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통일 위해 신사참배 깊이 회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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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복음통일 전문선교 컨퍼런스’ 참여하는 오창희 목사

교회 신사참배의 구체적 실상, 많이들 알지 못해
교회 내 간이 신사 들어오고 신도예배 먼저 드려
바벨론 포로기 다니엘처럼 한국교회도 회개해야

오창희 목사 ©김진영 기자

“분단된 한반도의 통일을 위해 많은 기독교인들이 회개하며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진정으로 회개해야 할 것이 무엇일까요? 저는 신사참배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에 대해 눈물로 회개할 때 하나님께서 이 땅의 통일을 이루실 것입니다.”

미국 하와이 코나(KONA)에서 현지시간 오는 8월 9일부터 14일까지 ‘북한도 수년 내 부흥케 하소서, It will surely come!’(하박국 2:3)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8.15광복 76주년 기념 글로벌복음통일 전문선교 컨퍼런스(KONA 2021)’에, 강사(온라인)로 참여하는 오창희 목사(흰돌교회)의 말이다. 그는 이 컨퍼런스에서 ‘신사참배’를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다.

그런데 신사참배는 통일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오 목사에 따르면 조선예수교장로회는 1938년 9월 9일 개회한 제27회 총회 둘째날인 10일, 신사참배를 결의한다. 당시에도 지금처럼 장로교의 교세가 가장 컸다고 한다. 이후 오늘날까지 80여 년을 지나는 동안 장로교회는 모두 세 차례 회개했다. 1954년 제38회 총회와 지난 2008년 예장 합동·통합·합신·기장이 제주도에서 드렸던 연합예배, 그리고 2018년 제103회 총회에서다. 기독교대한감리회도 2018년 제33회 총회에서 과거 신사참배 결정을 취소하기로 하고 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하지만 오 목사는 일제시대 교회의 신사참배가 실로 어떠했는지 알고 있는 기독교인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역시 최근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그 역사적 실체를 추적하기 전까지는 신사참배의 심각성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고.

“신사참배라고 하면, 단순히 신사에 가서 절 한 번 하는 것 정도로 생각하곤 합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당시 일본에서 천황은 신이었습니다. 신사참배를 결의한 교회는 일본의 천황이 하나님보다 높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그 뿐이 아닙니다. 교회 안에는 간이 신사가 들어왔고, 하나님께 예배하기 전 신도예배를 먼저 드려야 했습니다. 사도신경에서도 천지창조와 종말론을 다 빼야 했죠.”

오 목사는 이를 두고 사사기 시대와 같은 ‘배교’였다고 했다. 명목상 하나님을 버렸던 것은 아니었지만 하나님과 이방신을 동시에 섬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오 목사는 “신사참배는 이토록 큰 죄였다. 그런데 지금 한국교회에서 그 심각성을 과연 얼마나 느끼고 있을까. 신학교에서조차 그 역사적 실체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다”고 안타까워 했다.

오 목사는 교회의 신사참배 이후, 한반도의 비극적 역사는 하나님의 징계일 수 있다고 했다. 한때 ‘동방의 예루살렘’으로 불렸던 평양을 비롯한 북한에는 많은 교회들이 있었지만 이제 그 흔적을 찾기란 어렵다. 북한의 공산화는 그렇게 기독교에 대한 박해로 이어졌다. 뿐만 아니라 한반도의 분단은 남북한 모든 이들에게 아픔을 주고 있다.

그렇기에 교회가 한반도의 통일을 바라고, 진정한 민족의 하나 됨을 기도한다면, 무엇보다 신사참배의 죄를 회개해야 한다고 오 목사는 역설했다. 그러면서 그는 구약성경의 다니엘을 예로 들었다. 오 목사는 “다니엘은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간 이스라엘 백성들의 죄를 두고 하나님께 회개했다. 학자들에 따르면 그 시기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풀려나기 대략 1년 전쯤”이라며 “한반도 통일의 날도 머지 않았다. 우리 역시 이 땅의 교회와 민족의 죄를 품고 회개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지금 북한의 상황을 보면 그 체제적 종말이 다가오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정권의 통제력이 예전만 못하고, 주민들은 장마당을 통해 스스로 생존의 길을 찾고 있습니다. 남한의 드라마를 본다는 것도 그 증거 중 하나일 것입니다. 북한이 오래 버티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어선 안 될 것입니다. 하나님께 회개하고 부르짖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신사참배에 대한 깊은 회개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오 목사는 “비극적 역사 속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면 그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이 있다. 이것이 한국교회가 신사참배의 실상과 그 심각한 죄성을 바로 깨달아야 하는 이유”라며 “하지만 이 부끄러웠던 역사를 제대로 가르치는 신학교와 교회가 드물다.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 목사는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한국교회가 과거의 잘못을 다시 돌아보고 진정한 회개를 통해 한반도 통일의 밀알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기독교인들의 회개가 쌓이고, 통일을 위한 기도와 노력들이 하나 둘 모일 때, 하나님께서 그 분의 때에 반드시 복음통일의 길을 열어주실 것”이라고 했다.

오창희 목사는

1960년 생으로 경북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에서 서양철학 전공으로 석사 및 박사학위(Ph.D.)를 받았다. 이후 서울대를 비롯해 한양대, 총신대 등에서 강의했다. 기독교학문연구회 창설 멤버이자 총무로 섬기기도 했다. 이후 미국 코넬대학교에서 방문학자로 연구하던 중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총신대 신학대학원에서 신학을 공부했다. 현재 흰돌교회 담임, 예장 합동 남서울노회 노회장으로 있다. 저서로는 「현대 사상의 흐름과 기독인의 대응」 「과학과 종교」 「아직 끝나지 않은 문제 신사참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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