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그리스도로 옷 입으라(1)

오피니언·칼럼
설교
갈라디아서 3장 25-27절
최철준 목사

최근에 미국 오스카 시상식에서 윤여정씨가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한국인 최초이고,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이룬 쾌거다. 연기로도 주목을 받았지만 시상식에서 그녀가 보여준 매너와 수상 소감이 큰 화제가 되었다. 한 기자가 윤여정씨에게 짓궂은 질문을 했다. 미국의 인기배우인 브래드 피트에게 어떤 냄새가 나는지를 물었다. 사실 이런 질문은 신인 배우들이 시상식에 와서 유명한 배우를 보았을 때 하는 질문이라고 한다. 윤여정씨처럼 경력 있는 배우에게 할 질문이 아니다. 그런데 윤여정은 “저는 냄새를 맡지 않았어요. 저는 개가 아니거든요.”라고 대답했다. 무례한 질문에 재치 있으면서도 뼈있는 답변으로 응수해서 미국 시청자들까지 휘어잡은 것이다.

한 기자가 “배우에겐 언제 연기가 제일 잘 되냐?”고 묻자, “배우는 돈이 필요할 때 연기가 제일 잘 된다”고 말했다. 사실 그녀는 이혼하고 미국에서 한국으로 들어와 아이들을 키우며 먹고 살아야 했기 때문에 대본이 성경 같았다고 말한다. 집수리비를 내기 위해서 다양한 연기를 해야 했다. 그런 시간들이 지금의 윤여정을 만든 것이다. 그녀의 진솔하고 재치 있는 답변에 세계인들이 열광하게 되었다. 그녀의 드레스도 화제가 되었다. 두바이의 한 작가의 작품이라고 한다. 화려하지 않지만 심플하면서 우아한 디자인이다. 윤여정은 오스카의 주인공이 되었다. 뉴욕 타임스는 윤여정 씨의 수상 소감을 최고의 수상 소감으로 꼽았다.

오늘 본문에서 바울은 우리가 그리스도와 연합될 때 어떤 축복을 받게 되는지 말한다. 바울은 이렇게 말한다. “믿음이 온 후로 우리는 더이상 율법에 의해서 정죄받고 감금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제, 지금 우리는 믿음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 안에 있습니다. 믿음으로 그리스도께 연합된 것입니다.” 27절에 “누구든지 그리스도와 합하기 위하여 침례를 받은 자는 그리스도로 옷 입었느니라”. 오스카 시상식에서 드레스를 입는 것이 영광스러운 것처럼, 우리가 믿음으로 주님과 연합될 때 그리스도로 옷 입게 되는 축복을 받게 된다.

주님과 연합되어 그리스도로 옷 입을 때 어떤 축복이 있을까? 1. 그리스도와 긴밀한 관계를 갖게 된다

우리가 가진 어떤 소유물보다 우리와 가장 가까이 있는 것이 옷이다. 아무리 금은보화가 소중해도 매일 가지고 다닐 수 없다. 그러나 옷은 매 순간 나와 함께한다. 옷은 나에게 추위를 막아주고 옷 안에서 보호 받고 쉼을 얻는다. 그러므로 “그리스도가 옷이다”라고 말하는 것은, 우리가 그리스도의 보호를 받는 하나님의 아들이 되었다는 것을 말한다.

3장 26절에 보면 “너희가 다 믿음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의 아들이 되었으니.” 우리가 노력해서 하나님의 완전한 기준을 만족시켜 그의 자녀가 된 것이 아니라, 오직 믿음으로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의 아들이 되었다고 말한다. 예수님이 행하신 일이 사실이라고 인정하고 동의하고 믿을 때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것이다.

우리말 성경에는 “하나님의 아들이 되었다”고 번역했지만 영어 성경에 보면 “아들로서 입양이 되었다”고 말한다. 예수님을 통해 하나님의 아들 자격을 얻게 되었다. 그리스 로마 시대에는 아들이 없는 부유한 사람이 종들 가운데 한 명을 선택해서 입양할 수가 있었다. 주인에게 선택 받는 순간에, 그 종은 노예 신분에서 아들이자 주인의 상속자가 되는 것이다. 그때부터 상속자로서 모든 재정적이고 법률적인 특권을 받게 된다.

우리가 구원 받는다고 생각할 때, 이 대목을 놓치기가 쉽다. 우리 죄가 예수님에게 옮겨진 것만 생각하고, 하나님 아들의 권리와 특권이 우리에게로 옮겨진 것은 생각하지 못한다. 바울이 강조한 것은 예수님이 우리가 받아야 할 죄로 인한 저주를 없앴을 뿐만 아니라 그분에게 있는 엄청난 복을 주셨다는 것이다.

예수님이 주신 구원은 교도소의 사형수가 사면받는 것만이 아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믿을 때, 우리를 사형수 감옥에서 꺼내줄 뿐만 아니라 대통령 훈장을 목에 걸어주시는 것이다. 마치 대단한 일을 이룬 것처럼 환영하고 영웅 대접을 해주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어렸을 때의 일이다. 집에 들어가서 초인종을 누르면 얘들이 다다다 뛰어오는 소리가 들린다. 얼마나 반갑게 맞아주는지 모른다. 얘들이 나를 보자마자 하는 첫 마디는 “아빠 선물 사 왔어?”였다. 아이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과자나 젤리 같은 것을 주었다. 선물을 깜박 잊고 그냥 왔을 때, 아이들이 화를 낸다. 나를 현관문으로 밀쳐낸다. 그래서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편의점에 가서 선물을 사서 들어온 적도 여러 번 있다. 얘들은 아빠한테 선물을 당연히 요구한다. 아이들을 보면 나와 하나님과의 관계를 생각해 보았다. 나에게 하나님은 어떤 분이신가? 하나님은 자녀에게 선물을 주시는 분이시라는 것을 깨달았다. 아이들이 자녀라는 이유로, 아빠에게 당연히 선물을 요구해도, 아빠는 선물을 주는 것을 기쁨으로 여긴다. 우리 하나님은 우리에게 선물 주시는 것을 기뻐하시는 분이시다. 하나님은 내가 아무런 공로 없고 자격 없어도, 예수님 때문에 나를 의롭다고 인정하시고 한결같이 좋은 것을 주시는 분이시다.

바울은 에베소서 2장 7절에서 하나님이 주시는 놀라운 약속을 말한다.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우리에게 자비하심으로써 그 은혜의 지극히 풍성함을 오는 여러 세대에 나타내려 하심이라”. 무슨 뜻인가? 하나님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풍성한 자비를 다 쏟아부으시기 위해서는 “영원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실 선물은 수적으로나 완벽함에 있어서 무한하다. 하나님에 대한 새롭고 놀라운 것들은 끝없이 이어질 것이다.

최철준 목사(나주글로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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