오팔세대’라고도 한다”고 했다.

이어 “노년을 앞두고 있지만 여전히 젊은 세대라고 생각하며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특히 인구의 14% 이상이 고령인구인 ‘고령사회’에 들어가면서 인생 후반기에 들어선 이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교회에서도 5060세대는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장로를 포함한 중직자의 다수가 이 세대에 속하여 실제로 교회의 운영을 책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그는 “현재 생활 만족도가 가정 경제 수준에 따라 차이가 크다. 그리고 교회 소그룹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경우도 높았고, 특히 신앙 단계가 올라갈수록 높았다”며 “따라서 가정 경제 수준과 신앙 단계, 그리고 현재 삶의 만족도가 서로 상관관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생에서 어려웠던 상황과 자신의 삶에 대해서 만족하지 못하는 이유도 경제적인 요인이 컸음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본인 세대 자의식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50대보다 60대의 자의식이 강하게 드러나는데, 노인이 될수록 상대적 박탈감을 크게 느끼는 이유가 될 수 있다. 세대 관계에 대해서 자신들은 젊은 세대와 소통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생각하지만 젊은 세대는 자신들의 세대와 소통할 준비가 별로 되어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또한 자신들은 젊은 세대를 존중하지만, 젊은 세대는 자신들을 존중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5060세대 중에 스스로 자신이 꼰대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은 높지 않지만, 자신들 중심으로 생각하는 자체가 꼰대 같은 특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재영 교수 ©최승연 기자

정 교수는 “신앙생활의 시작은 평균 22.1세에 시작했고, 신앙생활을 하는 이유는 ‘구원과 영생을 위해’라는 본질적인 가치가 절반(49.9%)을 차지했다”며 “본인의 젊은 시절에 비해 신앙이 더 강해졌으며 신앙의 가장 큰 의미는 역경을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다. 자녀들에게 비교적 신앙이 잘 전수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교회 내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고 있으나 앞으로의 활동에서는 현재 참여율에서 하위였던 사회봉사 모임과 취미문화활동 모임에 높은 참여 의향을 보인다”며 “은퇴 후에는 교회 활동과 헌금이 줄어들 가능성이 보인다. 은퇴 제도 자체에는 찬성하지만 은퇴 후에도 사역을 지속하고 싶은 의향을 가지고 있다. 또한 3분의 2는 자신의 재능과 전문적 지식과 기술을 활용해서 국내외 선교 및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는 의견을 나타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출석교회에 대해서는 대체로 만족하고 있는데 만족과 불만족으로 나뉘는 가장 큰 이유는 성도들과의 관계가 진정성이 있는지, 형식적인지였다”며 “교회가 시대의 변화에 맞춰가려는 노력은 불만족의 두 번째 이유였지만, 만족한다는 사람들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만족도가 높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절반 이상이 한국교회가 시대적 흐름을 잘 따라 가고 있지 못하다고 평가하였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온라인에서 ‘예배와 설교’를 접촉한 비율은 75.4%였고, 2030세대 보다 온라인을 통해서 신앙생활을 하는 정도가 조금 더 높았다”며 “기독교 온라인 콘텐츠에 대한 만족도도 매우 높았고, 줌 등 실시간 온라인 미팅 참여도 2030세대보다 조금 더 많았으며, 만족도에서 차이가 없어서 5060세대가 온라인 활용에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 상황에서 신앙 활동은 ‘코로나 이전보다 줄었다’는 응답이 과반(56.5%)을 차지했고, 코로나 이전보다 ‘신앙이 약해진 것 같다’는 응답이 ‘신앙이 좋아진 것 같다’는 응답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며 “위드 코로나 상황에서 3분의 2 이상이 여전히 교회 활동에 제약이 있을 것으로 내다보았다. ‘교회 현장 예배 뿐만 아니라 교회 활동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할 것 같다’는 응답은 21.8%로 예배 활성화는 어느 정도 진전이 되겠지만 교회 활동 증가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코로나19가 종식되면 ‘현장 예배를 주로 드리겠다’는 비율이 4명 가운데 3명이었으나 4분의 1은 그렇지 않은 의견을 보여 이들은 현장예배 미참석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며 “코로나19가 종식되면 교회의 전반적 방향은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3분의 2를 차지했다”고 했다.

정 교수는 “5060세대 가나안 성도는 교회를 떠난 지 평균 8.3년 되었고, 2030세대가 출석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것과 바쁜 생활 때문에 가나안 성도가 되는 것과 달리, 신앙의 자유로움을 위해 가나안 성도가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자유로운 신앙생활의 구체적인 내용으로 과반이 ‘정해진 관습과 규칙대로 신앙생활을 하고 싶지 않아서’라고 응답해서, 이들은 교회의 여러 형식과 관습에 대해 답답함을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들 중 90%는 기독교 신앙을 유지하겠다고 하였고, 3분의 2는 교회에 다시 나가고 싶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이어 “교회 출석 계기가 교회 출석자들은 가족 요인이 많은 데 비해 친구나 지인이라는 응답이 훨씬 많았고, 결혼 및 출산에 대하여 개방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며 “자신의 신앙에 대해 젊은 시절보다 약해졌다는 응답이 많았고, 자녀들에게 신앙이 잘 전수되고 있지 못하다는 응답이 많았다. 가나안 성도들이 신앙생활을 잘 유지하고 원할 경우에 돌아올 수 있는 교회들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5060세대들은 자신들이 한국 사회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지만 인정과 존경이 없다고 생각하여 박탈감을 느낀다”며 “교회에서도 한국교회 부흥기에 신앙생활을 시작하여 헌신과 봉사를 해 왔지만 요즘 젊은 세대들과 생각이 다르다. 교회에서 중직을 맡고 있지만 교회 상황이 예전과 같이 않음에 불안감을 느끼고, 소그룹 등 교회 참여가 활발한 5060세대가 여러 면에서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기에 이들이 교회 활동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신앙은 삶의 환경과 무관하게 이루어질 수 없다. 경제적 형편이 좋지 않은 5060세대들은 노후 준비도 부족하고 은퇴 후에 더 어려운 형편이 될 수 있어 이것이 신앙생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들에 대해 보다 깊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5060세대 교인들은 기존의 교회 활동 중에는 봉사 활동에 관심이 있으며 다양한 취미활동이나 사회봉사활동에 대한 높은 참여 의향을 나타냈다”며 “그리고 은퇴 후에도 자신의 재능과 전문적 지식과 기술을 활용해 국내외 선교 및 봉사 활동을 하고 싶어 한다. 코로나 사태 이후를 준비하면서 흩어지는 교회로서 다양한 봉사 및 사회 활동을 독려할 필요가 있고, 기독 시민으로서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도록 교육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회가 과거 전통에 얽매이기보다 시대 변화에 따라서 어떻게 신앙을 실천하고 적용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과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기존의 중직자 뿐만 아니라 교회 안에 있는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자신들의 견해를 이야기하고 의사결정에도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5060세대 가나안 성도들은 교회의 여러 형식과 관습에 대해 답답함을 많이 느껴서 교회를 떠났지만, 이들 중 90%는 기독교 신앙을 유지하겠다고 했고, 3분의 2는 교회에 다시 나가고 싶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그러나 자신의 신앙이 젊은 시절보다 약해졌고, 자녀들에게 신앙이 잘 전수되고 있지 못해 이들이 신앙을 잃고 가정에서 신앙이 중단될 우려가 있다. 교회 밖에 있는 가나안 성도들을 위한 사역이 필요하고 기성 교회들도 기존의 틀과 방식을 강조하기보다 유연한 태도로 이들에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편, 이후에는 송인규 소장이 ‘두 빛깔의 사람들: 5060세대에 대한 이해와 사역’이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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