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 불균형 심화"…내년 8월 역대 최악 '월세대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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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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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법 시행→종부세 폭등·대출 규제→전셋값 들썩→월세 난민
사진은 서울 영등포구 63아트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의 모습. ⓒ 뉴시스

주택시장에서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서울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가 낀 거래 건수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도 지난해 대비 10% 이상 상승하는 등 세입자들의 주거 불안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전세의 월세화 현상은 이미 예견된 결과였다. 지난해 7월 말 임대료 인상을 5% 이내로 제한하는 '전월세상한제'와 임대차 계약이 만료됐을 때 임차인이 갱신을 요구할 수 있는 '계약갱신청구권'이 시행되면서 전세를 월세나 반전세(보증부 월세)로 돌리는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또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부담이 사상 최대로 늘어나고,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등 금융규제 강화까지 겹치면서 집주인들이 늘어난 세금 부담을 세입자들에게 전가하면서 임대료가 상승하고 있다.

정부는 전월세 상한제 등으로 세 부담이 세입자에게 전가되는 건 제한적일 것이라고 낙관하지만, 종부세 부담이 갈수록 커지면서 세금 부담을 느낀 집주인들이 전세를 월세로 돌리는 흐름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집주인들이 전세 대신 월세나 반전세를 선호하면서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서울에서 월세가 포함된 아파트 임대차 거래량은 5만8432건(25일 기준)으로, 1~11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역별로 지난 8~10월 기준 서울 25개 구(邱) 가운데 20개 구에서 월세 거래 비중이 최근 5년 사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구(50.6%)가 가장 높았고, 이어 ▲중랑구(47.8%) ▲강동구(46.2%) ▲송파구(44.6%) ▲은평구(42.8%) ▲강남구(42.6%) ▲구로구(40.7%) ▲강서구(40.1%) 등이 뒤를 이었다.

주택 임대차 거래에서 월세 비중이 커지면서 보증금과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월세 가격은 9월보다 0.32% 상승했다. 지난 1월 0.28% 상승한 뒤 상승 폭이 줄면서 5월에는 0.07%를 오르면 보합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종부세 과세 기준일인 6월 1일을 지나 상승 폭이 확됐다. 6월엔 0.13%로 상승 폭을 키우더니 8월에는 0.29%, 9월 0.30%, 10월 0.32% 급등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 가격은 지난달 123만4000원으로, 112만원과 비교해 10.2% 올랐다. 전국적으로 아파트 평균 월세는 지난달 80만2000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12.5%나 상승했다. 전월세 상한제 등 임대차보호법을 시행하더라도 세금 부담이 세입자에게 전가되는 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정부의 예상이 빗나갔다.

주택시장에서는 지난해 7월 새로운 임대차보호법 시행 이후 매물이 급감한데다가,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월세를 택한 세입자들이 늘면서 전세의 월세화 현상을 가속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내년 전세난이 심화하면서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내년 7월 임대차법 시행 2년 차가 되면 전셋값 상승이 불가피하다. 계약갱신청구권이 끝난 신규 전세 계약은 임대료 인상 5% 상한을 적용 받지 않기 전셋값이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셋값이 상승하고, 강화된 대출 규제로 전세 보증금을 구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전세 대신 월세로 전환하는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해 9월29일부터 계약 갱신 과정에서 전세 보증금을 월세로 바꿀 때 적용되는 전월세전환율을 4.0%에서 2.5%로 낮췄다. 하지만 전월세전환율 인하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지적이다. 전월세전환율이 지켜지는 않는 경우가 많고, 신규 계약 때는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집주인이 세입자를 내보내고 새로운 세입자를 받는 과정에서 전월세전환율을 초과하는 수준까지 월세를 올려도 이를 제지할 마땅한 방법도 없다.

내년에는 서울 등 수도권 지역의 신규 입주 물량이 줄어 들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은 2만520가구에 그쳐 올해(3만1835가구)보다 1만 가구 넘게 입주 물량이 줄어든다. 경기는 올해 11만3607가구에서 내년 10만7042가구로 감소한다.

전문가들은 전세 매물의 수급 불균형이 심해지면서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세 매물이 부족한 상황에서, 공시가격 인상에 따른 보유세 등 세금 부담이 가중됐고, 세금 부담을 세입자에게 전가하기 위해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집주인들이 늘었다"며 "보유세 부담이 높아지고 가계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등 금융 규제 강화에 사상 최대로 늘어난 보유세 부담 등으로 세금 부담을 덜기 위해 세입자에게 전세 대신 월세를 받는 조세 전가 현상으로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내년 8월 임대차법 시행 2년이 지나면서 급등한 전셋값을 감당하지 못하는 세입자들이 반전세나 월세 계약을 맺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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