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졸업을 앞둔 예비 작가들이 영상 비주얼 미디어아트인 <꿈 한통, 잔소리 두 스푼>이란 주제로 졸업전시회를 열고 있다. 빛과 색, 원근감 등을 통해 작품의 의미를 부각시키는 색채 전시회라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된다.

 
21일부터 (오는 27일까지) 대전 배재대학교 사진영상디자인학과 여성 학생작가 여섯 명이 대전 중구 대흥동 쌍리갤러리에서 <꿈 한통, 잔소리 두 스푼>이라는 주제로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전시 학생 작가들은 각자의 개성을 총동원해 다양한 소통꺼리를 작품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언뜻 보면 어울리지 않은 작품 같지만 자세히 보면 뭔가 조화롭게 보인다. 다양한 시각의 컨셉으로 표현한 작품들은 보는 이들을 즐겁게 한다.

갤러리 2층은 ‘은가비’를 주제로 작품을 표현했다. 은가비는 ‘은은한 가운데 빛을 말하다’의 줄임말이다. 빛과 색의 조화로움이 돋보인다. 3층 전시장의 주제는 ‘BLOSSM’이다. 이는 꽃의 개화를 의미한다. 꽃과 관련된 얘기를 미디어 아트로 표현하고 있다. 한 마디로 <꿈 한통, 잔소리 두 스푼>전은 학생 작가들이 4년간 배움 속에서 터득한 각각의 개성들을 조화롭고 느낌있게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21일 작품 ‘leave me alone(부제, 그들만의 화려한 외출)’을 선보인 김다솜 씨는 아마존의 부족들을 일러스트로 표현했다.

이날 오프닝 행사에서 김씨는 “관객과의 소통을 위해 아마존 부족들의 존재와 현실을 조금이라도 알라고 싶어 표현했다”면서 “아프리카 부족들의 다채롭고 신비로운 풍습과 문화가 현대인들에겐 야만적이고 미개한 것 일지라도 그들의 멋과 의식은 존중해 줘야한다는 의미에서 작품을 표현하게 됐다”고 말했다. 자유롭고 평화로운 부족들의 삶이 누군가에 간섭 받지 않고 마음껏 매력을 뽐냈으면 하는 바람에서이다.

그는 작품을 위해 색감이 강렬한 두꺼운 종이를 이용했다. 종이 한 장을 붙이면 이미지의 밋밋한 부분이 있어 두꺼운 종이를 여러 장 겹쳐 부쳐 눈, 코, 입 등의 입체감을 준 작품이다.

김보정 씨는 ‘나는 어떤 사람이었을까’에서 비롯된 ‘나의 존재’를 표현했다. 그는 “성인이 되면서 순수하고 해맑았던 어린시절이 그리웠다”면서 “어린 시절로 떠나 현재 성장해 오는 과정의 ‘나’를 만나고 싶어 작품을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퍼즐처럼 그림을 하나하나 보았을 때 각각에 모두 의미가 부여돼 있고 그림 49개를 모아 커다란 하나의 그림이 되는 형식을 작품으로 구현했다. 그는 “느리게 흘러 갈 것만 같았던 4년이란 시간이 이렇게 금방 흘러 졸업 전시회를 열게 되니 기분이 굉장히 묘하고 시원섭섭하다”면서 “작품 전시회가 나 그리고 함께하는 친구들 모두에게 사회로 나가는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함께한 친구들 모두 출발점을 시작으로 각자의 분야에서 멋있는 사람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피력했다.

작품 ‘비쳐지다=비치다, 비춰지다=비추다’를 전시한 김아영 학생도 ‘빛’을 통해 봄, 여름, 가을, 겨울을 표현했다. 비쳐지다, 비춰지다 등 두 단어를 합쳐 ‘무엇을 비치고 무엇을 비추고 있습니까?’라는 물음을 관객들에게 던진 작품이다.

그는 “고양이라는 동물을 생각하게 되면 무언가 나른하면서도 느긋한, 빠름이 아닌 천천히 라는 단어가 더 잘 어울린다”면서 “바쁘게 돌아가는 현실에서 잠시나마 천천히, 마음의 여유로움을 즐기라는 의미에서 작품을 전시하게 됐다”고 피력했다. 그의 12개의 작품은 1월부터 12월을 의미한다. 각 달마다 아름다운 우리나라의 풍경이 연출됐다.

그는 “반투명한 종이인 트레싱지를 접어서 표현했다"면서 "배경을 일부러 날려 몽환적인 이미지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배경이 화려한 것은 부소재가 존재하지 않음을 의미한다“면서 ”충분히 부소재 없이도 표현이 가능한 작품“이라고 피력했다. 작품은 정신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현실 속에서 문득 내가 과거 무슨 일로 ‘웃음’을 지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끔 하는 작품이다. 무언가에 쫓기듯 한 바쁜 현실에서 관객들에게 잠시나마 쉼표를 제공함이라고 할까.

‘빛’을 통한 또 다른 모습‘을 전시한 김세미 씨는 시선을 통한 특별한 존재를 표현했다. 그는 “쉽고 재미있는 빛 망울 놀이를 통해 빛이 가지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면서 “블랙라이트와 형광 물감, 꽃과 빗방울 모빌을 이용해 전체적인 느낌을 살려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작품을 기획한 동기에 대해 “우리는 항상 옆에 있는 것들에겐 익숙함을 느끼고 당연하다고 생각해서 소중함을 잊고 산다”면서 “조금만 시선을 돌리고 작은 변화를 주면 늘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도 특별해진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항상 옆에 존재하고 있는 자신을 비롯한 가족, 친구, 연인 등에게 조금 변화를 주면 특별하고 소중한 존재임을 깨달게 한 작품이라고나 할까.

김은아 씨은 사람 각각이 지닌 평범한 일상의 특별함을 작품으로 표현했다. 그는 “모든 인간은 각자의 특별함을 지니고 있다”면서 “주변 일상의 평범한 소재에서 빛의 아름다움을 더해 특별한 조명이 되듯, 관객들이 작품을 보며 더욱 특별해 지길 바라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재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해 작품 속에 담았다.

그는 “멀게만 느껴졌던 졸업이 코앞에 다가와 실감이 나지 않는다”면서 “처음이자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전시여서 잘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 부담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막상 졸업이 다가오니 부담보다는 너무 바쁘게 지나가버렸고, 좀 더 일찍 준비하지 못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면서 “도전을 한다는 생각으로 작품에 임했고, 설치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다”고 피력했다.

조은애 씨는 전통적 '한국의 미'를 강조한 작품이다. 그는 “원래 사람은 마음에 색이 없다고 생각했다”면서 “사람의 마음은 주변 환경, 성장 과정 등에 의해 색이 물들기 시작한다. 마음의 색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입혀지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노력에 의해 그 만큼 아름다워진다. 그 색을 어떻게 입히는 가는 자기의 몫이라 생각했다”고 피력했다. 그는 이런 현상을 몬스터에 비유했다. 사람의 마음속에 몬스터가 살고, 몬스터가 ‘마음 씨’를 심어 가꾸고 보살핌으로써 꽃이 핀다는 생각을 표현한 작품이다.

조씨는 “아직 부족해 준비해야 할 것 들이 많지만 졸업전시라는 큰 프로젝트를 끝내고 나니 부담감을 덜은 것 같다”면서 “여러 교수님들께 많은 것 들을 배웠고, 그 것들을 작품에 다 담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말했다.

작품을 지도한 배재대 사진영상디자인학과 권순환 교수는 “여러 해 거쳐 졸업 작품을 전시해왔지만, 갈수록 학생들의 아이디어가 뛰어나다”면서 “이번 작품에서도 기존 작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창조성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 있어 기분이 좋다”고 강조했다.

이번 전시회는 27일까지 전시되며, 전시 작품들은 졸업논문을 대신한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배재대사진학과